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오리지널) 레이스 - 사내정치·갑을관계·채용논란 다 나오는 오피스물
▲ <레이스> ⓒ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박윤조'(이연희)는 집안, 학벌 뭐 하나 내세울 것 없지만, 일에 대한 열정만큼은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주인공이다. 어느 날, '윤조'는 작은 홍보 대행사에서 일하다, 대기업의 차별 없는 채용 '스펙 아웃 프로젝트'를 통해 '세용'의 계약직으로 입사한다. 하지만 '윤조'를 선배 취급하지 않는 신입부터, '윤조'의 경력을 인정하지 않고 무시하는 팀장, '윤조'를 회사 이미지 메이킹 홍보용으로만 생각하는 임원진, 채용 공정성을 의심하는 직원 등 '윤조'는 첩첩산중의 직장 생활을 보내야 했다.
직장인들은 매일 회사라는 조직 안에서 각기 다른 군상의 인물들을 마주하고, 매 순간 예측불가한 일들로 하루하루를 보낸다. <레이스>는 직장 생활에서 겪을 수 있는 에피소드와 세대별 다양한 캐릭터들을 통해, 공감을 주는 오피스 드라마다. 대기업의 갑질 논란을 덮기 위한 방법으로 시작된 보여주기 식 '스펙 아웃 차별 없는 채용'을 시작으로, 회사의 부조리를 폭로하고 불만을 토로하는 익명 커뮤니티, 대기업 경쟁 PT의 비하인드, 사내 정치 싸움과 줄타기, 꼰대와 요즘 세대의 극명한 세대 차이, 워라밸을 꿈꾸는 직장인의 현실, 인사 평가에 대한 신경전 등 직장인이라면 격하게 공감할 수밖에 없는 현실적인 에피소드로 풍성한 재미를 선사한다.
전작 <선배, 그 립스틱 바르지 마요>(2021년)로 화장품 회사를 배경으로 한 로맨스를 그렸던 이동윤 감독은, '박윤조'의 눈을 통해 한국 대기업의 지나치게 경직된 조직 문화를 생생하게 담아내고 싶었다고 밝혔다. 또한, 소통이 주업인 홍보실에서 서로의 의사소통이 쉽지 않다는 아이러니를 이야기하고 싶었고, 대기업과 대행사 사이에서 파생되는 미묘한 갈등 관계 역시 세심하게 그리고자 노력했다. 이동윤 감독은 "화려하고 멋있는 직장인의 모습이 아닌, 오늘의 소통을 갈구하는 이 시대 보통 직장인들의 모습을 그리고자 했다"라고 작품의 기획 의도를 전했다.
각본은 변호사들의 치열한 생존기를 담아냈던 <하이에나>(2020년)를 통해 호평받은 김루리 작가가 맡았다. 실제 자신의 회사 생활을 비롯, 대기업 임원, 실무진, 홍보대행사 직원들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김 작가는 '라떼는'을 외치는 꼰대라 불리는 세대와 MZ 세대가 공존하는 회사를 배경으로 설정하면서, 그 안의 다양한 인간 군상들의 관계와 이야기들을 생동감 있게 담아냈다. 이어 김 작가는 "보수적인 대기업 '세용'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그들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며 직장인들의 애환을 날려버렸으면 좋겠다"라면서, "이 시대의 삶에 대한 정답보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다양한 삶을 통해 우리 시대에 필요한 소통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라고 이야기했다.
<레이스>는 어린 시절부터 함께 지낸 절친이지만, 갑을병정의 정, 홍보 대행사(을)와 대기업 홍보실(갑)으로 만난 '박윤조'와 '류재민'의 관계를 시작으로, 직급은 다르지만 서로에게 영향을 주며 함께 변화를 이끌어 나가는 '세용'의 CCO(최고 홍보 책임자) '구이정'(문소리)과 '박윤조'의 연대, 낡고 오래된 회사의 관행에 따라 대행사에 무리한 요구를 해야만 하는 '류재민'과 홍보 대행사 CEO '서동훈'(정윤호)의 관계, 그리고 자극적인 아이템을 찾아 다니는 기자와 악의적인 기사를 막고 이미지를 관리해야 하는 홍보실 직원의 관계 등 각자의 방향과 속도로 달려가는 다양한 인물들의 모습을 대변한다.
채용 스캔들에 휘말리면서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연희는 생애 처음 오피스 드라마에 도전했는데, "요즘 젊은 세대를 대변하는 역할인 것 같아서 직장인들의 생활과 고민에 대해 주변에 많이 물어보고, 홍보실의 이야기를 알기 위해서 관련된 책들을 보면서 준비했다"라는 각오를 밝혔다. 완벽한 보도자료 작성과 깔끔한 업무 처리 능력 등 모두가 인정하는 홍보실 에이스, 홍종현도 "직장인들이 느끼는 감정들, 관계에서 오는 생각들이 디테일하게 느껴진 작품이다. 직장인들의 일상과 고민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라는 소감을 남겼다.
이어 최근 공개된 <퀸메이커>를 통해 '서울 시장 후보'를 소화했던 문소리가 업계 전문가 '구이정'으로 변신했다. "기업과 홍보에 대한 개념들을 익히는 게 캐릭터를 준비하는데 가장 중요한 작업이었다"라면서, PR 스페셜리스트라는 전문직 캐릭터 준비 과정을 밝힌 문소리는 냉철한 카리스마가 돋보이는 칼단발 헤어스타일과 품위있는 오피스룩으로 '구이정' 캐릭터를 완성했다. 또한, 사내 정치 싸움에 흔들리지 않고 합리적인 판단을 하는 프로의 모습은 강렬한 아우라를 보여주고, '세용'의 낡은 기업 문화에 쓴소리도 거침없이 하는 통쾌한 면모들은, 이 시대 롤모델의 진정한 모습을 보여준다.
by 알지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