드라마 보더니 선 넘네…12년 학폭 가해자, 전화로 비아냥

2023. 3. 8. 20:58사회뉴스

728x90
반응형
728x170

“예림아, 드라마 보더니 선 넘는다는 말이 많아.”

12년간 학교폭력에 시달렸던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들은 말이다. 피해자는 해당 녹취를 공개하며 “학교폭력의 공소시효를 폐지해달라”는 청원에 동참해 달라고 요구했다.

실명을 밝힌 피해자 표예림씨(28)씨는 지난 7일 본인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학교 폭력의 공소시효 폐지를 건의한다’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영상에는 표씨가 가해자 중 한 명으로 지목한 A씨와 13분 46초 동안 나눈 통화 녹취가 담겼다. 표씨는 “이 음성녹음은 12년간 학교폭력을 겪었던 저와 가해자와의 통화녹음 내용”이라며 “(A씨는) 현재 군무원”이라고 설명했다.

 

표씨가 공개한 녹취에 따르면, A씨는 “궁금한 게 있어서 전화했다”고 한다. A씨는 표씨가 동급생들에게 목격자 진술서를 받으며 제공한 각서를 언급했다. 각서는 ‘학교폭력에 대해 진술하는 모든 방관자에게 어떠한 책임도 묻지 않고 진술자 모두의 익명성을 보장한다. 만약 어길 시 어떠한 민 형사적 책임을 지겠다’는 내용이다. A씨를 이 문장을 줄줄이 읊으며 “이걸 안 지키면 네가 법적 책임을 지는 게 맞느냐”고 물었다.

표씨가 “(익명으로 공개된 진술서로 동급생들이) 피해를 보지 않았다면 내가 왜 그 책임을 져야 하느냐”며 “익명성을 보장 안 한 친구가 없고, 아직 그 진술서를 적은 친구들을 아무한테도 얘기한 적 없다”고 답했다. 하지만 A씨는 같은 질문을 여러 차례 반복하며 대답을 유도했다. “네가(표씨) 어떠한 민형사상 법적 책임을 져도 괜찮은 거지” “진술서의 익명성을 보장 못 한 것 맞지?” 등이다.


A씨는 “꼬투리 잡고 싶은 마음도 없고 네가 자꾸 다른 애들한테 연락한 것도 다 알고 있다. 너도 알겠지만, 드라마를 보고 선 넘는다는 말이 너무 많다”고 했다. 최근 학교폭력 문제를 다뤄 화제가 된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를 언급한 것이다. 표씨가 “내가 한 짓이 선을 넘는다는 거냐. 너희가 한 짓이 선을 넘는 것이었겠지”라고 반박하자 “그래서 나는 진짜로 너를 생각해서 하는 말”이라고 주장했다.

표씨는 앞서 MBC ‘실화탐사대’를 통해 12년간 학교 폭력을 당한 사실을 고백했다. 이 방송에서는 3명의 가해자가 중점적으로 언급됐다. A씨는 이 중 한 명이다. 표씨와 동급생들에 따르면 표씨는 가해자들로부터 지속적인 폭행과 괴롭힘을 당했다. 가해자들은 표씨가 앉아있는데 책상을 발로 세게 차거나, 신발 안쪽에 압정을 넣어뒀다고 한다. 심지어 표씨의 얼굴을 변기에 밀어 넣기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은 표씨의 주장을 전면 부정했다. 표씨 동급생들의 목격자 진술서 내용도 모두 반박했다.

A씨는 취재진에게 “저는 대응할 필요도 없는 것 같고 걔가 스토커 같다고 생각한다”며 “목격자 진술서로 지금 자꾸 뭘 하겠다는 건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표씨를 괴롭힌 적도 없고 현재 (경찰) 조사받고 있는데 이거 무혐의 날 거다. 저 친구 약간 상태가 안 좋은 것 같은데 얘가 무슨 소설을 썼나 싶기도 하다. 저는 엮이기가 싫다”고 했다.

표씨는 국회국민동의청원을 올리고 “저는 8년전 경상남도 ○○군에서 일어난 12년간의 학교폭력 피해자이자 생존자”라며 학교폭력 공소시효와 사실적시 명예훼손 등 가해자에게 유리하게 적용될 여지가 있는 조항을 폐지해 달라고 청원했다. 8일 오후 기준 청원에는 1100명 이상이 동의한 상태다. 표씨는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을 통해 “복수하기 위해 (방송에) 출연한 것도, 가해자들에게 대체 왜 그랬냐고 묻고 싶어서도 아니다”라며 “현재 학폭 피해를 받고 있거나 고소를 준비하려는 분들을 위해 법 개정을 하고 싶어서다”라고 밝혔다.

728x90
반응형
그리드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