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0. 15. 14:18ㆍ인테리어
지하의 하키장, 120명이 식사할 수 있는 공간, 홈 바 등. 인테리어 디자이너 델핀 크라코프가 빚어낸 무한한 공간 상상력의 '끝판왕'.
토니 크랙과 캐롤 보브의 조각품, 조지 콘도와 프랭크 스텔라의 추상화 등 현대미술관처럼 꾸민 메인 공간.
아무리 위대한 인테리어 디자이너라도 무려 930평에 이르는 대저택을 아늑한 안식처로 탈바꿈시켜 달라는 미션을 받으면 막막하지 않을까? 게다가 층고가 7m에 달하는 이 집은 박물관에 버금가는 예술품 컬렉션과 전용 하키 경기장까지 있어 소박하고 편안한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기엔 지나치게 럭셔리하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행복하게 살고 싶은 개인적인 로망을 위해 이 집으로 이사를 왔어요.” 팬데믹 직전, 100명이 넘는 사람들과 만찬을 즐기고, 파자마 파티를 위해 맞춤 설계한 공간에서 아이의 생일 파티를 열어줄 꿈에 부풀어 이사를 결심한 저택의 안주인이 말했다. 타인과의 교류를 즐기는 타고난 엔터테이너인 그의 성향에 맞춰 뉴욕 북부의 소도시 스카스데일에 자리한 이 집은 완벽한 환대 공간으로 거듭날 운명이었다. 저마다 취향을 지닌 모든 방문자를 만족시키면서 부부와 세 아이, 반려견 두 마리에겐 더할 나위 없이 아늑한, 집과 리조트를 아우르는 완벽한 이상향으로 말이다.
돌파구는 우연히 친구 집에서 델핀 크라코프(Delphine Krakoff)의 인테리어와 맞닥뜨렸을 때 찾아왔다. 우아한 미감에 적절한 위트를 한 방울 섞는 크라코프의 타고난 센스에 매료된 것이다. “시야가 넓은 디자이너는 만나기 어려워요. 크라코프의 디자인은 어느 한 부분도 과하거나 단조롭지 않았죠. 큰 그림을 볼 줄 안다는 뜻이에요. 특히 강렬한 색을 활용해 곳곳에 재치를 가미하는 방식이 아주 마음에 들었어요.” 파리 토박이인 크라코프는 티파니(Tiffany & Co.)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거쳐 뉴욕에서 패션 디자이너이자 팜플레무스(Pamplemousse) 인테리어 디자인 회사 대표로 활약하고 있었다. 프랑스와 미국, 패션과 라이프스타일을 넘나들며 차곡차곡 쌓아온 그의 주거 문화와 예술에 대한 조예가 커피 테이블부터 그 위에 놓인 아트 북에 이르기까지 저택 구석구석에 녹아들었다. 네 자녀의 엄마이기도 한 크라코프는 아이들에게 친화적인 환경을 꾸리는 일에도 주저함이 없었다. “방 하나의 규모가 어마어마합니다. 모든 방을 집주인의 개성으로 물들이는 일은 제게도 커다란 도전이었죠.” 5년에 걸친 리모델링에 착수하기에 앞서 하이엔드 레지던스와 리조트 건축에 일가견 있는 건축가 앤서니 미니체티(Anthony Minichetti)에게 원조 요청을 보낸 이유다. 의뢰인 가족의 오랜 아트 컨설턴트인 웬디 크롬웰(Wendy Cromwell)의 도움 역시 빼놓을 수 없다. 그는 크라코프가 만든 저택의 미니어처 모형을 보면서 적재적소에서 영감을 불어넣을 예술품을 꼼꼼히 골라 들여놓았다. 크롬웰이 120명이 한 번에 둘러앉아 식사할 수 있는 집의 메인 공간에 프랭크 스텔라(Frank Stella)의 추상화로 품격 있는 공간을 완성하면, 크라코프는 강렬한 컬러와 독특한 질감의 오브제로 상상력을 더했다. 크라코프가 개인적으로 애정하는 공간은 위스키 애호가인 남편에게서 영감받은 홈 바. 고급스럽고 사교적인 분위기를 위해 벽에 가죽 타일을 덧대고, 맞춤 제작한 노란 조명을 은은하게 퍼뜨려 분위기를 한층 그윽하게 만들었다. 여기에 서재로 통하는 비밀 문까지. 반전은 하나 더 있다. 바로 전용 하키 경기장과 오락실을 갖춘 저택의 지하공간으로, ‘펀 시티(Fun City)’라 이름 붙인 이곳에서 가족은 록다운 내내 지루하지 않은 생활을 만끽할 수 있었다. 집에 대한 온 가족의 판타지를 실현해 준 크라코프 덕에 저택의 안주인은 이곳에서 보다 먼 미래를 꿈꾼다. “모두의 취향을 만족시키는 부족함 없는 이 집에서 아이들은 먼 훗날 자신의 배우자와 아이들, 심지어 사돈까지 모두 데리고 이곳에서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쌓아가게 될 거예요.”
데다르(Dedar) 패브릭을 씌운 한스 베그너의 ‘파파 베어’ 체어 한 쌍과 양털 원단을 덧댄 빈티지 의자 한 쌍이 마주 보고 있는 거실.
프랑스 디자이너 마르탱 세클리에게 의뢰한 테이블과 장-미셸 오토니엘의 조각품으로 호화롭게 꾸민 다이닝 룸.
쿠사마 야요이의 작품 앞에 선 인테리어 디자이너 델핀 크라코프와 건축가 앤서니 미니체티.
스트라이프로 포인트를 준 메인 욕실. 욕조는 칼리스타, 암체어는 카시나, 샹들리에는 플로스 제품.
리처드 파우제트 다트의 추상화와 베니니의 빈티지 샹들리에 등 커다란 가구와 예술품으로 개방감을 더한 침실.
애니 레보비츠의 사진집을 비롯해 타셴에서 출판된 아트 북으로 가득한 사무 공간. 에르베 반 데르 스트레텐이 디자인한 랄프 푸치의 책상과 빈티지 피에르 잔느레의 암체어가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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