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이끄는 90년대생 리더가 온다
2022. 9. 28. 02:05ㆍ생활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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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는 더 이상 조직에서 명령을 듣는 입장이 아니다. 팀원들과 함께 의견을 조율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을 꾀하는 MZ세대 리더들을 만났다.
<90년대생이 온다>가 서점가를 강타한 후 비슷한 유의 책과 콘텐츠가 쏟아져 나왔다. 그렇게 전 국민이 90년대생을 이해하는 것에 혈안이 되어 있더니 이제는 ‘MZ세대’라는 말로 우리(그들)를 이해하려고 애쓴다. 미디어나 매체에서 그리는 MZ세대는 대략 이렇다. 거침없고, 워라밸이 중요하며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한 것. 그렇다면 과연 진짜 MZ세대는 조직 내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을까?
이제는 이해가 안 되면서 이해하려고 억지로 애쓰는 상사와 일하는 경우는 많이 줄었다(줄었다는 것이지 사라졌다는 것은 아니다). 조직의 크고 작은 결정을 하는 위치에 MZ세대가 안착하기 시작했다. 능력과 패기, 열정 모두 인정받은 그들은 누구보다 MZ세대의 니즈를 잘 알고, 이를 반영해 팀원들과 화합은 물론 더 나은 결과를 위해 발 벗고 뛴다. 취업 포털사이트 인크루트가 2020년 직장인 665명을 대상으로한 ‘당신의 퇴사 이유는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에 신입사원 대부분이 ‘상사의 잔소리’를 꼽았다고 한다.
하지만 이 말이 MZ세대는 피드백을 싫어한다는 뜻은 아니다. 잔소리와 피드백은 엄연히 다르기 때문. 피드백과 잔소리의 결정적인 차이점은 대안의 유무다. 어떤 의견을 냈을 때 무조건 안된다고 할 것이 아니라 어떤 점을 개선하면 좋을지 이유와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피드백이다. 어쩌면 MZ세대를 향한 프레임을 씌워놓고 그들은 일하기 싫어한다며 미워하기 위한 핑곗거리를 찾고 있는지도 모른다. 좋은 피드백은 납득이 되고, 오히려 동기부여가 되어 업무 효율은 물론 성과도 높아진다. ‘문명특급’의 홍민지 PD는 MZ세대를 향한 삐딱한 시선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상사라서 거리감을 두고 스스로 마음은 열지 않는 사람도 있겠죠. 하지만 팀원의 마음을 열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게 상사의 역할이라고 생각 해요.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농담을 하는 조직이 아니라 아랫사람이 편하게 윗사람에게 농담을 건넬 수 있어야 건강한 조직 아닐까요?”
MZ세대를 하나로 묶는 것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요즘 세대들은 이렇다고 퉁치기에는 각자 너무나 다양한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획일화된 기준으로 MZ세대를 평가하기에는 너무나 스펙트럼이 넓고, 깊다. <요즘 팀장은 이렇게 일합니다>에서는 ‘관리자, 전달자 역할로 충분했던 팀장 리더십이 요즘 시대에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말한다. 대체 무슨 일을 하는지 보이지 않는 감독형 팀장이 아니라 함께 호흡하는 코치형 팀장을 원한다는 것이다. 벤치에 앉아서 지시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운동장을 뛰어주는 리더 말이다. 실제 인터뷰를 위해 만난 90년대생 리더는 대체로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할 일이 끝났음에도 좀 더 엉덩이를 붙이고 있길 원한다거나 재미도 감동도 없는 농담으로 자신만 즐거운 점심시간을 보내지도 않는다. 함께 일하고, 함께 고민하고 믿고 맡기면서 모든 과정에 관련되어 있다.
이쯤 되니 궁금해진다. MZ세대는 MZ와 어떻게 소통하고 있을까? 그들이 조직과 팀원들에게 인정받는 리더로 성장하게 된 과정을 물었다.
티셔츠와 재킷 모두 에디토리얼 비, 데님 낸시부, 볼캡 블러.
1 오늘의집 브랜드 마케팅 매니저 황다검
황다검은 본명보다 ‘무과수’라는 필명의 작가로 더 유명하다. 어루만질 ‘무’ 그리고 열매 맺는 나무인 ‘과수’를 더해 만든 이름은 그가 가진 재능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싶다는 바람이 담겼다. 오늘의집에서도 마찬가지다.
좋아서 한 일의 확장 오늘의집에서는 어떤 일을 하나?
누군가 물으면 그냥 직장인이자 작가라고 대답하는 편이다. ‘오늘의집에 다니는 황다검입니다’라는 걸 굳이 드러내지 않으려고 한다. 회사, 출신 이런 것들이 모여서 내가 존재하기보다는 그저 나로서 있고 싶은 마음이 크다. 수식어를 점점 더 빼려고 하는 편이다. 누군가는 ‘회사를 싫어하냐?’ 라고 묻겠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좋아해도 활용하지 않는 나 같은 사람도 있고, 싫어하면서도 자랑스러워하는 사람도 있을 테니까. 내가 자주 받는 질문 중 하나가 ‘그래서 무슨 일을 하나?’인데 내가 하는 일의 범주가 점점 넓어지고, 분야도 다양해져서 한마디로 표현하기 어렵다. 일단 오늘의집에서는 브랜드 마케팅 매니저로 일하고 있다. 팀원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만들고, 소비자들에게 공개한다.
그럼에도 회사를 다니면서 누리는 것도 있을 것 같다. 물론이다. 회사 덕분에 평소 관심 있었던 ‘주거’라는 영역에 대한 고민을 확장할 수 있었다. 입사 전에는 그냥 내 공간을 잘 꾸미는 것, 반지하를 벗어나 아늑한 공간이 생기면서 애정을 쏟는 정도였다. 5년 전만 해도 주거 전반에 대한 큰 고민은 하지 않았는데 회사에 다니면서 관심의 가지가 확장되었다. 고민의 폭도 넓고 깊어졌다.
입사 이후 지금까지 어떤 일을 해왔나?
처음 입사했을 때는 ‘집들이’ 콘텐츠 발행을 맡았다. 유저들이 콘텐츠를 작성해서 보내면 다듬어서 발행했다. 매일 발행하다 보니 업무가 버겁기도 했는데 단기간에 익숙해졌고, 재미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내 안의 욕망이 꿈틀거렸다. 그러다 단순히 다듬는 것이 아닌 인터뷰 콘텐츠를 만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회사는 내 마음대로 할 수있는 조직은 아니다 보니 내가 맡은 업무를 효율적으로 하면서 회사를 설득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하고 싶은 업무를 하기 위해 새로운 접근을 한 것 같다. 회사의 인정을 받으면서 하고 싶은 일을 시도한 노력이 대단하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는 대립보다는 설득이 필요했다. 집들이 콘텐츠를 발행하는 프로세스 전반을 다듬기 시작했다. 객원 에디터 시스템을 도입해서 내가 모든 것에 관여하지 않아도 업무가 진행될 수 있도록 했다. 덕분에 하루에 하나씩 발행하던 콘텐츠를 하루에 네 개씩 발행할 수 있게 됐다. 효율성을 극대화한 후에 인터뷰 콘텐츠 제작을 제안했고, 본격적으로 인터뷰 진행과 원고 작업, 사진과 영상까지도 직접 작업했다.
최근에는 팀을 옮기면서 새로운 프로젝트도 끝냈다. 이번에는 브랜드 캠페인 영상이었다. 다큐멘터리 형식의 영화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유저와 브랜드 간의 애정도를 높이는 작업이라 쉽지는 않았지만 잘할 수 있을 거란 자신감이 있었다. 다행히 노출한 영상들의 오가닉 조회수도 높았고, 예상보다 반응이 좋았다. 처음 씽크업 미팅 때 프로젝트 리더였던 썸머가 이런 말을 했다. ‘목표 수치는 없다. 대신 잘되고, 안 되고를 판단할 수 있는 평가 기준은 있어야 하니까 담당자인 무과수의 만족 여부를 보면 될 것 같다’라고. 취지가 좋았고, 좋은 사람들과 작업했다. 영상 감독, 디자이너 모두 자신의 일처럼 욕심을 내줬다. 외부 인력이 자신의 일처럼 한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닌데 모두 한마음이었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다 보니 하늘이 도왔던 에피소드도 생겼다. 영상 속에서 할아버지가 직접 부르신 강진의 ‘붓’ 노래의 저작권 때문에 릴리즈 며칠 전 비상이 걸렸다. 저작권 협회를 통해 작곡가와 간신히 연락이 닿았는데 ‘좋은 일이고, 어르신이 제 곡을 불러주셨다는 것이 영광이다. 얼마든지 무상으로 쓰셔도 좋다’라는 답을 주셨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우리 팀원뿐 아니라 회사 내 다른 부서와도 유기적으로 일할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고, 협업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됐다.
협업하면서 느낀 점은 무엇이었나?
오늘의집이 첫 직장이고, 5년이 흘렀다. 그동안 이렇게 많은 사람과 협업을 한 것은 처음이었다. 이 프로젝트를 완성하기 위해 30명 정도의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했는데 특별한 이슈가 없이 잘 진행되어 다행이다. 하나의 프로젝트를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과 진행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덕분에 내부에서도 좋은 사례라고 평가했고, 여러모로 의미 있는 작업이었다. 단호하게 대처해야 할 부분도 있었다. 대부분의 경우엔 융통성을 발휘했지만 ‘이건 꼭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 부분은 단호하게 의견을 밀고 나갔다.
앞으로 해보고 싶은 작업이 있다면?
너무 많다. 지금까지는 내가할 수 있는 선, 내 시간과 에너지가 허락하는 선에서 움직였는데 이제 남은 일은 돈과 물리적인 공간, 시간을 필요로 하는 일들만 남아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숨 고르기가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20대까지는 성장에 집중했다면 30대가 된 지금은 ‘몰입’에 집중하려고 한다. 산발적인 경험이 모여 좋은 기회를 만들었듯 이제는 조금 더 몰입해서 무언가를 해내고 싶다. 어떤 방식으로 표현할 지는 아직 고민 중이다.
스트라이프 티셔츠 H&M, 팬츠 코스.
2 우아한형제들 배짱이팀 팀장 김상민
2014년 9월, 우아한형제들 브랜드실 인턴으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배달의민족 팬을 지칭하는 ‘배짱이’에게 보내는 뉴스레터 ‘주간 배짱이’를 처음 만든 장본인이다. 올해 초 주간 배짱이를 발행하고 팬들을 관리하는 팀인 ‘배짱이팀’이 브랜드실에서 분리되며 팀장으로 승진했다. 퇴근 후에는 에세이 작가로 활동 중이며, 책 <아무튼, 달리기> <마마 돈워리> <교토의 밤>을 썼다.
