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실천을 돕는 브랜드
2022. 10. 10. 16:24ㆍ생활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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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필환경 관련 서비스는 많다. 하나의 트렌드로 그치지 않고, 지구를 위해 착한 서비스를 실천하는 브랜드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리함은 덤이다.
리사이클 소재로 만든 아이워즈플라스틱 백팩. 못생긴 농산물을 판매하는 어글리어스. 부산물을 활용한 음식을 만드는 리하베스트.
이왕이면 다홍치마, 조금 더 비싸도 예쁜 것을 구입하는 것은 비단 패션 아이템에 한정된 말이 아니다. 채소를 살 때도 흠집이 덜 난 것, 과일을 살 때도 색이 반지르르한 것을 선호하는 것은 어찌 보면 예쁜 것을 좋아하는 인간의 욕망이다. 하지만 이런 욕망을 비트는 아이템이 있다. 최근 SNS 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못난이 과일. 2000원 미만이던 애호박이 5000원을 육박하고, 시금치 한단에 8000원이 우습게 된 요즘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못난이 과일이 조금씩 눈에 띈다. 원래 채소와 과일은 흠집이 없고, 꼭지까지 싱싱해야 상품 가치가 높은 것을 생각해 보면 획기적인 상품이다. 소비자는 저렴하게 과일을 구입할 수 있어 좋고, 농민은 폐기될 뻔한 상품을 판매할 수 있어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버리는 것에도 엄청난 비용이 발생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음식물 쓰레기를 줄여 환경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다준다.
그동안 못난이 농산물은 대부분 마땅한 판매처를 찾지 못해 헐값에 ‘즙’의 재료가 되거나 폐기 처리되었다. 어글리어스는 못생겼다는 이유만으로 버려지는 농산물을 구해 농가 소득을 보장하고, 소비자에게는 친환경 농산 물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입할 수 있도록 국내 최초로 못난이 농산물 구독 서비스를 내놓은 플랫폼이다. 1주부터 3주까지 배송 주기를 선택할 수 있고, 친환경 농산물 80여 종 중 수확 시기에 따라 랜덤으로 7~9종을 고객에게 배달한다. 시장에서 요구하는 기준에 부합해도 과잉생산 등으로 판로가 막힌 농산물도 취급한다. 어떤 경우에도 버려지는 농산물을 최대한 막겠다는 어글리어스의 의지가 담긴 부분이다.
문 앞에 내놓은 쓰레기를 수거하는 생활폐기물 처리 스타트업 어글리랩도 있다. 어글리랩은 소규모 사업장이나 일반 가정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를 분리배출하는 불편을 해소한다. 이용자들이 세척, 분리하지 않은 쓰레기를 문 앞에 두면 어글리랩 직원이 폐기물을 수거하는 방식이다. 사람이 존재하는 한 발생하지 않을 수 없는 쓰레기를 수거해 이윤을 남기겠다는 생각보다는 쓰레기를 잘 처리할 수있는 방법을 개발하기 위해 고민 중이다. 쓰레기 발생량을 조금이라도 줄이고, 무분별하게 버려지는 쓰레기를 조금이라도 더 원칙에 맞게 버릴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어느 정도 목적은 달성된 셈이라는 입장이다.
‘우리가 수확한 것을 존중하라(Respect the harvest)’는 뜻의 리하베스트는 식품 부산물을 업사이클해 탄소 배출 저감과 식품 자원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맥주박’ ‘식혜박’으로 불리는, 맥주와 식혜를 만드는 과정에서 버려지는 보리 부산물에 자체 기술을 더해 ‘리너지 가루’라는 대체 제분을 만들어낸다. 식품 부산물은 기본적으로 젖어 있거나 뜨거운 상태가 대부분이라 미생물이 발생하는 최적의 조건이 형성된다. 리하베스트에서는 미생물은 없애고, 제품의 영양 성분을 끌어올리는 일을 한다. 리너지 가루는 뛰어난 영양 성분과 원가 경쟁력, 친환경 삼박자를 고루 갖췄다. 보리에서 탄수화물과 당을 추출해 맥주를 만들고 나면 식이섬유와 단백질만 남게 되는데 부산물에 남은 건강한 원료들에 혁신 기술을 거쳐 영양 성분을 풍성하게 보유한 가루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밀가루나 다른 대체 제분과 비교했을 때 단백질은 2배, 식이섬유는 20배를 함유하고 있으며 칼로리는 30% 낮다. 심지어 탄소 배출 및 폐기물 발생 저감, 물 사용량 감소에도 직접적으로 기여한다.
