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3. 2. 12:19ㆍ사회뉴스
지난해 국민연금 기금의 운용수익률이 -8.22%로 역대 최악을 기록했다. 기금 적립금은 900조 아래로 떨어졌고, 연간 손실금은 79조 6천억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는 작년 말 기준 연금기금 적립금이 890조 5천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며 2일 이같이 밝혔다. '마이너스 8%대' 수익률은 지난 1999년 기금운용본부가 출범한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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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공단은 전반적인 통화긴축 기조 속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인한 글로벌 금융시장 경색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미국 주식과 채권은 1970년대 이래 최초로 -10% 이상 하락 폭을 보였다는 게 공단의 설명이다. 2001년 이후 처음으로 국내 주식과 채권이 동시에 대폭 하락했다는 점도 들었다.
투자환경이 이렇게 급격히 악화됐지만, "대체투자 확대와 달러 강세로 인한 환차익을 통해 손실 폭을 축소했다"는 게 기금운용본부의 입장이다. 해외 주요 연기금도 마이너스 수익률을 면치 못했단 점을 고려하면 국민연금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적표를 받았다고도 했다.
기금운용본부에 따르면, 일본 GPIF의 지난해 운용수익률은 -4.8%, 캐나다 CPPI는 -5.0%, 노르웨이 GPFG -14.1%, 네덜란드 ABP -17.6% 등이다.
국민연금의 자산별 수익률(금액가중수익률 기준)은 △국내주식 -22.76% △해외주식 -12.34% △국내채권 -5.56% △해외채권 -4.91% △대체투자 8.94% 등으로 나타났다.
대체투자는 공정가치평가가 반영된 수치. BM(기준수익률)은 확정 전. 국민연금공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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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투자는 공정가치평가가 반영된 수치. BM(기준수익률)은 확정 전. 국민연금공단 제공
기금운용본부는 "국내 및 해외주식은 인플레이션 심화에 따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공격적 긴축 기조 및 전쟁 장기화로 국내·외 증시불안 요인이 지속돼 운용자산의 평가가치가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올들어 금융시장이 점차 진정세를 보이고 있고, 국민연금의 운용수익률도 회복되는 추세라고 밝혔다. 지난달 국민연금의 금융부문 수익률은 약 5% 안팎(잠정치)을 기록 중이다. 총 적립금 규모도 930조 원대를 회복했다.
공단 측은 국민연금 기금의 공시 수익률이 '실현손실'보다는 '평가손실'이 대부분이란 근거로 투자환경이 개선되면 평가손실도 얼마든지 개선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보건복지부도 국민연금 기금의 장기수익률 제고를 위해서는 장기투자를 위한 안정적 운용이 중요한 만큼 우수인력 확보와 운용 전문성 강화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기금 운용에 특화된 우수인력을 유치하고, 이들이 기금 운용에만 집중하며 투자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처우도 개선하겠다는 방침이다.
실제 국민연금은 해외 주요 연기금에 비해 운용인력이 현저히 부족한 상황이다. 지난해 6월 기준 1인당 운용 규모를 보면, 한국은 2조 원 가량으로 캐나다(0.26조 원), 네덜란드(0.65조 원) 등보다 배로 높다.
정부는 운용 인력의 보수 수준을 시장 상황에 맞게 합리화하는 한편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양호한 해외 및 대체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해외 선진국들과 비교하면 대체투자 비중이 상당히 낮다는 점(작년 말 기준 16.4%)을 들어 이를 확대하면 장기수익률 상승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복지부 박민정 국민연금재정과장은 "작년은 경제상황과 투자여건이 어려워 예년에 비해 기금운용 수익률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면서도 "국민연금은 장기투자자로서 장기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앞으로도 국민의 소중한 노후자금을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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