잡담은 우리 팀의 힘 배짱이팀은 어떤 일을 하나?
배짱이는 ‘배달의민족을 짱 좋아하는 사람들’의 줄임말로 브랜드 팬을 뜻한다. 배짱이를 더 늘리고 이들과 긴밀하게 소통하는 일을 한다. 주요 업무는 배달의민족의 뉴스레터인 ‘주간 배짱이’를 발송하는 일이고 여기에서 파생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대표적인 예가 올해 초 출간한 엔솔로지 에세이집 <요즘 사는 맛>이다. 뉴스레터에 연재된 음식 에세이를 모은 책이다. 팀장은 언제 되었는가? 2년 전 뉴스레터인 주간 배짱이를 처음 제안해 프로젝트 담당자로 일했다. 당시에는 브랜드실 프로젝트중 하나였는데, 올해 초 하나의 팀으로 분리되어 팀장이 되었다. 그래서 업무가 크게 바뀌지는 않았다.
인턴 사원부터 시작해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팀장이 되었다.
성향상 진급에 대한 야망이 없었기에 진급을 위해 특별히 한 일은 없다. 다만 일을 할 때 업무의 주도권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회사 라는 집단이 결국 시켜서 하는 일을 하는 곳이지만 그 안에서도 자기만의 공간을 만들 수 있다. 개인적으로 뉴스레터 ‘주간 ㅅㅁㅅ’ 을 발행한 경험을 살려 ‘주간 배짱이’를 제안해 담당자가 되었다. 브랜드실에 뉴스레터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 나였기 때문이다. 팀원들에게 일을 분배할 때도 이 친구가 일의 주도권을 온전히 가질수 있도록 고려한다. 팀장은 명령하는 사람이 아닌, 서포트해줄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그런 팀장인지 아닌지 자주 되묻는다.
어떤 모습이 좋은 팀장이라 생각하는가?
몇 가지가 있지만 우선 수평적인 일 문화를 만드는 사람이고 싶다. 진짜 수평적인 분위기는 내가 어떤 의견을 내든 팀원 누구든 편하게 반박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심지어 팀의 막내라 할지라도 생각이 다르면 내게 서슴없이 이야기할 수 있어야 건강한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
수평적인 커뮤니케이션이 표면적인 경우가 많다. 자유롭게 대화를 이끌어내는 방법이 있나?
재택근무를 하고 있어 커뮤니케이션은 슬랙을 통해 주로 하는데, 하루 평균 오가는 우리 팀의 대화가 타 부서에 비해 많은 편이다. 일 이야기 외에도 수다를 정말 많이 떤다. 일뿐만 아니라 재밌게 본 유튜브나 방송부터 일상생활까지 별별 이야기를 나눈다. ‘잡담이 경쟁력이다’가 우아한형제들의 모토이기도 한데, 우리 팀은 정말 잘 지키고 있다(웃음). 이렇게 말을 많이 하는 팀이다 보니 의견을 내는 데도 막힘이 없다.
일을 하다 보면 부정적인 피드백을 해야 할 때도 있다.
거의 하지 않는다. 대신 왜 그랬는지 많이 들으려고 한다. 문제가 있다면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지, 퍼포먼스가 안 나왔다면 이유가 무엇인지 함께 분석한다. 한 명이 일을 모두 떠맡는 게 아닌, 우리 팀이 다 함께 한 일이기에 누구 한 사람에게 책임 소재를 물을 수 없다. 누군가 일을 잘못했다면 팀장인 내 잘못은 없는지 먼저 생각한다.
반대로 팀원을 독려해야 할 일도 있다.
칭찬도 독려하는 방법 중 하나지만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안정감을 주는 것이다. 돌이 켜보면 주니어 시절에 외롭다고 느낄 때 회사 생활이 가장 힘들었다. 혼자 문제를 끌어안고 전전긍긍하다 보면, 팀이 야속하게 느껴진다. 이런 기분을 느끼지 않도록 먼저 도와줄 것은 없는지 살피는 게 독려라 생각한다.
팀장으로서 힘든 점은 무엇인가?
의사 결정을 할 때 고민될 때가 있다. 어떤 일은 시작 전부터 해냈을 때 성과가 돋보이지만 대신 우리 팀이 굉장히 힘들어질 게 예상된다. 이럴 때 나는 대부분 하지 않는 편을 택한다. 만족할 만한 결과를 만드는 것도 의미 있지만, 그보다 나는 건강하고 오래 일하는 구조를 만들고 싶다.
힘든 일이지만 선택한 일도 있나?
올해 서울국제도서전에 배달의 민족이 나갔다. 주최측으로부터 먼저 제안받은 프로젝트인데 준비 기간이 한 달 반밖에 남지 않아 고민했다. 보통 이런 일을 결정할 때 팀원들에게 물어본다. 한 명이라도 잘 모르겠다고 하면 절대 그 프로젝트를 하지 않는다. 하지만 서울국제도서전 프로젝트는 모두가 동의해 시작하게 되었다. 행사 5일 동안 팀원 모두가 매일 스태프로 나가 일을 할 정도로 열심히 했고, 결과는 아주 성공적이었다. 이렇게 큰 난관이라고 생각했던 일을 모든 팀원이 각자 역량을 발휘해 함께 이겨나갔을 때 큰 보람을 느낀다.
앞으로 배짱이팀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가?
오랫동안 뉴스레터를 발행하고 싶다. 구독자 수 같은 수치적인 목표는 내부적으로 있지만, 그것보다 지속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나하나가 빛나는 프로젝트가 있는 반면 총합이 모였을 때 위대한 프로젝트가 있다. 배짱이팀이 하는 일은 후자 쪽이다. 지금처럼 우리 팀이 더 많은 이야기를 쌓고, 배짱이를 만나는 걸 지속하고 싶다.
3 SBS <문명특급> PD 홍민지
MZ세대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유튜브 채널 ‘문명특급’. 어느날 갑자기 등장한 이 채널은 서서히 시청자를 ‘문며들게’ 하더니 지금은 구독자 185만 명이라는 고정 팬층이 생겼을 정도로 규모가 커졌다. PD이자 진행자 재재는 인터뷰하기 어렵다고 소문난 강동원을 박장대소하게 만들고, 윤여정이 호감 있는 상대에게만 보인다는 “얘, 너 정말”을 이끌어냈다. 카메라 앞에 재재가 있다면 카메라 뒤에서는 홍민지 PD가 연출과 편집을 담당한다.
주관을 잃지 않고 결정하기 책 속의 표현을 빌리자면 ‘어쩌다’ 팀장이 되었다. 팀장 홍민지는 어떤 사람인가?
대부분의 팀원들이 나보다 어리다. 그런데 나이가 어리다고 해서 실력이 부족한 것은 아니다. 편집 감각도 뛰어나고, 아이디어도 좋아서 이런 팀원들과 일할 수 있어서 진심으로 고맙다. 이 친구들과 오래오래 일하려면 이들의 마음에 드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다짐도 하게 된다. 조직의 리더나 팀장은 자기 객관화를 잘 해야 한다. 누구나 모든 것을 잘할 수는 없다. 간혹 모든 것을 잘하는 리더로 보여야 리더십이 발현되는 줄 알고 괜한 자격지심을 부리는 사람도 있고, 실력이 없음에도 있는 척하는 사람이 있다. 그런데 나는 스스로 부족한 점을 명확하게 알고 있다. 정리하고, 꼼꼼하게 확인하는 부분이 정말 부족하다. 오한주·김혜민 PD는 놀라울 정도로 그 부분에 뛰어나다. 매번 감탄하고 매번 칭찬한다. 그러면서 각자의 역할도 더 뚜렷해진다고 생각한다. 가끔 나를 너무 지적하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웃음). ‘
문명특급’을 보면 카메라 너머 팀원들의 사이가 정말 좋다는 게 느껴진다.
부족하게 시작해서 그렇다.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바짓가랑이를 잡고 제발 같이 일해달라고 붙잡은 팀원들이라 방식은 달라도 마음은 같다고 생각한다. 내가 팀원을 심사하듯 고르고, 뽑는 개념이 절대 아니다. 초기부터 같이 일했던 친구들이 많다. 자신이 가진 책임 이상의 것을 해내려고 하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무조건 같이 일하고 싶었다. 이들로 인해 내가 도움을 받고, 나를 더 발전시켜준다. ‘이 친구 잘하네’ 하는 마음이 아니라 ‘이 친구에게 뭔가 배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면 같이 일하고 싶어진다. 보통은 받은 만큼 하기 마련인데 강요하지 않았음에도 일이 즐거워서 책임 소재 이상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모두가 그렇게 살라는 건 절대 아니고, 그렇게 살지 않아도 되지만 나는 그런 부류의 사람들과 잘 맞았다. 나와 재재 언니 모두 같은 성향의 사람이라 함께 일을 하면서 마찰이 적었던 것 같다. 실제로 우리 팀원들은 서로의 부족한 점을 메워줄 수 있는 사람들로 구성 되었다.
팀원 홍민지로서의 장점과 ‘문명특급’팀을 자랑한다면?
물론 오타도 많이 내고, 꼼꼼하지 못한 편이지만(웃음) 나는 추진력이 좋다. 일단 가본다. 그러면 오한주·김혜민 PD가 폐허가 된 지점을 셋업하고,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해준다. 이규희 PD는 상상력이 풍부하고, 기획력이 좋아서 믿고 맡기게 된다. 재재 언니는 워낙 대체 불가한 사람이다. 그리고 나는 우리 팀이 이렇다고 생색 내는 것을 잘한다. 팀원이 가진 능력을 자랑하고, 프로그램을 보는 사람에게도 ‘아, ‘문명특급’팀은 이런 거 참 잘해’ 라고 느낄 수 있게끔 메이킹도 잘한다. 팀원들의 프로모션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누군가 우리 팀의 결과물을 보거나 내 인터뷰를 봤을 때 팀이 만든 결과물이라고 인식할 수 있게끔 늘 그런 지점을 조심하는 편이다. 책을 출간했을 때도 온전히 나에게 초점이 맞춰지는 것이 부담스러웠다.
최근 <꿈은 없고요, 그냥 성공하고 싶습니다>를 출간했다. 성공의 기준은 무엇인가?