미스터피자에서는 리너지 가루를 활용해 피자 도우를 만들고, OB맥주는 한맥 크래커를 만들기도 했다.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리너지 가루를 활용해 만든 리너지바나 셰이크, 그래놀라 등의 제품 역시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앞으로는 더 다양한 곳에서 부산물을 수거해 대체 제분을 넘어 대체 유제품 등으로 제품군을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참기름이나 소주, 막걸리 등의 부산물을 활용해 대체 우유, 치즈, 버터 등을 만들어보는 식이다. 단순히 친환경을 넘어 가치 소비, 착한 소비까지 이어지는 브랜드의 친절한 서비스, 소비자들의 현명한 선택이 그들의 발걸음을 더욱 가볍게 만들 것이다.
트렌디한 친환경 아이템
주명진 아이워즈플라스틱 대표
‘나는 원래 플라스틱이었다’는 뜻의 ‘아이워즈플라스틱’. 아이워즈플라스틱은 친환경을 내세운 패션 브랜드 중 단연 실용성과 디자인을 모두 겸비한 브랜드다. 건강한 지구를 위한 작은 실천에서 시작한 아이워즈플라스틱은 2019년 말, 페트병을 리사이클한 일명 ‘뽀글이’ 버킷백을 출시해 곧바로 완판을 기록 했다. 뒤이어 플라스틱 리사이클 원료 함량을 높여 친환경과 지속 가능성의 가치를 더욱 견고하게 담아낸 제품들을 출시하고 있다.
“플라스틱을 리사이클한 원단으로 만든 친환경 패션 브랜드 아이워즈플라스틱은 버려지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리사이클해 가치 있는 상품으로 재탄생시켜 폐기물 감소와 자원 선순환에 기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해요. 만드는 과정에서도 최대한 폐기물이나 유해 물질을 만들지 않으려 노력하고, 소재 외에도 리버서블 디자인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과 기능성을 모두 고려한 다양한 제품을 선보입니다.” 주명진 대표는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에서 마케팅 업무를 담당해왔다. 잦은 출장으로 친환경 제품을 다양하게 접한 것도 아이워즈플라스틱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와 환경오염 문제로 전 세계가 리사이클 소재 사용을 점점 늘려가는 추세였지만 한국은 발걸음이 조금 더딘 상태였고, 평소 환경문제와 아웃도어 활동에 관심이 많던 주 대표는 자연스럽게 리사이클 소재에 눈길이 갔다.
“아웃도어 마케팅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등산을 하게 됐어요. 주변에서 산악인이냐고 할 정도로 산과 캠핑에 빠져 살았죠. 산에 다니면서 환경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졌어요.” 산에 가져간 것을 산에 남기지 않고, 일회용품 사용을 자제하는 등의 실천을 이어갔다. 그러던 중 오랜 고민 끝에 라이프스타일을 통한 문제 해결에 동참하고자 아이워즈플라스틱이라는 브랜드를 세상에 내놓게 된 것이다. “원단부터 제작, 포장까지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고 친환경적으로 진행해야 하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어요. 친환경 원단은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고, 제품에 들어가는 부자재에서도 플라스틱은 배제해야 했으니까요. 포장재도 일반 비닐이 아닌 생분해 비닐을 사용하니 원가가 상승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럼에도 소비자의 긍정적인 피드백은 아이워즈플라스틱을 앞으로 나아가게 했다.
첫 제품 판매 수익금 전액을 월드비전에 기부하던 순간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큰 금액은 아니었지만 이 일을 계기로 더 잘되어서 더 많은 사람을 돕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졌다. 최근에는 JYP엔터테인먼트와 협업해 컴포터 펀딩을 진행하기도 했다. 배우 겸 가수 이준호와 몽골을 응원하는 펀딩을 진행한 것. 몽골 아이들을 위한 것이라는 취지에 맞게 컴포터 전면에 몽골 마을 일러스트를 프린팅해 따뜻한 마음을 전달했다. 9월부터 이른 한파를 겪는 몽골 아동들을 위해 컴포터 1개를 구입하면 JYP엔터테인먼트에서 몽골 아동에게 1개를 선물하는 ‘1 for 1’ 방식의 기부 펀딩으로 수익금 전액은 ‘EDM’ 사업을 통해 아이들의 치료비 지원에 사용된다. “흔히 환경문제를 얘기할때 ‘지속 가능성’에 대해 말하잖아요. 지속 가능성은 완료형이 될 수 없는, 진행형의 숙제라고 생각해요. 여전히 남은 숙제를 해나가고 있는 중입니다.”
