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로우 푸드 진화론 먹는 게 제일 즐겁다!
2022. 10. 26. 19:57ㆍ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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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느 때보다 로우 푸드가 각광받는 시대. 건강에 진심이면서도 결코 먹는 즐거움을 포기하지 않는 MZ세대의 헬시플레저 트렌드 덕분이다.
언제부턴가 탄산음료를 고를 때 ‘제로 칼로리’란 문구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별 구매 의사 없이도 몇 초가량은 괜히 고민하게 되고, 굳이 캔을 꺼내 한 바퀴 돌려가며 상세 함량을 훑게 됐다. 다이어트 콜라나 저지방 아이스크림 따위는 기만이라며 펄쩍 뛰던 과거를 생각하면 지금의 심경 변화는 스스로도 꽤 당황스럽다. 달라진 것은 사실 시대가 먼저였다. 함께 펄쩍 뛰어주던 지인들이 하나둘씩 제로 노선에 합류하고 ‘저염’ 혹은 ‘무설탕’의 물결이 마트 진열대를 집어삼키는 사이, 내 몸에 대한 얄팍한 죄책감의 불씨도 점점 커지기 시작했던 것. 워낙 주변에 애호가들이 속출하다 보니 종종 입에 넣어볼 기회가 생겨 ‘생각보다 맛이 괜찮다’는 걸 깨닫게 된 탓도 있다. 위메프의 집계에 따르면 실제로 지난 6월 한 달간 제로 칼로리 탄산음료의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96%나 증가했다. 저칼로리 과자(635%)와 무카페인 제품(96%) 판매 수치도 훌쩍 뛰었고, 무알코올 맥주와 글루텐프리 제품의 경우 무려 증가율이 1816%와 3768%에 달했다. 물론 마트나 편의점업계도 사정은 마찬가지. CU 측은 지난 2분기의 제로 칼로리 음료 매출이 직전 분기 대비 86.4%나 폭증했다고 밝혔다.
저(무)당, 저(무)염, 저(무)칼로리, 저(무)알코올, 글루텐프리. 필수 영양 성분은 함유하면서도 나트륨, 당, 지방, 카페인 등 특정 첨가물의 함량을 현격히 낮추거나 뺀 식품을 우리는 로우-스펙 푸드(Low-Spec Food, 이하 로우 푸드)라고 부른다. 애초 등장 당시 맛은 좀 부족하더라도 몸에 좋지 않은 성분을 덜어내는 게 1차 목표였다면, 관련 상품군이 빠르게 늘며 경쟁적으로 내세운 2차 목표는 그러면서도 맛있어야 한다는 것. 즉, ‘건강’과 ‘맛’이 오늘날 로우 푸드의 필수 조건이자 유통업계의 새로운 공식이 된 셈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로우 푸드가 이렇게까지 주목받는 원인으로 세계적인 헬시플레저 트렌드를 꼽았다. 헬시(healthy)와 플레저(pleasure)를 더한 이름 그대로 ‘즐거운 건강관리’를 뜻하는데, 독하게 식단을 관리하고 단백질 파우더를 털어 마시며 운동에 매달리던 기존 건강관리 방식과 달리 ‘먹고 싶은 음식을 먹되 비교적 건강한 제품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의미다.
세계를 초토화시킨 전염병 대유행 이후 건강에 대한 경각심이 유독 커진 데다 오랜 사회적 거리 두기로 활동량이 급격히 줄며 ‘확찐’자들이 속출했기 때문. 지난해 말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기간 동안 10명 중 4명이 체중 증가를 경험했다고 한다. 다만 먹는 즐거움을 포기할 수 없는 MZ세대는 이제 더는 다이어트 때문에 곡기를 끊거나 끼니를 거르지 않는다. 팬데믹으로 가속화된 헬시플레저 열풍에 ‘어다행다(어차피 다이어트할 거면 행복하게 다이어트 하자)’라는 신조어까지 더해져, 지금 로우 푸드 시장은 가히 무서운 기세로 성장하는 중이다. 짜지 않은 스팸이며 저지방 피넛버터라니, 이게 무슨 ‘따뜻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같은 소리인가 싶은데 실제로 이런 상품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일례로 2011년 출시된 칠성사이다제로는 4년 만에 생산이 중단됐지만, 지난해 재출시 이후 1년간 1억 캔 넘게 팔려 나갔다.