결정권자가 되는 것. 단순히 높은 직급에 올라서 결정권자가 되는 것보다는 내 주변에 나를 신뢰하는 사람들이 많이 생겨서 내 결정을 믿어주는 사람이 많아지는 것이다. ‘저 사람의 결정이라면 믿을 수 있다’라는 생각이 드는 사람이 된다면 성공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물론 아직은 연륜도 짧고, 소양이 부족하다. 열심히 실패하면서 내 결정의 쓴맛을 보고 있다. 누군가 좀 덜 무너질 수 있게끔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된다면 그것 역시 인생을 잘 살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최근 가장 감동을 준 사람이나 콘텐츠는 무엇이었나?
생각이 바뀐 계기가 최근에 있었다. 오한주·김혜민·이규희 PD가 각자 나에게 장문의 메시지를 보내왔다. 서로 자신이 아닌 다른 두 명의 PD 가 힘들어 보이니 신경 써달라는 내용이었다. ‘이러저러해서 내가 힘들다’가 아니라 동료가 힘들어한다는 내용을 팀장에게 보낸다는 게 신선했다. 그래서 “너네 뭐하냐?”라고 받아쳐줬다(웃음). 세사람이 끈끈하다는 게 너무 흐뭇했고, 좋은 쪽으로 충격적이었다. 나와 재재 언니가 서로 의지했던 것처럼 세 사람도 그렇게 의지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덕분에 나도 재재 언니의 힘듦을 파악해보려고 했는데 실패했다. 내가 언니에게 “언니 나 너무 힘들어” 하면 언니는 노래를 이상하게 개사해서 불러준다. 진지하게 들을 생각이 없는 거다. 나도 언니가 힘들어 보이면 그냥 장난친다(웃음). “언니 괜찮아?”라는 말을 하면 서로 약간 소름 돋을것 같다. 그런데 세 명의 PD는 그런 성향이 잘 맞아서 다행이다. 멋지게 사회에서 자리 잡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자기만 생각하면서 나만 잘되려는 생각으로 일에 임하기보다 다 같이 우리의 행복을 찾고, 일을 하면서 성취감과 행복을 만들어가려고 노력하는 것이 보기 좋다. 서로 위로하면서 나와 재재 언니 뒷담화도 좀 하겠지만(웃음).
집업 스웨트셔츠 시스템, 팬츠 자라, 재킷 H&M, 네크리스 베투룸, 슈즈 레이첼콕스. 플로어 램프 라문.
4 멜론 마케팅팀 리더 노다혜
세상의 모든 TOP100 캠페인, 멜론 핫플리, 멜론 데이터랩 등 멜론이 하는 것은 트렌드가 된다. 좋은 아이디어는 본능적으로 알아차리는 ‘탑백귀’의 소유자 노다혜는 아트 디렉터, 콘텐츠 디렉터, 캠페인 디렉터를 거쳐 마케터로 진화한 흔치 않은 커리어의 소유자. 멜론 마케팅팀을 이끌며 팀원들이 트렌드와 함께 숨 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나간다.
K-팝 트렌드를 만들어나가는 개척자 멜론 마케팅팀을 이끌기까지 그간의 커리어가 궁금하다.
아트 디렉터로 커리어를 시작했을 때 ‘아트 디렉팅’만 해서 더 큰 재미를 못 느꼈다. 디지털 시대에 맞춰 콘텐츠 전체를 디렉팅하고 싶어 콘텐츠 디렉터가 됐다. CD, 아트, 카피로 이뤄진 제작팀 롤을 혼자 해보니 콘텐츠라는 것은 매체 환경, 전략, 관계사 커뮤니케이션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는 걸 알았다. 캠페인을 총괄하는 캠페인 디렉터가 돼서 전략부터 기획, 제작, 매체까지 전체를 관리했다. 캠페인 디렉터를 하면서 ‘롯데 자일리톨 휘바순재’ ‘칸타타 함께 해서 더 맛있는 세상’ 등 성공적인 브랜드 캠페인을 만들며 40여 차례 광고제 수상을 할 정도로 열심히 해왔다.
멜론 마케팅 리더를 맡았을 때 부담감도 상당했을 것 같다.
멜론은 한국 1위 뮤직앱을 넘어 글로벌 K-팝 산업에도 대단한 영향을 끼치는 플랫폼이다 보니 마케팅 리더의 자리에는 어마어마한 무게감과 책임감이 따른다. 물론 두려움도 있었지만 설렘이 더 컸다. 그동안 끊임없이 도전하며 성장해온 커리어처럼 이번에도 맨땅에 헤딩하듯 어떻게든 성공시킬 수 있다는 믿음이 있어 프로젝트와 유저만 바라보고 달려가고 있다.
세상의 모든 TOP100 캠페인, 멜론 핫플리, 멜론 데이터랩 등 내놓는 프로젝트마다 대박을 터뜨리는 비결은?
어떻게 하면 유저들에게 음악의 가치를 새롭게 전달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많다. 캠페인을 시작한 후 유저들의 피드백과 시장 반응을 보며 계속해서 변화를 준다. 기획하며 생각한 그대로 진행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마케터의 실수 중 하나는 본인이 설계한 것을 그대로 실행하는 데만 집중한다는 것이다. 기획은 하나의 가설일 뿐이다. 시장 환경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예상치 못한 것에서 확 뜰 수도 있고 기대한 것에서 아무 반응이 없을 수도 있다. 조그마한 기회를 포착하고 점점 발전시킬 줄 알아야 한다. 좋은 마케터가 되려면 민감도가 높아야 한다. 캠페인은 살아 있는 생명체다. 끊임없이 환경에 맞게 진화해야 유저에게 닿을 때까지 살아남는다고 본다. 성공한 캠페인 모두 치밀한 계획으로 시작한 것이 아니라 작게 시작해 유저의 피드백을 반영하며 끊임없이 진화했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기획할 때 염두에 두는 ‘멜론’만의 장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인생에 음악이 함께한다는 것은 순간의 가치를 높여준다. 출근길 지옥철에 음악이 있고 없고를 상상해보면 와닿을 것이다. 1등 플랫폼으로서 단순히 음악을 청취하는 것을 넘어 음악이 주는 새로운 가치에 집중한다. 그 맥락에서 멜론 마케팅의 포인트와 강점은 음악의 새로운 경험, 유저와 아티스트의 연결,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생년월일을 기입하면 자신의 봄날 운세를 봄 관련 노래로 볼 수 있는 캠페인 ‘봄날운쏭’은 그간 리듬에만 집중했던 봄 노래의 아름다운 가사를 한 줄 한 줄 되새기는 계기가 됐다. 지난해 12월부터 매달 3팀의 아티스트를 선정해 멜론 에서 쌓인 데이터를 콘텐츠로 기념하는 프로젝트 ‘데이터랩’의 반응도 뜨거웠다. 옥외광고를 송출하면서 유저들이 아티스트를 응원하는 문구도 게재했는데 ‘깨고 싶지 않은 우리들의 꿈, 엔시티 드림’ ‘캐럿들의 영원한 청춘, 세븐틴’ 같은 카피는 아티스트를 진정 사랑하는 팬들이 썼기 때문에 절대 마케터가 흉내낼 수 없다.
멜론 마케팅팀만의 일하는 방식이 궁금하다.
첫째, 전문용어 쓰는 것을 지양한다. 판교 사투리도 의식적으로 쓰지 않으려 한다. 전문용어를 쓰다 보면 핵심은 별로인데 있어 보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해당 용어를 모르는 동료가 들었을 때 위축될 수도 있다. 가능한 한 쉽게 얘기해서 핵심에 더 깊게 파고들려고 한다. 결국 마케팅도 핵심 콘텐츠, 스토리 싸움이기 때문이다. 둘째, 스몰토크를 많이 한다. 마케팅팀에 90년대생의 비중이 높다 보니 자연스럽게 찐 Z세대 문화에 관해 많은 얘기를 나눈다. 어제 본유튜브 콘텐츠, 떡상한 아이템, 핫한 장소에 대한 얘기를 나누다 보면 ‘이번 프로젝트에 활용해보면 어떨까?’ 하는 자연스러운 흐름이 형성된다. 보고서나 인터넷 서치를 통해 Z세대의 문화를 접하는 것이 아니다. 점심 회식을 위해 맛집을 찾을 때도 제법 진심이다. 가장 열심히 하는 업무 중 하나다. 웨이팅 있는 찐핫플 아니면 안 간다. 셋째, 복잡한 보고 문서는 생략하고 카톡을 통해 빠른 의사 결정을 한다. 사실 대부분의 중요한 프로젝트는 첫 느낌에 ‘좋다!’라고 느끼면 성공이다. 그 느낌을 망설임 없이 가감 없이 표현한다. 별로면 별로라고 거리낌 없이 말한다. 서로에 대한 존중과 신뢰가 두텁기 때문에 가능한 것 같다.
좋은 리더란 어떤 사람이라 생각하나?
동료 한 명 한 명을 스타로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각자 잘하는 일이 무엇인지 잘 파악해 적합한 프로젝트를 믿고 맡길 수 있어야 한다. 적절한 시점에 정확한 피드백을 주고 목표를 자주 공유해주는 것도 리더의 덕목이라 생각한다. 어떻게 하면 동료들이 자신의 재능을 더 펼칠 수 있을까 하는 것이 요즘 가장 큰 고민이다. 팀장은 연예기획사 매니지먼트와 같다고 생각한다. 한 명 한 명이 나에겐 너무 소중한 아티스트다. 그들이 스타가 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고 마인트컨트롤을 해줘야 하는데 그 부분이 가장 어렵다.
(왼쪽부터) 이효은 점프수트, 화이트 셔츠 모두 코스, 슈즈 닥터마틴. 문준식 재킷, 팬츠, 티셔츠 모두 아더에러, 슈즈 컨버스. 김태연 트렌치코트, 화이트 원피스 모두 코스, 슈즈 레이첼콕스. 박봄이 재킷, 팬츠 모두 앤아더스토리즈, 슈즈 H&M. 윤재권 재킷, 티셔츠 모두 아더에러, 데님 팬츠, 슈즈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김가영 셔츠, 팬츠 모두 코스, 슈즈 레이첼콕스.
5 CJ제일제당 팀 얼티브 윤재권, 김가영, 박봄이, 김태연, 문준식, 이효은
CJ제일제당 식품사업부문 사내벤처 INNO 100 프로젝트로 새로이 결성된팀 얼티브(@altive_official). 6명의 팀원 모두 MZ세대로 이루어져 있으며, 빠르고 젊은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현미, 콩 등식물성 재료로 만든 우유 대체 식품인 식물성 대체유 ‘얼티브 플랜트유’를 론칭했다.
