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똑똑똑 : 가족을 살리면 인류가 멸망한다, 당신의 선택은?
▲ 영화 <똑똑똑> ⓒ 유니버설 픽쳐스
<식스 센스>(1999년), <언브레이커블>(2000년), <23 아이덴티티>(2017년) 등을 연출하면서 자신만의 스릴러 필모그래피를 쌓아 온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이 복귀했다. 지난 3월 8일 개봉한 <똑똑똑>은 작가 폴 트렘블레이가 쓴 소설 <세계 끝의 오두막>과 2019년 스티브 데스몬드과 마이클 셔먼 각본가가 쓴 시나리오로 시작됐다. 이 시나리오는 할리우드 영화계에서 매해 아직 제작되지 않은 뛰어난 시나리오를 선정하여 발표하는 할리우드 블랙리스트 시나리오에 오르기도 했다.
이 영화는 게이 부부인 '에릭'(조나단 그로프)과 '앤드류'(벤 알드리지), 그리고 그들이 입양한 딸 '웬'(크리스틴 쿠이)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그들 가족이 숲속 오두막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던 때, 무장한 네 명의 낯선 사람들이 노크를 하며 방문한다. 이들은 '레너드'(데이브 바티스타), '사브리나'(닉키 아무카 버드), '애드리언'(애비 퀸)과 '레드먼드'(루퍼트 그린트). 인질로 잡힌 가족은 서로에 대해 알지 못하는 네 명의 낯선 사람들이 똑같은 예언에 사로잡혀 있고, 그 때문에 고통받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 예언이란 이 오두막에 있는 가족이 목숨을 희생할 가족 구성원 한 명을 선택하지 않는 이상 이 세상은 끝날 것이란 것.
이들 네 사람이 하는 말이 맞든, 그들이 미쳤든, 그건 문제를 해결하는 것과 아무런 상관이 없으며, 어느 경우라도 두렵다. 애쉬윈 라잔 프로듀서는 "이 스릴러의 핵심에는 매혹적인 질문이 있다"라면서, "가족을 구하는 것, 혹은 인류를 구하는 것. 둘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면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에게 이 질문은 여러 의미를 가진다. 그가 제작한 애플 TV+ 시리즈 <서번트>의 주제와 맞닿은 발상이기도 했고, 오늘날 세계의 상황에 대한 그의 견해와 맞닿는 것이기도 하다. <똑똑똑>은 그의 연출로 신념과 믿음, 확신과 의심, 그리고 이 두 가지의 힘과 제약에 관한 영화가 됐다.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은 "어디에 갇히는 이야기에 깊이 매료된다. 작은 창을 통해서 아주 거대한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도 매우 좋아한다"라면서, "조여 오는 느낌과 균형, 스토리의 크기와 우리가 그것을 전달하는 방법 사이의 대조, 이런 것에 가슴이 뛴다"라고 밝혔다. 또한, <똑똑똑>의 책임 프로듀서 스티븐 슈나이더는 영화가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에게 서스펜스의 기술에 집중할 기회라면서,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은 그가 가장 좋아하는 감독이고, 어떤 면에서 이 영화는 그가 매우 '히치콕'스러워질 수 있는 기회다. 장면의 구성, 연기에서부터 조명, 편집, 그리고 블로킹까지 모든 영화적 요소를 활용하여 서스펜스를 구축할 수 있다는 점이 그렇다"라고 밝혔다.
<똑똑똑>은 흑백논리를 따르지 않으며, 거의 모든 등장인물과 관객은 영화가 전개됨에 따라 긴장감과 위험도가 점점 높아지면서, 예상했던 것들이 자신의 짐작과 다르고 믿음은 시험당하는 경험을 한다. 감독은 "스토리의 불완전함에 의지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 빈칸을 전부 다 채우는 것이 아니라 관객들이 당신과 함께 춤추게 하는 스토리텔링, 이런 류의 스토리텔링를 좋아한다"라면서,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관객의 상상이라는 마술이 필요한 것"이라고 전했다.
물론, 시의성이 있고, 도발적인 영화이기는 하지만, <똑똑똑>은 공포스러운 설정에도 불구하고 암울하고 비관적인 시각으로 인류를 보는 영화는 아니다.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은 "무척 긍정적인 방식으로 사람들과 이 세계를 깊게 느끼고 있기 때문에, 아주 어두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이라면서, "세상에 대한 깊은 긍정적인 믿음을 바탕으로, 나는 실제로 무엇이든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다"라고 자기 생각을 밝혔다.
한편, 네 명의 낯선 사람들로 이루어진 불가사의한 집단의 수장 '레너드' 역을 맡은 데이브 바티스타는 "가장 먼저 한 생각은 '이런, 이거 정말 어둡군'이었다"라면서, "그리고 나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건 일생일대의 기회다. 이건 내가 지금껏 기다려 온 역할이야. 왜냐하면 이런 역할은 나에게 안 들어오니까'"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대체로 모든 사람이 내가 액션 연기를 하기를 바라고, 그들이 왜 그것을 바라는지 이해한다. 그러나 나는 그 프레임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지금껏 고군분투했다. 내가 배우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더 깊이 있는 역할을 하고 싶다"라며 작품에 대한 열정을 표현했다.
by 알지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