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에 끌리는 이유

2022. 9. 22. 01:34카테고리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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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지만으로 조절할 수 없는 것은 감정이고, 그중에서도 사랑이다. 분명 너무 다른 이 사람과 사랑에 빠지면 고난이 예상되지만 그냥 직진해보고 싶다. 이 연애 계속할 수 있을까?

“가보지 않아도 지옥인 거 알 수 있어요.”
60% no 정반대의 사람에 끌려 낭패를 본 적 있다.

연애, 결혼에 이어 이혼까지, 사랑을 소재로 한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홍수처럼 넘쳐나고 있다. ‘대체 왜 결혼을 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부부와 이혼한 부부들도 출연해 각자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중 가장 화제가 되는 프로그램은 <오은영 리포트: 결혼 지옥>. 최근 공개된 에피소드에서는 서로 너무 다른 성향이었던 두 사람이 만나 서로에게 질려버린 과정이 그려졌다. 완전 외향적인 성향의 남자와 극히 내향적인 여자가 처음에는 서로의 다른 점에 끌려 만나 결혼까지 이르렀지만 결국 극복하지 못하고 점점 사이가 멀어졌다. 오은영 박사 역시 이들의 문제를 보고 “지금까지 케이스 중 가장 심하다”고 진단했을 정도. 하지만 몇 주 후 다시 찾은 부부는 조금씩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 관계 개선에 희망을 보여 줬다. 서로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것이지 사랑이 식은게 아니었기 때문에 가능한 상황이었다.

다르다는 것, 우리가 반대라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결국 같고 다르다는 것은 단순히 좋아하는 음식이 겹치거나 다른 것이 아니라 어떤 상황에 놓였을 때 그것을 받아들이는 태도의 차이다. A와 B가 연애를 한다. A는 다양한 친구들과 모임을 자주 갖는 편이고, B는 2~3명의 친구들과 끈끈한 친분을 쌓는 편이다. 그런데 A가 B와의 만남에 자꾸 친구들을 부른다면? B는 당연히 불편할 것이고, A는 ‘그게 뭐 어때서’라는 말을 할 것이다. A의 배려심이 부족한 측면도 물론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성향의 차이에서 오는 다름이다. B와 둘만 시간을 보내는 것이 싫은 것이 아니라 다 같이 노는 것도 좋은 A의 성향, B는 바꿔보려고 부단히 노력하지만 결국 둘의 의견 차이는 좁혀지지 않는다. B는 잠깐 A를 위해 달라질 순 있지만 아예 성향을 바꿀 수는 없다. 사랑으로도 기질을 극복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들에게 모두 주목받는 상황에 처했다고 가정해보자. B는 아무렇지 않고, A는 밥이 어디로 들어가는지 모를 정도로 신경이 쓰이는 사람이라면 둘의 만남은 오래가기 어렵다. 어떤 상황을 어떻게 보아 넘길 수 있는지, 어디까지 괜찮은지, 바로 그 지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예민한 나와는 달리 시원시원하고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오히려 즐기는 상대의 담대함이 좋아 보일 수 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갖지 못한 것을 동경하고, 부러워하니까. 하지만 그건 순간의 호기심이 불러일으킨 착각이다. 호기심과 사랑은 한 끗 차이다. 어느 드라마에서 “난 네가 궁금해”라는 말로 사랑 고백을 하긴 했으나 궁금한 것에서 그치면 그건 호기심이자 사랑이 아니다. ‘넌 이 상황이 안 불편해?’라는 말로 아무리 싸워봐야 소용없다. 어차피 둘 다 안 바뀐다.

서로의 다름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시선도 있다. 싸움과 갈등은 상대를 내 구미에 맞게 바꾸려고 하기 때문이 아닐까. 내가 끌렸던 그 부분, 내가 사랑한 모습 그대로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면 얼마든지 사랑을 유지할 수 있다. 물론 꿈꾸던 모습은 아닐 수 있다. 왜 상대방이 이 길로 가는지, 올바른 방향이 아닌 것 같은데 왜 계속 그 길로 가는지 이해할 수 없는 경우가 분명 생긴다. 하지만 우리는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랐고, 서로의 존재도 모르는 채로 살아온 시간이 훨씬 많다.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을 받아들이면 된다. 상대가 가는 그 길이 갑자기 좋아 보일 순 없다. 상대방이 바뀔 수 없듯 당신도 이제 와서 다른 사람이 될 수 없으니까. 하지만 그 길로 가고 있는 상대방을 응원하고, 그 와중에도 조금 더 안전한 길로 갔으면 하고 바라게 된다면? 그건 사랑이다. 애초에 반대 성격에 끌려서 만난 만큼 불같이 사랑에 빠지고, 초반에 서로가 가진 패를 다 까놓고 대화를 한다면 오히려 생각하지 못한 시너지가 생길지도 모른다.

중요한 것은 두 사람이 얼마나 반대의 성향이고, 다른지가 아니라 어떤 노력을, 얼마만큼 할 수 있느냐 하는 마음가짐의 문제다. 극복할 수 없다면 굳이 극복하지 않으면 되고, 그럼에도 극복해보고 싶은 마음이라면 깨지고, 다치더라도 극복하려고 노력하면 된다. 영혼의 단짝과 사랑에 빠져도 연애는 달콤하지만은 않다. 결혼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래도 사랑은 열심히 할 것, 사랑에 빠진 건 사람의 문제지, 사랑의 문제는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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