젊게, 빠르게, 건강하게 일하는 법 6명의 MZ세대 팀원이 ‘팀 얼티브’로 모이게 된 계기가 있나?
박봄이
INNO 100 제도는 사업 아이디어가 있고 주도적으로 자기 사업을 해보고 싶은, 경영자로서 성장하고 싶은 사우들을 위해 만들어진 프로젝트다. 아이디어를 먼저 서면으로 제출하고 서류 심사에 통과된 팀들이 경영진 앞에서 PT 발표를 통해 해당 사업의 중요성, 필요성, 효과 등을 PR 하게 되는데, 그중 최종 선발된 팀들이 100일간 사업을 디벨롭하고 구체화시켜 최종 사업화 승인을 받기 위한 피칭 발표까지 진행한다. 우리는 그 과정을 거쳐 작년 9월, 최종 사업화 승인을 받은 팀이다.
팀 얼티브는 서로 다른 전문성을 지닌 팀원으로 구성되어 애자일(Agile) 조직 형태로 운영된다고 들었다. 각자 팀에서 어떤 역할을 맡고 있나? 윤재권
보통 기업에서는 각 밸류 체인별 부서 단위로 팀을 짜서 부서 간의 협업으로 일을 하지만, 우리는 사업 전략, 마케팅, 상품 개발 및 기술 개발 R&D, 디자인, 영업 등 각 밸류 체인 업무를 담당하는 팀원들이 모두 CO-프로젝트 리드 방식(각 직무의 최고 책임자 역할)으로 하나의 팀이 되어 운영되고 있다. 각자가 가진 전문성을 기반으로 의사 결정 사항에 대한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하고, 수평적 분위기에서 소통해 간결하고 신속 하게 업무를 추진해나간다. 그중 나는 사업 전략을 수립하고 전반적인 팀 운영을 맡고 있다. 우리 사업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지 전략을 수립하고 필요한 인적, 물적 자원의 조달과 관리를 담당한다. 김가영 나는 마케팅 리더로서 브랜딩부터 상품화, 그리고 브랜드와 제품을 소비자들에게 알리는 커뮤니케이션까지 마케팅 전반의 업무를 맡고 있다. 박봄이 제품 개발 파트를 담당하면서 식물성 대체 유제품 개발 파트의 실무부터 의사 결정까지 하고 있다. 각자 직무별로 리더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맡은 파트에 대해 의사 결정을 내리는 권한을 갖지만, 결국은 매일 함께 논의하면서 결정한다. 김태연 팀 얼티브에서 기술 개발을 담당한다. 우리가 만드는 유제품에 최적화된 새로운 대체 단백원을 찾는 역할이다. 현재 해외 연구기관과 소통하고 있으며, 새로운 대체 단백원이 우리 제품에서 좋은 퍼포먼스를 보일 수 있도록 회사 내 기술 연구 부서와 함께 여러 가지 테스트를 진행한다. 문준식 팀에서 영업을 담당하고 있지만 영업 업무만 하지는 않는다. 부서별로 업무가 정해져 있는 기존 회사 일과는 다르게, 담당 업무 외에도 팀 내에서 처리해야 하는 일들이 많은데, 이전 직무인 구매와 영업 관리 경험을 바탕으로 팀에서 필요로 하는 다양한 일을 함께 한다. 이효은 본래 업무는 브랜드와 패키지 디자인이었지만, 팀 얼티브에서는 SNS 콘텐츠나 공간 연출, 머천다이징 등에 도전해보고 있다. 가끔은 어떤 문구를 어느 위치에 넣을지 하나하나 팀원들과 상의해서 결정하기 때문에 제품을 만들고 수정하는 과정이 굉장히 긴밀한 협업으로 이뤄진다.
일을 하면서 느끼는 분명한 장점이 있을 것 같다.
윤재권 가장 큰 장점은 ‘소통’이다. 국내외 시장 트렌드나 새로운 업체 정보, 일상에서의 다양한 생각과 아이디어 등을 임원이나 팀장님 주도하의 미팅 같은 별다른 자리를 마련하지 않고도 자유롭게 공유하고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반영 중이다. 김가영 우리가 협업하는 과정은 매우 간단하지만 효과적이다. 논의가 필요한 내용이 있다면 3가지 스텝으로 진행한다. 첫째, 고개를 돌린다. 둘째, 팀원들과 함께 토론하고 결론을 내린다. 셋째, 바로 실행한다. 실행이 빠른 만큼 서로 의견을 낼 때 빠르게 머리를 돌려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시뮬레이션하고 각자 확실한 의견을 제시한다. 박봄이 일단 일을 하는게 재미있다. 팀원 전원이 같은 세대이다 보니 실제로 수평적인 조직 문화가 가능하다. 의견을 낼 때 눈치 보느라 말을 아낄 필요가 없고, 상대방의 의견에 대해 거리낌 없이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다. 그래서 의사 결정이 굉장히 빠르고 불필요한 감정 소모가 없다. 단순 업무가 아닌 진짜 ‘사업’을 배울 수 있다는 것도 장점 중 하나다. 다양한 직무가 한 팀으로 일하기 때문에 내 업무 외 파트에 대해서도 알게 된다. 기존에는 내 업무를 끝내면 그 다음 팀이 어떤 일을 하는지 알 수도, 알 필요도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모든 것이 실시간으로 공유되어 더 넓은 시야를 가지고 일할 수 있다. 이효은 굳이 설득하지 않아도 ‘척하면 딱’ 안다. 어떤 의견에 대해 바로 공감해주는 분위기다. 서로의 취향이나 자율성을 존중해주고 상사와 부하 관계에 흔히 있는 ‘눈치 보는 일’ 없이 서로 배려하며 일하고 있다.
우리 팀에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
윤재권 과거에 쓰던 검은색 결재판을 버렸다. 보고를 위해 보고서 양식을 작성하고 출력하고 결재판을 준비하는 과정이 사라졌다. 팀 회의가 필요한 내용은 엑셀이든 프레젠테이션이든 각자가 공유하기 편한 형태로 작성해서 화면에 띄우고 미팅을 진행한다. 팀 내에서만큼은 업무를 위한 업무를 최소화하고 있다. 김가영 프리라이더. 우리가 가장 자주 하는 말 중 하나가 ‘이제 나만 잘하면 된다’일 정도로 모든 팀원이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책임감을 다해 일한다. 각자 맡은 업무를 잘 해내고 있기 때문에 무임승차하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다. 문준식 꼰대. 모든 의사 결정 시 단독으로 결정하지 않고 꼭 필요한 수준의 협의를 통해 빠르게 일할 수 있어 좋다.
‘MZ 리더’로 정의하는 자신의 키워드를 꼽는다면?
윤재권 도전, 다양성, 자유. MZ세대 리더의 가장 큰 장점은 새로운 영역에도 과감히 발을 내딛는다는 것이다. MZ세대는 생각보다 나이의 범주가 넓어 각자가 다양한 가치관을 지니며 고정관념이나 규율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사고를 할 수 있다. 김가영 먼저, 크게, 많이. 누구보다 먼저 기회를 잡아 남들이 가보지 않은 길을 먼저 간다. 지금에 안주하지 않고 더 크게 될 그날을 위해 항상 배우고 성장한다. 그 누구보다 더 많이 고민하고 더많은 의견을 듣고 더 많이 실행하는 사람이 되자! 이것은 팀 얼티브에서 마케팅을 하며 재미와 진지함을 담아 만든 원칙인데, 리더로서의 나를 나타내기에도 좋은 키워드라고 생각한다. 박봄이 주도적, 도전, 성장. 진부할수 있지만 주도적인 도전을 하고 이를 통해 성장하고 싶은 의지를 가진 사람이라 정의하고 싶다.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닌, 실패하더라도 기꺼이 도전하고 끝내 성장 하는 사람들이 MZ 리더라고 생각한다. 반대로 부족한 점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윤재권 풍부한 경험. 팀원 각자의 실무 경험이 이 일을 하기에 부족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산전수전 다 겪은 사람들에 비할 바는 아니다. 하지만 성공은 경험에서 오고, 경험은 실패에서 온다고 시행착오를 겪는 부분이 생기더라도 빠르게 피드백하고 수정해서 시행착오를 겪는 경험마저 자산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가영 그래서 주기적으로 경영진과 선배들에게 피드백을 받기도 하고 특히 직접 소비자들에게 가까이 다가가 묻는다. 지난 6월, 전체 구성원이 11일 동안 직접 팝업 스토어를 운영하며 소비자의 의견을 생생히 듣고 앞으로 개선할 점을 도출하기도 했다. 김태연 아무래도 한 파트를 혼자서 담당하다 보니,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일을 다 해야 해서 내 방식대로 일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그만큼 책임감이 무겁게 느껴지기도 한다. 내가 맡은 기술 분야에서는 아직 나의 전문성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해외 연구소와 협업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고 있고 사내 다른 연구원들에게도 물어보며 도움을 받고 있다. 이효은 아무래도 비슷한 나이와 연차의 소규모 구성원이다 보니 다른 세대나 회사 조직의 피드백을 들을 기회가 흔치 않다. 그래서 크라우드 펀딩이나 팝업 스토어로 젠지층의 의견을 듣고 정기적인 보고를 통해 우리에게 투자한 회사의 피드백을 듣기도 한다. 앞으로도 다양한 방식으로 데이터를 수집해 우리의 가설을 검증하고 수정해나갈 예정이다.
요즘 1980~90년대생 팀장들은 70년대생으로 대표 되는 상사와 90년대생 사이에 낀 ‘낀대’라고 불리기도 한다. 윤재권 리더는 이런 고충을 느껴본 적이 있나?
윤재권 나는 현재 우리에게 투자하는 회사의 경영진과 사내 벤처팀 사이의 중간 소통자 역할을 맡고 있다. 물론 그에 따른 고충이 있는 건 맞지만 회사에서 사내 벤처팀의 독립 경영권을 최대한 보장해주고, 우리 팀원들도 회사의 투자를 기반으로 한 사업의 현실을 직시하고 있다. 중간에서 양쪽의 입장을 충분히 설명하고 이를 바탕으로 설득하면 모두 잘 이해하고 따라와준다. 고마워 하고 있는 부분 중 하나다.
