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리볼빙의 함정: 지름신으로 인한 주의보

2023. 5. 25. 20:42생활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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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먹고 돈을 모으려는 사람들이 흔히 하는 행동이 있다. 신용카드를 모두 없애고 그 대신 현금카드만 사용하는 것이다. 현금카드에 매달 일정 금액을 넣어두고, 정해진 예산 내에서 계획적으로 지출하는 건 확실히 절약에 도움이 된다.
반면, 신용카드는 어떤가? 매달 카드 결제일마다 새삼 깜짝 놀라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아니, 내가 이만큼 썼다고? 뭔가 잘못된 것 같은데?' 괜히 카드 이용 내역서를 일일이 확인해 보지만 거기엔 오류가 없다. 모두 본인에 쓴 게 맞다. 그래서 다짐을 한다. 이번 달엔 돈을 조금 아껴보겠다고. 그리고 다음 카드 결제일에 다시 새삼 놀라고, 다시 같은 다짐을 한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그런데, 그나마 결제일에 신용카드 대금을 모두 현금으로 갚을 수 있는 것도 다행이다. 어쨌든 본인 역량 내에서 소비를 했기 때문이다. 반면 누군가는 역량을 넘어서는 소비를 한다. 즉, 신용카드 대금을 제날짜에 갚기 어려운 상황에 처한 것이다. 이런 사람들이 선택하는 서비스가 바로 리볼빙이다. 리볼빙이란 신용카드 결제 금액의 일부만 먼저 갚고, 나머지는 나중에 갚는 서비스를 말한다. 매달 수입 규모가 다른 프리랜서 혹은 자영업자에게 리볼빙이 유용한 수단인 건 맞다. 하지만 동시에 위험 요소도 꽤 크다.
 

20%에 육박하는 수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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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달에 카드값이 120만 원 나왔는데 일단 20만 원만 갚고 다음 달에 100만 원을 갚기로 했다고 치자. 형식적으로 보면 고객이 못 갚은 100만 원은 카드사가 대신 갚아주는 셈이다. 즉, 카드사에게 돈을 빌리는 것이다. 당연히 리볼빙은 공짜가 아니다. 일종의 대출 이자가 붙는다.
카드사마다 리볼빙 수수료율은 다르지만, 평균적으론 무려 연 20%에 육박한다. 이 수치는 금융사가 고객으로부터 받을 수 있는 최대 대출금리다. (법정 최고금리 한도 연 20%) 다시 말해 카드 리볼빙을 사용한다는 건 금융사에서 가장 비싼 물건을 고르는 것과 같다.
 

좀처럼 끊기 힘든 리볼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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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리볼빙 서비스를 짧게만 이용한 후에 원금을 모두 상환하고 서비스를 해지하면 큰 문제는 없다. 참고로 리볼빙 대금은 언제든지 상환할 수 있다. 중도 상환 수수료도 없다. 하지만 사람들은 미래보다는 지금 당장의 안락함을 추구하기 때문에 한 번 리볼빙 서비스를 시작하면 좀처럼 끊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당연히 장기적으로 리볼빙을 이용하면 갚아야 하는 원금과 이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다시 말하지만, 리볼빙은 제도권 금융사가 제공하는 서비스 가운데 가장 비싼 상품이다. 오죽하면 '리볼빙을 잘못 쓰면 리볼버(=권총)가 될 수 있다'라는 말까지 있을 정도다. 또한 장기적으로 리볼빙을 사용하면 신용점수가 떨어질 위험도 있다. 신용점수가 떨어지면 추후에 금융사에서 돈을 빌릴 때 또다시 높은 금리로 빌려야 한다.
 

설마 나도 리볼빙에 가입된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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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적인 해결책은 처음부터 본인 능력을 벗어난 과소비를 안 하는 것이다. 만약 과소비를 했고, 카드값을 제때 못 갚을 것 같아서 리볼빙을 사용했다고 하더라도 최대한 그 상태에서 빠르게 벗어나는 편이 좋다. 리볼빙을 이용할 때 약정 결제비율을 설정한다. 10%로 설정을 하면 일단 원금 중에서 10%만 갚고 90%는 다음 달로 넘기는 것이다. 한 번에 원금을 갚을 상황이 안된다면 약정 결제비율을 조금씩 올려서라도 갚아야 할 원금을 줄여나가야 한다.
또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본인이 리볼빙 서비스에 가입한 사실조차 모르는 고객도 꽤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요즘엔 앱을 이용해 비대면으로 신용카드 발급을 받는데, 그 과정에서 실수로 리볼빙 서비스에 체크한 사람이 결코 적지 않다고 한다. 그래서 반드시 신용카드 리볼빙 서비스 가입 여부를 셀프 체크해 볼 필요가 있다. 안 내도 되는 수수료를 내고 있을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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