친환경 실천은 우리가 합니다
이준형 잇그린 대표
잇그린은 이름처럼 IT 기술을 통해 세상을 그린 (green)하게 바꾸는 것을 목표로 다회용기 순환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다회용기로 식사를 하고, 해당 용기를 회수하는 과정을 IT 기술로 해결한다. 잇그린의 ‘리턴잇’은 배달 플랫폼을 통해 다회용기 이용을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배달 음식을 다회용기에 제공하는 서비스다. 소비자들은 음식을 먹은 후 별도의 설거지나 잔반 처리를 하지 않고 문 밖에 내놓은 후 QR코드로 수거 신청을 하면 된다. 잇그린은 다회용기를 수거하고, 수거한 다회용기는 자체 세척 과정을 거쳐 다시 사용한다. 텀블러 들고 다니기, 일회용품 사용 지양하기 등 환경을 위해 필요한 일이라는 것은 알지만 환경친화적인 사람이 된다는 것은 꽤나 귀찮고 수고스러운 일이다. 리턴잇은 편리함과 친환경을 모두 잡은 서비스다.
“사실 저는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는 소비자라기보다 귀차니스트에 가까워요. 텀블러도 들고 다녀봤지만 잃어버린 경험이 더 많고요. ‘용기내 캠페인’처럼 직접 개인용기를 가져가서 음식물을 받아오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하지만 생각보다 품이 많이 드는 일이고, 음식을 직접 테이크아웃 하는 것도 귀찮고요. 저와 같은 귀차니스트들도 쉽고 편리하게 친환경 생활을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리턴잇 서비스를 만들었습니다.” 소비자는 차치하고 처음에는 식당 업주들을 설득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익숙한 것에서 벗어나 새로운 것을 도입하는 것 자체에 불편함을 느꼈기 때문.
하지만 리턴잇 서비스로 이루고자 하는 미래에 대해 꾸준히 설득한 결과 공감을 이끌어냈고, 초기 불편을 감수하면서 동참하고 있다. “특히 자녀가 있는 사장님들은 일회용기에서 나오는 환경호르몬 걱정을 많이 하세요. 아이들에게 일회용기에 담긴 배달 음식을 먹이는 것이 마음에 걸렸는데 다회용기 서비스가 나와서 다행이라는 말씀도 해주셨죠. 물론 일회용품 사용 대비 용기값도 절약할 수 있으니 더 좋고요.” 좋은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다회용기의 위생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사용한 용기는 세척허브로 회수되어 총 7단계 세척 공정을 거친다. 애벌세척, 불림, 스팀세척, 헹굼, 건조, 살균소 독, 검사까지 7단계 세척을 거친 후 재사용된다.
배달이 안 되는 음식이 없을 정도로 우리나라는 배달 음식 천국이다. 종류가 다양해지면서 잘 맞는 다회용기를 매치하기도 쉽지 않다. “배달 음식이 다양해지면서 모든 배달 음식의 규격을 정확히 맞추기는 어렵습니다. 소비자들이 가장 기본적으로 즐기는 한식, 중식, 일식 등을 기준으로 기존 2000여 종에 달하는 일회용기를 11종으로 표준화해 모든 종류의 음식을 다회용기로 즐길 수있도록 직접 디자인했습니다. 용기의 개수는 최대한 줄이되 다양한 음식을 담을 수 있어야 하고, 세척을 여러 번 했을 때 지저분하거나 긁힘이 없도록 고려해 만든 용기가 17종으로 구성한 시즌1 용기다. 현재는 가짓수는 줄이고, 다양한 조합을 통해 여러 모양으로 구성할 수 있는 모듈 형태의 시즌2 용기를 준비 중이다.