건강한 팀십으로 만들어낸 팀 얼티브의 성과가 궁금하다.
김가영 한국인의 75%가 유당불내증이 있을 정도로 우유를 편하게 섭취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아, 최근 귀리나 아몬드 음료 같은 식물성 음료 시장이 크게 성장 중이다. 하지만 단백질과 칼슘이 풍부한 우유의 영양까지 완벽하게 대체하지는 못한다. 그래서 우리는 우유의 활용도와 지속 가능성 그리고 우유의 영양까지 완벽하게 갖춘 식물성 음료를 출시해 사람과 지구를 위한 더 나은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그래서 브랜드 이름도 ‘Alternative; 대안, 대체재’라는 의미를 담아 ‘얼티브 ALTIVE’라 명명했고 ‘최고의 대안 The Best Alternative’라는 비전을 가지고 앞으로도 다양한 유제품을 식물성으로 대체해나갈 것이다. 현재 출시된 제품인 ‘얼티브 플랜트유’는 우유의 1.5배의 단백질과 1.7배의 칼슘을 지닌 고영양 제품이다. 기존 식물성 대체 우유가 친환경, 식물성만 강조했다면, 우리 제품은 기존 우유가 가진 영양 성분 그 이상을 담아 더 건강함을 살렸다. 고단백, 고칼슘 제품을 상반기에 출시하여 와디즈 크라우드 펀딩, 팝업 스토어 등 목표로 했던 소프트 론칭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효은 우리 제품은 귀리나 아몬드와 같은 단일 재료가 아닌, 현미와 완두콩이 라는 영양이 풍부한 재료를 블렌딩해 우유 수준의 단백질, 칼슘, 필수아미노산 8종을 함유하고 있다. 차갑게 해서 그대로 마시거나 시리얼과 함께 먹고 커피와 함께 라테로 마셔도 고소하고 크리미하게 즐길 수 있는 제품이다. 올해 5월, 첫 제품 플랜트유를 생산했고 와디즈 펀딩 6000% 이상, 3000만원 이상을 달성했다. 6월에 ‘플랜트 유-니버스’를 콘셉트로 한 팝업 스토어는 11일간 2500명 이상이 방문했다.
앞으로 새로운 계획이 있다면?
윤재권 해외와는 다르게 식물성 대체유라는 카테고리가 아직 국내 시장에서는 소비자들에게 익숙하지 않다. 앞으로 더 많은 소비자들의 대중적인 입맛을 사로잡을수 있도록 제품을 개선해나가려고 한다. 김가영 지난 6월, 연남동에서 운영한 팝업 스토어와 지금까지 소비자들에게 얻은 피드백을 바탕으로 더 맛있고 활용도 높게 한 차례 더 리뉴얼할 예정이다. 그 제품은 11월에 열리는 서울 카페쇼에서 선보일 계획이니 많은 관심 부탁한다. 문준식 올해 카페쇼에서 B2B 바이어들과 납품 계약을 해, 내년에는 대형 카페 체인들에서도 우리 얼티브로 만든 라테음료를 더 많은 소비자들이 접하게 하고 싶다. 김태연 11월에 공식 론칭할 얼티브 대체 우유를 시작으로, 요거트, 아이스크림, 치즈 대제품도 출시해 앞으로도 많은 소비자들이 지구와 나 자신을 위해 선택할 수 있는, 맛있고 건강한 제품을 계속해서 제공해나갈 것이다.
크롭트 톱 잉크, 재킷과 팬츠 모두 낸시부, 슈즈 컨버스.
6 하이브 퍼포먼스 디렉터 박소연
15세에 춤을 추기 시작해 27세에 하이브 소속 레이블 쏘스뮤직에서 르세라핌을 전담하는 퍼포먼스 디렉터가 됐다. 르세라핌의 노래 가사 중 ‘겁이 난 없지 없지’ 부분을 자신과 가장 비슷하다 말할 정도로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고 매일을 100%로 살아낸다.
새로운 길을 만들어나가는 내 안의 원동력 하이브에 합류해 퍼포먼스 디렉터를 맡게 됐다.
프리랜스 댄서로 댄스 크루에 속해 있으면서 20살 때부터는 예술고등학교 학생들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학원과 스튜디오를 거쳐 엔터테인먼트에서도 댄스 레슨을 했다. 졸업 후 대학원에 다닐 때는 예술대학교에서 스트리트 댄스를 전공하는 친구들을 가르쳤다. 춤을 추는 것도 좋아하지만 한 사람의 댄서를 만들어나가는 트레이닝에 더 소질이 있다고 느꼈다. 27살이 되던 해는 겉으로는 밝고 당당하고 자신감이 넘쳤지만 스스로에겐 힘든 시간이었다. 살면서 춤밖에 안 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춤이 인생의 반을 차지하는데 ‘이제 다음은 뭐지?’라는 고민이 들었을 때다. 때마침 타이밍이 기막히게도 퍼포먼스 디렉터 자리를 제안받았다. 1초도 고민하지 않았다. 그 전화를 받고 곧바로 하겠다고 했다. 퍼포먼스 디렉터는 어떤 일을 하나? 흔히 안무를 만드는 사람이라고 알고 있지만 생각보다 굉장히 많은 일을 한다. 아티스트가 춤을 잘 출 수 있도록 트레이닝을 하는 것은 기본이다. 안무, 제작,기획 능력까지 갖추어야 한다. 의상, 조명 등 무대 위에서 일어나는 모든 부분을 포괄적으로 다룰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그렇게 하고 있다. 퍼포먼스를 넘어 아티스트가 무대 위에서 돋보이는 춤과 음악을 최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모든 부분을 관할한다고 보면 된다. 하이브에 있는 퍼포먼스 디렉터는 이렇게 일하지만 회사 마다 역할이 조금씩 다르다.
르세라핌은 데뷔 100일 만에 뮤직비디오 1억 뷰를 달성했다. 올해 데뷔한 걸그룹 중 최단기간이다. 미국 빌보드 차트에 14주 연속 진입하기도 했는데 실력과 배경이 각기 다른 멤버들이 하나의 팀으로 보이게 하기 위해 어떤 점을 특히 고민했나?
‘우리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세상에 전달하자’는 것이 르세라핌의 정체성이다. 그렇게 하려면 진짜 자기 자신을 보여줘야 한다. 경력이 있는 사쿠라나 김채원 같은 경우 맨 처음 합류했을 때부터 내가 이런 얘기를 했다. 과거 아이즈원 활동을 하던 사쿠라와 김채원도 너무 빛나고 멋있지만 우리는 이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거라고. 처음이자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고. 대부분의 그룹은 댄스, 보컬, 랩을 담당하는 멤버가 각각 나뉘어 있는 경우가 많다. 나는 오래전부터 그런 포지셔닝이 굳이 왜 필요한가에 대한 의문을 갖고 있었다. 르세라핌만큼은 각자의 색깔이 다 잘 보이는 팀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처음부터 했고 트레이닝을 할때도 모두가 연습생으로 돌아가 기본기부터 다시 시작했다. 이를 통해 팀을 더 조화롭게 만들면서 한 명 한 명이 다 빛나게 하고 싶었다.
르세라핌의 색깔과 정체성을 잘 보여주기 위해 안무 디렉팅은 어떤 방식으로 했나?
멤버 각자의 경험담에서 이야기를 끄집어내 안무 티칭을 했다. 단순히 동작만 트레이닝하면 그냥 외우는 것일 뿐이니까. 어떤 마음으로 표현해야 되는지, 이 동작을 통해서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를 생각하고 움직임을 하면 다르다. 단지 유행시키기 위한 안무를 짜진 않는다.
힘든 순간은 어떻게 극복하나?
‘싫은 일도 할 수 있어야 하고 싶은 일을 더 많이 펼칠 수 있다’는 아버지의 말씀을 늘 마음속에 품고 있다. 힘든 일은 그냥 걷다가도 생길 수 있다. 일을 하면서 고민 되거나 지치는 경우도 분명 있지만 다음 스텝을 염두에 두면서 그생각에 매몰되지 않으려고 하는 편이다. 지금 담당하고 있는 이 팀이 어떻게 해야 더 새로운 걸 보여줄 수 있을까, 뭘 하면 더 재미 있을까, 사람들이 더 공감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내 머릿속을 차지하고 있는 가장 큰 고민이다. 그 외에는 거의 없다.
나의 ‘Fearless’한 순간은?
매 순간. 매일 다른 일이 일어난다. 그걸 두려워하면 지는 거라고 생각한다.
퍼포먼스 디렉터로서 요즘 하고 있는 고민은?
르세라핌 멤버들이 K-팝 신을 넘어 아티스트로서 얼마나 많은 것들을 보여줄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과 고민이 가장 크다. 더 나아가서는 누구도 해보지 않은 무언가가 있지 않을지 상상해보기도 한다. 퍼포먼스 디렉터가 남들이 아는 것보다 할 일이 많고 많은 부분을 담당하고 있지만 그 이상을 넘어선 것들을 더 해보며 영역을 넓혀나가고 싶다. 지금도 이것저것 많이 만들어보고 있다. 예술은 분야가 조금씩 다를 뿐이지 결국에는 하나로 통한다고 생각한다.
늘 마음속에 새기는 삶의 태도가 있다면?
항상 원동력을 만들려고 한다. 매일이 똑같이 느껴진다면 어느 날은 좋아하는 옷을 입고 연습실에 출근해 멋진 하루를 보낸다든가 하루는 맛있는 걸 시켜 먹으며 기분 전환을 한다든가 하면서. 그러다 보면 항상 기분 좋게 마무리된다. 물론 그러면서도 끊임없이 고민스러운 나날이 이어지겠지만 그런 것들이 꼭 하나씩은 있어야 내일의 나도 행복 하고 모레의 나도 행복하다. 한 번 사는 인생을 더 멋있게 살고 싶다. 늘 아쉬움이 남지만 그래도 100% 최선을 다한다. 후회하지 않을 만큼 에너지를 쏟아내면 그날은 100점짜리 하루가 된다.
슬리브리스 니트 톱 코스, 크롭트 재킷 가니, 팬츠 메종마레.
7 와디즈 콘텐츠팀 팀장 최홍희
1400개 프로젝트, 누적 300억 매출을 올렸다. 실무 능력을 인정받아 입사한 지 4년 만인 올해 3월부터 와디즈 콘텐츠팀을 이끌고 있다. 팀장이기 전에 회사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로서 일을 굉장히 잘해야 된다는 애티튜드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라지지 않고 오래도록 일하며 누군가에게 길을 열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새로운 세대의 언어로 일하는 법 입사 4년 만에 와디즈 콘텐츠팀 팀장이 됐다.
