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멍 때리고 싶을 때: 공간 활용법

몰아치는 업무 속에서 오늘도 에너지를 탈탈 털렸다. 뇌의 전원을 끄고 멍 때리기 위해 회사 곳곳에서 찾은 적당한 공간의 쏠쏠한 활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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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YESㅣ회사에서 멍 때리다 동료에게 들킨 적이 있다

“살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니까 …."

3년 만에 ‘한강 멍 때리기 대회’가 돌아왔다. 정해진 시간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안정적인 심박수를 유지하는 사람이 우승하는 행사다. 올해 이 대회에서는 50개 팀이 90분간 멍 때리기 실력을 겨뤘다. 최근 시몬스가 공개한 편안한 풍경이 펼쳐지는 광고도 우리를 멍의 세계로 인도한다. 누적 조회수는 2000만 회를 훌쩍 넘었다. 광고 성과의 중심에도 ‘멍’이 활약한 셈이다. 도대체 ‘멍 때리기’가 뭐길래 이토록 열렬한 반응이 쏟아지는 것일까? 현대인에게 멍 때리기는 상황과 사람, 압박과 스트레스로부터 도망칠 수 있는 찰나의 피난이다. 그리고 이 휴식이 절실한 순간은 각종 스트레스가 도처에 깔린 회사다. 단 5분이라도 좋다. 소소하지만 확실하게 나만의 ‘멍타임’을 보장할 사무실 내 숨겨진 피난처에서 멍 때리기에 도전해보자.

공용 회의실

‘멍 스폿’의 대전제는 외부 자극의 차단이다. 내 컴퓨터와 책상, 의자가 있는 자리에서는 아무리 좋은 명상 콘텐츠도 무용지물인 이유다. 그 자리에서는 어떤 노력을 해도 일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 뇌의 전원을 끄려고 애써도 작은 틈 사이로 조급함이 빼꼼 스며든다. 멍 때리기를 위해 도저히 시간을 낼 수 없는 날이라면 회사의 공용 회의실이 차선책이 되어줄 수 있다. 완벽한 외부 자극의 차단을 위해 사내 예약 시스템으로 이용 시간을 확보하는 것을 잊지 말자.

멍 집중 지수 ★★★☆☆

회사 주변 벤치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는 가설은 스트레스 완화에도 유효하다. 일단 사무실과 동료, 상사로부터 떨어지면 스트레스 밀도는 확 줄어든다. 보이지 않으니 생각을 차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내와 실외라는 환경의 변화 역시 업무에 집중된 압박과 혼란을 환기하는 요소다. 동선이 편리한 사무실 옥상도 좋지만 완벽한 나만의 시간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사무실 근처 공원, 카페 테라스와 같이 회사로부터 벗어나는 편을 추천한다. 시야가 탁 트인 야외에서 하늘을 올려다보는 것만으로도 웬만한 명상 부럽지 않은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멍 집중 지수 ★★★★☆

사무실 폰부스

프라이빗하게 전화를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외부 소음이 완벽하게 차단된다. 한 사람을 위한 독립된 공간으로 설계된 만큼 공간의 규모에 따라 앉거나 서거나 자세를 편하게 선택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단 외부 시야가 가려지지 않는 유리, 아크릴 소재로 된 공간이라면 멍 때리기를 하는 표정과 자세로 미루어 짐작해 사연 있는 사람으로 오해받을 위험이 있다. 물론 숨 가쁘게 돌아가는 조직이라면 이 공간이 치열한 업무 현장이 되어 무념무상에 해로울 수 있다.

멍 집중 지수 ★★★★☆

건물 비상계단

바쁘디바쁜 일터에서 건물 계단을 이용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생각보다 고요해 온전한 멍 때리기에 제격이다. 이곳으로 향할 때는 스마트폰, 스마트워치 등 알람이 울릴 수 있는 요소는 모두 차단하는 준비가 필요하다. 그런 다음 생각을 멈추고 최대 20분 정도 눈을 감고 뇌의 전원을 꺼보자. 혹시 모를 불편한 만남을 예방하기 위해 근무하는 층으로부터 3~4층 정도 떨어진 곳이 안전하다.

멍 집중 지수 ★★★★☆

화장실 변기 위

사방이 벽으로 둘러싸여 시선을 방해하는 요소가 없다. 의자 모양의 좌변기 뚜껑을 닫고 앉을 자리를 깨끗하게 닦은 뒤 가부좌를 비롯해 편안한 자세로 앉을 수 있다. 눈에 보이는 불편함이 없으니 오롯이 나 자신에게 집중하기 수월하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자극이 코와 귀를 방해할 수 있으니 주의할 것. 최소한의 자극을 차단할 수 있도록 헤드폰이나 이어플러그를 준비하는 것도 좋다. 너무 잦은 빈도로 활용했다가는 동료들로부터 장 건강에 대한 우려와 불성실하다는 눈총을 받을 수 있으니 주의할 것.

멍 집중 지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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