잇그린은 리턴잇 서비스 외에도 ‘플레잇’이라는 새로운 서비스를 추진 하고 있다. 배달 쓰레기도 문제지만 야구장, 영화관, 장례식장 등 일회용품이 남용되는 공간들도 변하게 만들고 싶다는 바람을 담아 현재 잠실야구장에서 플레잇 프로젝트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야구장 내에서는 스테인리스 용기 사용이 어렵지만 재활용이 가능한 PP 소재를 활용하고 있다. 앞으로도 잇그린은 플레잇 사업을 더 확장해 영화관, 놀이공원 등 더 다양한 공간과 지역에서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일에 앞장설 계획이다.
친환경도 편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
김다미 텀블러리 대표
집에 남는 텀블러 하나 정도는 모두 있을 정도로 텀블러를 사는 것 자체가 취미인 때가 있었다. 살 때는 마치 환경을 위해 큰일을 한 것 같은데 막상 집 밖에 나설 때는 빈손인 경우가 대부분이고, 집에서는 버릴 수는 없고 사용하기는 싫은 애물단지가 되고 만다. 텀블러를 사놓고도 사용하지 않는 이유는 단순하다. 이동과 세척이 번거롭기 때문. 매일 아침 출근 하면서 깨끗하게 세척한 텀블러를 누군가가 내 손에 쥐어준다면 또 모를까. 내용물을 버리고, 깨끗하게 씻어서 들고 나가는 그 과정이 너무나 귀찮아 사용하지 않게 된다. 텀블러리는 이 귀찮은 일을 대신 해주는 친환경 플랫폼이다. 김다미 대표는 매일 적어도 한 잔, 많게는 세 잔씩 커피를 마시는 직장인들이 소비하는 일회용 컵을 보면서 죄책감을 느꼈고, 지구에 미안해하지 않아도 되는 서비스를 고민했다.
고민 끝에 론칭한 서비스가 국내 최초 오피스 전용 텀블러 커피 정기 배송 서비스. 2022년 3월 설립해 5월에 서비스를 론칭한 초신생 스타트업이다. “텀블러리 오픈 전에는 작은 카페를 운영했어요. 일회용 컵이 하루 최소 50개 이상 소비된다는 점이 안타까웠죠. 대부분의 손님은 일회용 컵 사용은 싫은데 텀블러는 너무 귀찮다는 말을 하셨어요. 고민하다 커피와 일회용 컵이 매일 다량 소비되는 직장인 커피로 시장에 처음 진입했습니다. 맛있는 커피를 마시면서 덤으로 환경도 보호할 수 있으니까요.” 텀블러리의 커피 오피스 정기 배송은 텀블러리 전용 보온· 보랭 텀블러에 커피를 담아 출근 전 회사로 배송하고 회수, 세척까지 하는 정기 구독 서비스다. 회사 앞카페라는 이유로 억지로 맛없는 커피를 마실 필요도 없고, 아침 시간을 여유롭게 보낼 수 있음은 물론 일회용 컵 없이도 환경을 실천할 수 있는 가치 소비도 할 수 있다. 원두는 호불호가 거의 없는 고소한 맛의 다크 로스팅된 원두로 제조하고, 3시간 이내 맛과 온도가 보장된 커피를 즐길 수 있도록 제공한다.
실제 텀블러리 서비스를 이용 중인 소비자의 후기는 칭찬 일색이다. 아침 출근길에 커피를 사 오면서 얼음 때문에 손이 다 젖는 불편함도 없고, 상사의 눈치를 봐가며 커피를 사러 나가지 않아도 맛있는 커피를 시원하게 마실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 배송 주기는 주 3일과 주 5일 중 택할 수 있고 아메리카노와 라테 중 선택할 수 있다. 출근 전 배송하고, 퇴근 후 회수해 세척한다. 매일 사용하는 만큼 세척은 안전하고 확실한 위생을 위해 초음파 식기세척기를 사용하여 깨끗하게 세척한다. 현재는 강남구, 광진구, 서초구, 성동구에서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질 높은 서비스 제공을 위해 직배송된다는 점에서 믿을수 있다. “종이컵 대신 개인컵을 사용할 경우 기후변화를 유발하는 온실가스를 한 사람당 1년에 3.5kg 줄일 수 있다고 해요. 환경에 관심이 없더라도 일단 시작해보세요. 결국 지구에 미안해하지 않아도 되는 소비인 것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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