와디즈는 플랫폼이다 보니 모든 펀딩 프로젝트의 콘텐츠를 내부에서 만들진 않는다. 잘될 것 같은 프로젝트를 선별해 내부 인력을 붙이는데, 그중에서도 내가 담당한 프로젝트의 매출이 잘 나오고 광고 효율이 좋아 팀장이 된 게 아닌가 싶다. 와디즈가 젊은 조직이기는 해도 다른 회사에서 막내 연차인 직원에게 팀장 직급을 주는 일은 별로 없다. 윗선에서 반대 의견도 있었다고 들었다. 실무를 잘 해왔다는 점에서 가장 큰 기대가 있지 않았나 싶다. ‘나도 저 사람처럼 실무를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팀원들이 자연스럽게 하도록 만드는 팀장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펀딩 플랫폼의 콘텐츠팀은 카피라이터와 마케터 사이에 있는 독특한 포지션이라고.
기획부터 한다는 것이 콘텐츠팀의 존재 이유다. 콘텐츠팀과 자주 협업하는 프로젝트 디렉터의 시선에서 사람들이 관심을 많이 가질 것 같은 제품이라면 내부에서 직접 콘텐츠화할 수 있는지 오퍼를 준다. 그때 콘텐츠 관점에서 이야깃거리를 충분히 가지고 있는지 판단한 다음에 스토리 기획 작업을 시작한다. 제품을 개발한 메이커와 미팅을 한 후 우리가 짠 스토리 라인까지 컨펌을 받으면 그때부터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간다. 하나의 프로젝트가 세상에 나오기까지 3~4주 정도 소요된다.
콘텐츠 만드는 일에는 정답이 없다. 배정이나 피드백은 어떤 방식으로 주나?
해보고 싶고 잘할 자신이 있는 사람이 손 드는 방식으로 자원해 해당 프로젝트를 맡을 수 있게 독려하는 편이다. 그래야 의욕과 책임감이 생긴다. 피드백은 항상 어렵다. 내 기준으로 보지 않으려고 애를 쓴다. 프로젝트마다 각기 다른 목적을 잘전달할 수 있는 소재와 콘텐츠인지를 기준으로 보려 한다. 피드백은 팀원 모두가 참여한다. 콘텐츠 에디터와 디렉터가 나 포함 7명이다 보니 프로젝트 하나에 피드백 여섯 개가 온다. ‘내 생각은 이런데 네가 보고 괜찮아 보이면 이 의견도 반영해줘’ 정도의 톤이다. 피드백만을 위한 업무용 채팅방이 따로 있는데 실시간으로 피드백이 올라온다. 그 피드백이 모이다 보니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게 아닐까 싶다.
MZ세대 팀원들을 맞아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팀장들에게 90년 대생 팀장으로서 전하고 싶은 팁은?
‘나는 틀렸다’라는 생각을 계속 해야 하는 것 같다. 문화와 세대를 언어라고 생각한다. 비유하자면 예전에는 우리의 언어가 영어라 영어로 소통하는 걸 배워왔다면 지금은 한국어가 새로운 시대의 언어가 됐다. 새로운 언어를 쓰는 사람들과 원래 쓰던 언어로 소통하려 하니 당연히 부딪칠 수밖에 없지 않을까. 영어가 틀리고 한국어가 옳다는 게 아니라 한국어를 쓰는 시대가 되었으니 한국어를 배워야 한다는 말이다.
팀장으로서 하지 않기로 한 것이 있다면?
하지 않기로 한 3가지 말이 있다. 첫 번째로 ‘이번 한 번만’은 좋은 부탁이 아닐 때 하게 되는 말이다. ‘이번 한 번만 해주시면 안 될까요’라고 하게 되는 일을 만들어내지 않도록 외부 팀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정확히 하려 한다. ‘사실은’이라는 말은 팀원에게 업무를 줄 때 배경 설명을 제대로 하지 않을 경우 하게 된다. 설명을 제대로 하지 않아 예상과 다른 결과물이 나왔을 때 ‘사실 이건 이렇게 갔어야 하는데요’라고 말한다면 일을 두 번 해야 하는 것이다. 처음부터 이 일을 왜 해야 하고 설사 그 일이 팀원이 원하지 않는 경우라도 이 일을 했을때 어떤 결과를 가져올 수 있고 어떻게 성장할 수 있는지까지를 설명하려 한다. 그 설명이 충분하다면 ‘사실은’이라는 말은 하지 않아도 된다. ‘그런데’라는 말도 안 하려고 한다. 이야기를 할 때는 뒤끝 없이 솔직하게 처음부터 말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강연, 기고 등 외부 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다. 퍼스널 브랜딩을 열심히 하는 팀장은 일할 때 어떤 장점이 있다고 생각하나?
회사 내 커뮤니케이션에 도움이 된다. ‘저 사람은 일을 잘하는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소통을 시작할 수 있다는 건 굉장히 유리하다. 제안을 할 때 더 쉽게 받아들여지기도 하고 회의를 요청할 때 흔쾌히 허락해주기도 한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부수적인 요소다. 밖에서는 유명한데 회사 내에서는 엉망진창인 사람도 많다고 들었다. 퍼스널 브랜딩을 잘하는 것과 좋은 동료가 되는 건 전혀 다른 역량이다. 사이드 프로젝트는 사이드로 두려 하고 회사가 나의 최후의 보루이자 우선순위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한다.
향후 계획하고 있는 일은?
그간 와디즈에서 ‘팔리는 콘텐츠’라는 주제로 콘텐츠팀이 일을 해왔다. 이젠 그걸 넘어 ‘다른 사람들이 잘 팔 수 있게 돕는 콘텐츠’를 만들고자 한다. 종종 ‘우리 팀은 사라지기 위해 존재하는 팀’이라고 이야기하곤 한다. 우리가 발행한 잘 팔리게 하는 방법들에 관한 콘텐츠를 보고 메이커들이 알아서 펀딩을 잘 준비할 수 있다면 콘텐츠팀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아도 된다. 지금까지는 잘 팔리는 선례를 최대한 많이 만들어보자는 것을 목표로 개별 프로젝트에 집중했다면 향후에는 메이커들이 잘팔 수 있게 돕는 콘텐츠를 많이 발행하려고 한다. 빠른 시일 내 팀이 공중분해 되는 것이 목표다(웃음).
셔츠, 롱 스커트 모두 코스, 슈즈 레이첼콕스.
8 롯데쇼핑 마트사업부 보틀벙커 팀장 이영은
롯데쇼핑(주) 마트사업부에서 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와인 전문 큐레이션숍 ‘보틀벙커’의 팀장. 2006년 롯데그룹 공채로 입사해 2008년부터 MD(상품기획자)로 근무하고 있으며, 2009년부터 와인 전문 MD 및 주류팀장으로 일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보틀벙커 1호점 잠실 제타플렉스 오픈 후 보틀벙커 팀장으로 재직 중이다.
‘성공하는 일의 방식’ 공유하기 보틀벙커팀과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됐나?
2019년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한 저가 와인의 성장, 2020년 코로나19로 인한 ‘집콕’ 및 ‘홈술’로 와인 트렌드 확산, 식문화의 변화로 와인의 접근성이 확대 되었다. 2020년 롯데마트 기준 와인 성장률 60%, 2021년 30% 이상으로 와인의 수요를 확인했고 오프라인 집객 및 와인 카테고리의 선점을 위해 신규 프로젝트로 ‘메가 와인숍’을 구성하게 되었다. 지난해는 TF 조직 및 주류팀으로 겸직을 했고 2022년 1월부로 보틀벙커팀으로 정식 발령이 났다. 현재 보틀벙커 1호 잠실 제타 플렉스, 2호 창원, 3호 광주상무점을 오픈하고 4~5호점 오픈을 진행 중으로, 와인, 위스키, 푸드 및 용품까지 전체 총괄하며 상품 및 마케팅, 홍보, 오퍼레이션까지 운영하고 있다.
약 1년 만에 거대 와인숍을 론칭했다고 들었다. 이렇게 빨리 성장할 수 있었던 요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1년도 채 되지 않는 기간에 아이디어 수립, 와인 소매점 면허 취득, 공사 및 디자인 설계, 가장 어려운 상품 검토가 이루어질 수 있었던 것은 업계에서도 센세이션했다. 이것은 대표님까지 다이렉트로 소통하고 의사 결정을 내렸기에 가능했다. 부회장님, 대표님, 주류부문장님 이하 팀원들까지 의견을 적극 수렴하고 주류 부문에서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게 권한을 위임받았기에 해낼 수 있었던 일이라고 생각한다. 더불어 대기업에서 신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유관 부서와의 소통 및 협업을 통해 좋은 성과를 이뤄낼 수 있었다. 2021년 12월 23일 보틀벙커 1호점인 잠실 제타플 렉스점 오픈 후, 9일간 10억 달성 및 기존점 대비 성장률이 점별 400~1000%까지 나타나고 있다. 매출 성과 외에도 상품뿐만 아니라 와인과 관련된 다양한 콘텐츠와 테이스팅 탭의 경험을 구현 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와 다양한 협업 제안을 받는 중이다.
보틀벙커팀의 특징은 MZ세대로 구성된 것이다. 이것 또한 성공 요인 중 하나라고 느껴진다.
보틀벙커의 메인 타깃이 MZ세대다. 초기 세팅 시에 MZ세대가 와인을 더 이상 어렵게 느끼지 않고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설계하고자 했다. 보통은 프리미엄 와인숍의 느낌을 떠올릴 텐데, 와인 카테고리도 부담스럽다고 느끼는 소비자들의 반응이 많았다. 그래서 부담 없이 즐기고 머무를 수 있는 공간, 재미있어서 SNS 업로드하고 와인을 구매하려면 반드시 들러야 하는 장소로 인식하게 하고 싶었다. 그래서 MZ세대로만 팀을 구성했고, 팀원 구성이 와인을 좋아하는 애호가부터 갓 시작 하는 입문자까지 다양했기에 이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매장을 만들고자 했다. 감각이 뛰어난 여성 인재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아이디어를 접목하고, 직장 동료지만 또래이기에 유연하게 업무에 접근하고 소통할 수 있다는 것도 우리 팀의 장점 중 하나다.
팀장으로서 고충을 느낄 때는 없나?
