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네 발] 동물 죽이는 동물원? 끔찍한 두 얼굴

2022. 10. 2. 10:36사회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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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 네 발]은 동물의 네 발, 인간의 발이 아닌 동물의 발이라는 의미입니다. 도심 속에서 포착된 동물의 발자취를 따라가겠습니다.

 
 

며칠 전 믿기 힘든 뉴스가 있었다. 한 동물원에서 병에 걸린 낙타를 방치해 죽게 하고, 사체를 다른 동물에게 먹였다. 문제는 더 있었다. 2020년 문을 닫으면서 전시하던 동물을 방치했다. 오물이 쌓인 우리에 동물을 그대로 놔뒀다. 동물원 운영자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세 곳의 동물원을 동시에 운영하고 있었다.

 
 

지난 6월에는 대전의 한 체험동물원에서 어린아이가 비단뱀을 목에 두르고 사진을 찍다가 뱀에 물렸다. 아이 부모는 “안전수칙에 대한 고지가 없었고, 의료진이 존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해당 동물원은 뒤늦게 체험활동을 중지했다. 그러나 이러한 체험활동을 진행하는 동물원은 셀 수 없이 많다.

 

동물원 속 동물의 처우 역시 논란거리다. 2012년엔 한 동물원이 동물에게 개사료를 주는 모습이 방송에 포착됐다. 해당 동물원은 전기요금까지 밀린 상태였다. 동물원 측에서는 경영난이라 어쩔 수 없다고 항변했다. 최근엔 경기도 평택시 한 동물원에서 좁은 우리 안에 사자를 사육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사진 속 사자는 바닥에 힘없이 누워 있었다. 사자는 결국 폐사했다.

 

이런 열악한 동물원이 어떻게 영업할 수 있는 것일까. 정답은 동물원 운영이 등록제이기 때문이다. 형식적인 요건만 갖춰 지자체에 신고하면 누구나 동물원 운영이 가능하다. 시설은 어떤지, 규모가 어떤지 살펴보지 않는다. 2017년 야외 방사장 의무 조항이 빠지면서 문제는 더 심해졌다. 전국에 기준 미달의 동물원이 계속해서 생겨났다. 이러한 동물원은 동물에게 필요한 환경을 제공하지 못한다. 결국 동물은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해 폐사하게 된다.

 
 

한국의 유일한 북극곰이던 통키가 이런 환경 속에서 사망했다. 통키는 2018년 사망 당시까지 1970년대에 지은 우리에 살고 있었다. 섭씨 34도의 폭염 속에서 우리에 물 한 방울 없이 방치됐다. 같은 장소를 빙빙 돌고, 머리를 계속해서 흔들었다. 동물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을 때 보이는 행동이었다.

 

통키의 영상을 본 전문가는 “동물원이 통키에게 도를 넘는 학대를 저질렀다”고 비판했다. 논란 끝에 통키는 그 해 11월 영국 동물원으로 떠나게 되었다. 그러나 통키는 한국을 떠나지 못하고 사망했다. 통키는 24살이었다. 사람으로 치면 70세를 넘은 고령이었다.

 

멸종 위기 동물들도 피해갈 수 없다. 환경부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등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1년 7월까지 국내 동물원이 사육하는 국제적멸종위기 야생동물(CITES) 1854마리가 폐사했다. 이 중 77.2%가 자연사가 아닌 다른 이유로 죽었다. 대다수의 사인은 질병이나 사고다. 인수공통감염병으로 사망한 경우까지 있다.

 

논란이 끊이지 않자 2020년 환경부는 ‘동물원 허가제’로의 전환 방침을 밝혔다. 맹수가 있을 경우 야외 방사장을 갖춰야 하는 등 강화된 의무 조항이 포함돼 있다. 동물원 허가제 관련 법 역시 국회에 발의된 상태다. 그러나 기초 심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최소한의 환경이 갖춰진 동물원이 만들어지려면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아무도 모른다.

 

동물원은 단순히 동물을 사람에게 보여주는 곳이 아니다. 멸종 위기 동물을 보호하고, 파괴된 생태계를 복구하는 역할을 한다. 동물원 운영에 있어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야 하는 이유다. 더 이상 동물을 콘크리트 바닥 위에서 살게 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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