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룹’ 세자 죽인 독, 두부 응고제 '간수'라고?

tvN 토일 드라마 '슈룹' 27일 방송(14회)에서 두 세자를 죽인 독이 밝혀졌다. 정체는 바로 '간수'. 간수는 수분을 머금은 소금에서 흘러나오는 물이다. 지금까지도 두부를 응고할 때 사용하는 재료인데, 도대체 어떻게 독살 무기로 작용한 것일까? 간수에 독성이 있다면, 두부는 먹어도 안전한 걸까?
실제로 과거, 간수는 극단적인 선택을 할 때 많이 사용되던 방법의 하나였다. 조선 후기 문신 홍인호·홍의호가 영조 말과 정조 때 각종 범죄에 대해 기록한 판례집인 '심리록(審理錄)'에는 간수가 여인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할 때 마셨던 대표적인 독약으로 저술돼 있다. 조선에서 참고했던 청나라 의서인 변증록에는 "간수의 독을 먹으면 반드시 입이 짜서 목이 마르고 배가 아프며 몸이 구부정하여지고 다리가 오그라들다가 죽는다"고 쓰여 있다. 독성이 강해 먹은 후 통증도 심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조선 정조 때 간행된 법의학서 '증수무원록(增修無冤錄)'에는 간수를 마시고 죽은 시신의 모습을 "머리칼이 흐트러지고 손톱과 발톱이 문드러지며, 가슴에 손톱이 있다. 통증이 심하므로 땅에서 구르고 스스로 가슴을 문지르기 때문이다"라고 묘사하고 있다.
과거엔 간수에 독성이 강한 중금속 등 불순물이 포함됐을 가능성도 크다. 당시엔 수분 함량 높은 소금 가마니를 쌓아두고 흘러나오는 물을 간수로 사용했는데, 보통 소금을 바다에서 채취해 각종 불순물이 포함되곤 했다. 가천대 길병원 가정의학과 고기동 교수는 "염전에서 빼 막 나온 소금엔 불순물로 비소 등 독성 물질이 포함되기도 해 당시 간수가 유독했던 것 같다"며 "현재 두부를 만들 때 사용하는 간수에는 반드시 불순물이 일정 농도 이하로 들어가도록 확인하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말했다.
한편, 오늘날 먹는 두부는 안전하다. 바닷물에서 채취한 소금으로 만든 간수는 법적으로 식품에 사용하는 게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1962년 식품위생법이 제정되며 식품첨가물공전에 지정 고시된 기준과 규격에 맞는 식품첨가물만 이용할 수 있게 됐는데, 천연 간수는 해양 오염 등의 이유로 식품첨가물로 지정되지 못했다. 두부 응고제용으로 지정된 첨가물은 글루코노-델타-락톤(GDL), 염화마그네슘, 염화칼슘, 황산마그네슘, 황산칼슘, 조재해수염화마그네슘 6가지뿐으로, 현재 사용되고 있는 간수는 공업적으로 제조된 것이다. 제조될 땐 비소, 납, 수은, 아연 등 포함된 중금속 함량을 전부 검사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