1990년생 이하의 팀원으로 구성되어 세대 차이를 느낄 때도 있다. 하지만 회사 규정과 팀원들의 생각이 다른 경우, 충분히 상황을 설명하고 이해하도록 소통 하고 있으며 개개인의 다양성을 존중해 일대일 대화를 강화하는 편이다.
‘MZ 리더’로 활약 중인 자신만의 무기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공감, 소통, 전문성’이라고 생각한다. 그중 가장 큰 강점은 공감 능력이라고 생각하는데, 업무 혹은 외적인 부분에서 진실성 있게 공감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소통하고자 한다. 각자의 의견만 제시하고 일방적인 지시를 하는 것이 아닌 서로 합의 가능한 소통을 통해야만 원활한 업무 진행 및 결과 도출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업무의 전문성이다. 오랜 경험의 노하우와 전문성이 결합되어 지금의 리더십이 완성될 수 있었다.
우리만의 건강한 ‘팀십’을 형성하는 방법이 있다면? 이를 위해 팀장으로서 꼭 지키고 있는 철칙이 있나?
앞서 언급한 업무의 전문성. 혼자만의 전문성이 아닌 팀원들의 전문성을 함께 향상시키고 업무의 성공을 통해 노하우를 축적해 ‘성공하는 일의 방식’을 서로 공유한다는 점이 우리 팀을 더욱 강하게 만든다. 나 또한 주니어 시절부터 롤모델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것처럼, 팀원들이 누군가를 롤모델로 삼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중이다. 눈치가 빠른 편은 아니지만, ‘낄낄빠빠’라는 말처럼 팀원들의 문화를 존중 하고 이해할 수 있는 열린 마음을 갖고자 노력한다.
앞으로 이루고 싶은 커리어 목표가 있다면 무엇일까?
양적·질적인 회사의 성장 및 나 자신의 성장이 목표다. 이를 위해 지속적으로 교육을 받고 끊임없이 전문성을 키워가고 있다. 팀원 및 회사 내부의 후배들도 이를 통해 성장 동력을 얻고 함께 발전해나갈 수있었으면 좋겠다.
(왼쪽부터) 서예원, 황보민, 선우정
에디터 김희성 사진 김유성
MZ세대 팀원으로만 구성된 갓생기획팀은 MZ세대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고 있다. 사람들이 열광하는 대박템을 만드는 비결은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아이디어를 주고받는다는 것. 누가 시키지 않아도 주도적으로 일을 만들고 실행해나가며 소비자와 소통하고 있다.
찐팬을 만들어내는 팀워크의 힘 갓생기획팀은 어떤 팀인가?
선우정 20대 후반부터 30대 후반까지의 직원들로 구성된 TF팀이 다. 호기심이 많고 열정 넘치는 사람들이 문을 두드린다. ‘내가 속한 팀의 일만 하겠다’는 마인드가 아닌 자신이 속한 부서에서 일하다 갓생기획팀에 합류해 업무를 확장한다. 20~30명 정도 된다.
30대 후반이 지나면 팀을 떠나야 한다고 들었다.
황보민 강제 졸업하는 분위기다(웃음). 아이디어가 도저히 안 떠오른다 싶으면 알아서 빠진다. 시즌1에서 2~3명 정도가 본래의 팀으로 돌아갔다. 갓생기획팀에서 어떤 역할을 맡고 있나? 선우정 팀의 세계관을 만들고 이를 확장시켜나가는 기획자 역할을 하고 있다. 황보민 가공식품을 만드는 MD다. 갓생기획팀에 합류해 다양한 협업 상품을 기획하고 있다. 서예원 캐릭터 ‘무무씨’ 를 만들었다. 현대 직장인들이 좋아할 수 있는 무념무상한 표정을 모티프로 한 캐릭터다. 팀 내에서 무무씨의 엄마로 불린다.
갓생기획의 세계관은?
선우정 처음 갓생기획팀을 시작할 때는 MZ세대로만 이뤄진 가상 회사가 콘셉트였다. 갓생기획팀에서 일하는 가상 인물 ‘김네넵’이 기획한 상품이 실제 오프라인에 판매된다는 것이 골자였다. 지난해 갓생기획팀 시즌1을 종료하고 올해 시즌2를 시작하면서 세계관도 업그레이드했다. 김네넵을 열정 잃은 저연차 직장인으로 수정했다. 우리의 실제 생활을 많이 반영해나가고 있다.
갓생기획팀의 일하는 방식은 어떤가?
황보민 메신저에서 온갖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현실 가능성이 없어 보이는 것도 일단 던진다. 얘기하다 보면 그중 구체화되는 것도 생긴다. 각자 자기 일만 하는 게 아니라 서로에게 아이디어를 주고 ‘내 꺼다’ 싶으면 빠르게 채택한다. 보고서도 아예 없다. 어차피 상품을 출시할 때 상품 소개서를 작성해야 하니 굳이 필요 없다. 갓생기획 팝업 스토어도 큰 인기를 끌었다. 선우정, 서예원 세계관의 연장선으로 팝업 스토어를 열었다. 김네넵의 반려 여우 ‘무무씨’는 김네넵이 하지 못하는 이야기를 하는 콘셉트로 2D 캐릭터를 인형으로 구현했다. 팝업 스토어를 찾는 사람들이 ‘내 모습 같다’고 공감하며 무척 좋아해주셨다. 팝업 스토어를 해본 구성원이 한 명도 없어 고생을 많이 하긴 했다. 처음에는 작게 하려고 했는데 규모가 커졌고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있고 재미도 있게끔 하고 싶었다.
갓생기획이 출시한 상품은 나오는 족족 화제가 된다.
황보민 보통 하나의 상품이 출시되는 데 최소 2~3개월 걸린다. 젊은 소비자를 끌 수 있을지, 갓생기획에서 할 만한 상품인지부터 먼저 고려해 서로의 의견을 주고받는다. 이후 제작을 진행한다. GS25에서 선보인 차별화 상품 중 60~70%는 갓생기획 주도로 출시됐다. 평소 뜨는 장소와 맛있는 곳들은 웬만하면 다 가본다. 노티드와의 협업도 도넛 사러 갔다가 사람이 너무 많길래 왜 사람이 많은지를 생각해보다 대표님 연락처를 수소문해 만났다. 이후 협업을 진행해 노티드 팝콘과 노티드 우유를 출시했다. 다운타우너×스윙칩, 바프와의 협업 제품도 기억에 남는다. 선우정 최고심 작가와의 협업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어떻게든 최고심 작가를 만나봐야겠다고 생각해 작가님께 연락했다.
팀 내에서 하지 않는 암묵적인 룰이 있나?
선우정 무조건적인 반대는 하지 않는다. 갓생기획팀은 수용성이 높은 집단이다. 이건 이래서 안 돼, 저건 저래서 안 돼 하다 보면 사실 할 게 별로 없다. 되도록 서로의 의견을 받아들이려고 하는 편이다. 그 와중에도 사회적으로 문제가 될 소지가 있거나 누군가 상처받을 수도 있겠다 싶을 때는 반드시 의견을 준다. 무작정 안된다고 하기보다는 다른 방식으로 풀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한다. 티타임에도 이런 이야기를 가감 없이 나눈다.
각자의 팀에서 일하는 것과 비교해 갓생기획팀에서 자발적으로 업무를 해보니 어떤가?
서예원 캐릭터 개발은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업무인데 무무씨를 탄생시키면서 많이 성장했다. 누군가의 눈치를 보지 않고 우리끼리 자유롭게 제작해나가는 과정 자체가 재미있다. 선우정 브랜드 네이밍, 카피를 쓰다 보니 주로 책상에 앉아 하는 업무가 많았다. 원래 트렌드에도 관심이 많아 재미있게 본 걸 부계정에 모아두는 걸 무척 좋아했지만 상품 개발을 하지 않다 보니 적용할 수 있는 사례가 많지 않았다. 갓생기획을 하면서 업무 롤이 다양해져 내가 생각한 것이 적용될 때 신기하다. 상품 네이밍을 하거나 카피를 쓸땐 지켜야 할 것도 많고 보고 절차도 있는데 갓생기획에선 꽤 많은 걸 만들어서 보고를 해도 해보라고 수용해주시는 편이다.
찐팬을 만들고 매출로 이어지는 성과의 비결이 갓생기획팀의 결속력과도 연관이 있다고 보나?
황보민 비판과 비난이 없으니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 상품을 만드는 데 있어서도 좀 더 자신감이 붙고 더 좋은 상품이 나온다고 생각한다. 출시된 상품이 잘 팔리면 회사에서 인정받고 더재미있는 상품을 만들어보라는 분위기가 형성되니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윗분들이 모르면 모를수록 더 좋다고 생각한다. 그럴수록 시장에서는 더 먹히는 면이 있다.
티셔츠 타입서비스, 재킷과 팬츠 모두 에센셜, 슈즈 골든구스
10 리멤버 커뮤니케이션팀 팀장 김수빈
2015년 첫 회사인 홍보대행사를 다닐 때부터 리더십에 관심이 많았다. SKT, 한국후지필름, 돌코리아 같은 기업을 비롯해 대형 로펌, 공공기관 등 다양한 산업군의 홍보 전략 수립 및 컨설팅을 맡은 경험을 살려, 2022년 2월 리멤버 커뮤니케이션팀으로 이직했다. 입사 3개월 만에 임직원의 신뢰를 받아 팀을 이끄는 리더가 되었다.
이유를 함께 찾는 리더 3개월 수습 기간이 끝나자마자 팀장이 되었다. 어떤 성과를 냈나?
리멤버 앱이 출시된 2014년 1월부터 지금까지 나온 수천 건의 기사를 전수 분석해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짰다. 비즈니스의 뿌리부터 고민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성이 담긴 전략이었다. 대표님이 이 부분을 긍정적으로 평가해 팀장직을 제안했다.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갑작스럽게 팀장이 되었다.
팀장이 된 지 2개월 차로 처음 겪는 일에 고민도 있다. 팀원일 땐 물어볼 사람이 있었는데, 이제는 내선에서 어느 정도 결정을 한 후 경영진과 의견을 조율해야 하므로 의사 결정을 할 일이 많아졌다. 어떤 팀원을 채용할지, 한정된 리소스 상황에서 우선순위를 어디에 둘 것인지 등등 고민의 범주가 늘어나고 있다.
생각했던 리더상이 있나?
리더는 압도적인 전문성을 통해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고, 유연한 소통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마디로 ‘일 잘하면서 따뜻한 사람’.
본인은 그에 가까운 사람이라고 생각하나.
아직 신입 팀장이라 스스로 이에 부합하는지 확언할 수 없다(웃음). 다만, 팀원에게 질문을 많이 하려고 한다. 나는 이미 답을 알고 있더라도 팀원 스스로 질문에 답을 찾는 과정을 거치면 자신의 일에 주도권을 갖게 된다. 또 잘한 일에 대해서는 인정과 감사의 표현을 많이 한다. 리멤버에는 ‘타코 문화’라는 게 있다. 사내 메신저인 슬랙에 ‘헤이 타코’ 라는 앱을 연결해, 동료에게 칭찬과 감사를 타코 이모지로 표현하는 것이다. ‘감사하다’는 건조한 말보다 타코와 함께 표현하는 마음이 더 진하고 신나게 느껴진다. 분기에 한 번씩 가장 많은 타코 이모지를 받은 직원에겐 상을 주기도 한다. 부상은 무려 특급 호텔 숙박권이다. 부상도 좋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동기부여가 되는 덕분에 팀워크도 단단해진다.
타코 문화 외에도 리멤버에는 다른 회사에 없는 문화가 있을까?
오버 커뮤니케이션 문화다. 처음 입사한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은 ‘저런 것까지 공개해?’다. 처음 만들어졌을 때부터 지금까지의 모든 회의 자료는 물론 월별 매출 현황까지 모두 슬랙과 구글 드라이브로 공유한다. 모든 것을 투명하게 공유하고 소통하니 직원 입장에서 회사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명확하게 알 수 있다.
이런 조직 문화를 자체 플랫폼과 다양한 매체를 통해 많이 공개 한다. 그 이유가 무엇인가?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채용 브랜딩 측면이다. 리멤버와 결이 맞는 사람들이 더 많이 지원하도록 우리 사내 문화를 먼저 적극적으로 알리는 것이다. 실제로 입사 지원자들 중에는 테크 블로그나 인터뷰 콘텐츠를 보고 문화가 좋아 보여 관심을 가진 사람이 많다. 두 번째는 내부 구성원의 동기부여다. 이런 콘텐츠를 통해 조직에 만족감을 가지면, 조직 문화가 더욱 단단해지고 일도 더 몰입할 수 있기 마련이다.
이를 알리는 데 커뮤니케이션팀의 역할이 중요할 것 같다.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조직을 대표하는 메신저 역할을 해야 하기에 먼저 신뢰를 얻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메시지의 옳고 그름보다, 메신저가 얼마나 믿을 만한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신뢰할 수 있는 메신저가 되는 법은 뻔한 말이지만 공부다. 리멤버의 서비스는 물론 전사 차원의 사업 방향과 조직 문화 등 다방면에 관심을 가지고 평소 안테나를 잘 세워두려 한다.
기억에 남는 성과가 있는가?
팀의 특성상 다른 부서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에 협업이 필요한 때가 있다. 그중 하나가 리멤버 TV CF 광고 론칭을 앞두고 웹과 앱 서비스 소개 문구와 카피를 전반적으로 재정비하는 일이었다. 짧은 시간이 주어졌지만, 그동안 브랜드에 대한 공부를 착실하게 해왔기에 해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팀장으로서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도 있나? ‘
이 팀은 왜 존재해야 하는가?’ 커뮤니케이션팀은 지원 부서라 자체 매출이 일어나지 않는다. 그렇기에 회사 내에서 우리의 필요성을 끊임없이 증명해야 한다. 이런 질문을 던지는 과정을 통해 우리 팀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도 점검할 수 있다.
그 질문의 답은 찾았나?
여전히 찾아가는 과정에 있지만 일단 한가지를 찾았다. 회사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유일한 매체라는 것이다. 아직 많은 사람이 리멤버를 명함 아카이브 앱으로만 알고 있는데, 커뮤니티 운영, 전문 뉴스 같은 콘텐츠 제공 서비스 등 직장인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를 본격적으로 알려 브랜드의 인지도를 높이는 역할은 우리 팀의 몫이다.
앞으로의 목표는?
우선은 신뢰할 수 있는 메신저 역할을 할 수 있는 팀으로 세팅부터 해야 한다. 이후엔 메신저 역할을 넘어 브랜드의 팬덤을 만드는 크리에이터 역할도 할 것이다.
드레스 가니, 블루종 골든구스, 볼캡 베투룸, 슈즈 뉴발란스.
11 리디 웹툰스튜디오 T3팀 리더 이보미
어린 시절부터 만화를 좋아해, 애니메이션 특성화 고등학교에서 만화를 전문적으로 배우기 시작했다. 청강만화역사박물관에서 교육사로 첫 커리어를 시작했으며, 이후 디앤씨미디어에서 창작 웹툰을 기획, 제작하는 웹툰 PD로 4년간 근무했다. 2021년 1월 리디의 웹툰 스튜디오에 입사해 5개 팀, 약 60명의 구성원을 관리하는 리더로 일하고 있다.
안정적인 창작 환경을 위해 리디 웹툰스튜디오는 어떤 일을 하는 부서인가?
리디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한다. 웹툰스튜디오는 각 분야의 전문가가 팀을 이뤄 스토리 기획부터 연출, 작화, 편집 등의 과정을 맡아 작품을 만든다. 1명이 모든 창작 과정을 이끌 때보다 장기 연재 스케줄을 소화하면서도 안정적인 작품 퀄리티를 유지할 수 있다. 나는 이 안에서 5개팀, 약 60명의 구성원을 관리하며 작품 전반의 검수와 디렉팅을 하고 있다.
상당히 많은 사람을 이끌고 있다. 어떻게 리더가 되었나?
리디 웹툰스튜디오가 만들어지던 시점에 합류하게 되어, 팀장으로 입사 했다. 처음부터 5개팀을 맡았던 건 아니고, 리디의 작품 프로듀싱 방향성을 제시하고 그에 맞는 팀을 세팅하면서 지금처럼 대규 모의 팀원을 이끌게 되었다. 이전 직장에서 작품 프로듀싱을 하며 쌓은 노하우가 웹툰 제작을 안정적으로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도움이 되었다.
창작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어 각자 개성도 강할 것 같다. 팀원을 관리하는 데 어려움은 없나?
어느 조직이나 살아온 환경이 다르기에 팀원 개개인의 생각이 다를 것이다. 내 역할은 이들이 회사 안에서 지속 가능하게 창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라, 팀원의 고민과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를 위해 주변의 웹툰 작가인 친구들에게 조언을 구하고 창작자의 시선에서 공감하려 했다. 팀원 한 명 한 명과 이야기하며 고민을 듣고, 필요한게 어떤 것인지 찾아내 해결해나가고 있다.
업무를 할 때 팀원과 어떤 방식으로 소통하나?
리디에는 ‘리디 코드’라는 게 있다. 의사 결정, 소통, 업무 자세 등 일을 할 때 지켜야 하는 원칙이다. 여기에 나오는 소통의 5가지 원칙을 생각하며 대화를 하려 한다. 수평적이고 솔직하게 서로 정확한 표기와 의도, 맥락을 설명한다. 이때 중요한 건 서로가 피드백을 받아들일 수있는 사람이라고 믿으며 최대한 쿠션어 사용을 지양하는 것이다. 특히 부정적인 피드백을 할 때 이 점에 유의한다.
새로운 의견을 끊임없이 이끌어내야 할 것 같다. 나만의 방법이 있나?
일을 하는 데 로열티를 갖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 업무나 상사 혹은 회사에 자부심을 가지면 더 어려운 일도 해낼 수있는 힘이 생긴다. 그래서 팀원들의 동기부여를 위해 인정을 많이 하려 한다. 단순히 성과뿐만 아니라 그 사람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나아가고 싶은 방향성이 무엇인지를 알아봐주고 인정 하려고 노력한다. 자신감을 가지면 자연스럽게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된다.
팀원에게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노력하는 듯하다.
웹툰스튜디오의 가장 큰 목표는 지속 가능한 창작 환경을 조성하는 일이다. 구성원들이 작품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마음껏 도전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상태가 필요하다.
늘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작업을 하기에 지칠 때도 있을 것 같다. 지친 팀원을 어떻게 독려하나? 목표를 세워주는 게 중요할 것같다.
사람이 행복하기 위해서는 목표를 명사가 아니라 동사로 세워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래서 피드백을 할 때 ‘해야 할 일’ ‘필요한 업무’ 이런 식 대신 ‘어떤 걸 해볼까’ ‘이런 방식은 어떨까’ 라는 질문을 던진다. 팀원 스스로 동사로 자신의 목적을 만들어낼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스스로는 지치지 않도록 어떻게 관리하나?
시간 관리를 중요하게 여긴다. 업무를 할 때 과연 이 일이 얼마큼 중요하고, 그렇다면 내 시간을 어느 정도 사용해야 하는지부터 생각한다. 만약 불필요한 일이라고 생각되면 과감하게 정리한다. 차라리 그 남는 시간을 팀원과 보내려 한다.
팀의 성장을 위해 하는 활동이 있나?
격월로 모든 팀이 모여 타운 홀을 진행한다. 각자 진행한 TF 활동을 발표하거나 작품 성과와 리뷰를 같이 하기도 하며 앞으로 나아갈 방향성을 공유한다. 개인적으로는 매니징 관련 스터디와 웹툰 PD 스터디를 하고 있다. 이제는 웹툰 PD 업무가 주가 아니지만, 주니어 레벨 PD들의 업무 스킬 향상을 돕는 것도 내 일이기 때문이다.
일을 하며 가장 보람찼던 순간은 언제인가?
당연히 작품이 잘되었을 때. 리디 웹툰스튜디오의 첫 로맨스 판타지 작품인 <참아주세요 대공>은 국내는 물론 리디의 글로벌 웹툰 서비스 ‘만타’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후 나온 <공작님의 말씀을 거역하면> 도 국내외에서 인기를 얻었다. 글뽑는자판기 작가가 쓴 동명의 소설을 웹툰화한 작품이다. 이렇게 계속해서 우리 팀에서 만든 작품이 좋은 반응을 얻는 것만큼 보람찬 순간이 있을까.
이렇게 꾸준히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인가? ‘
가장 먼저 그리고 마지막에는 고객의 관점에서 바라본다.’ 리디 코드의 첫 번째 원칙이다. 결국 우리가 열심히 만든 작품을 보는 건 고객 이니까, 고객 관점에서 바라보고 고민해 만든 작품이 결국 반응도 가장 좋다.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이름만 대면 아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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