시장 조사 기관 유로모니터는 지난 2016년 903억원 수준이던 제로 탄산음료 시장 규모가 2020년 1319억원에 이어 지난해 2189억원대까지 커졌다고 밝혔다. 무알코올 맥주 시장 역시 2025년에는 지금의 10배 수준인 2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이 MZ세대뿐 아니라 전 세대로 확대될 것이라 분석한다. 무엇보다 로우 푸드 트렌드는 비단 국내만이 아니라 현재 전 세계적으로 뚜렷하게 눈에 띄는 현상이라는 점에서 더욱 고무적이다. 시장의 성장을 뒷받침하는 각종 제품 개발, 대체당과 같은 성분 연구 또한 전에 없이 활발하다. 뭐든 과유불급이긴 하지만, 어차피 과자와 탄산음료 없이 살아갈 수 없다면 이 영양상 불필요한 주전부리를 조금이라도 건강하게 즐기겠다는 건 당연한 욕구. 저지방 피넛버터마저(개인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여겨온) ‘나쁘지 않은데?’ 정도의 맛을 보장한다면, 단호한 길티플레저 추종자들이 제로 노선과 타협하는 것도 이제 시간문제다.
로우 푸드, 아는 만큼 맛있다
더 맛있고 건강한 한 끼를 위해 알아둬야 할 로우 푸드 트렌드와 국내외 이슈들
#설탕세가 온다
국제사회에서 여전히 찬반 논쟁이 뜨거운 ‘설탕세’는 음식에 함유된 당의 첨가 비율에 따라 제조사에 부과하는 세금을 의미한다. 1922년 노르웨이가 자국민의 비만을 예방하기 위해 최초 도입했는데, 2016년 세계보건기구(WHO)가 가당 제품에 대한 조세 부과를 공식 권고하며 전 세계로 그 흐름이 확산됐다. 실제로 2016년부터 당을 함유한 무알코올 음료에 설탕세를 부과하고 있는 영국의 경우, 청량음료의 평균 가당 함량이 11%나 감소하는 성과를 이루었다고. 현재 프랑스와 아일랜드, 멕시코,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여러 국가에서 저마다의 방식으로 설탕세를 부과 중이며 국내에서도 이미 이에 대한 논의가 시작된 상태다. 특히 지난해 발의된 ‘국민건강증진법 일부개정법률안’과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의 보고서를 통해 설탕세 도입이 가시화되며 열띤 찬반 논란이 일기도 했다. 만약 해당 법안이 통과된다면 제조사가 내야 하는 부담금은 음료 100L당 당 함유량이 1kg 이하일 경우 1000원, 20kg을 초과할 경우 2만8000원이다. 250ml짜리 캔 하나에 27g의 당을 함유한 칠성사이다를 예로 들자면, 400캔당 1만1000원의 세금을 더 내야 한다.
#제로 칼로리에 대한 오해와 진실
최근 로우 푸드의 성장을 이끈 일등 공신을 꼽는다면 단연 제로 칼로리 제품일 것이다. 애초에 ‘다이어트 콜라’라 불리던 몇몇 탄산음료가 저칼로리 시장의 첫 문을 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이러한 흐름이 급격한 수요와 만나 종착지인 제로 시장에서 폭발한 것. 음료와 주류는 물론 쿠키, 젤리, 아이스크림, 케이크 등 달콤한 디저트 제품마저 제로 칼로리로 속속 변신하고 있다. 특히 탄산음료의 경우, 아예 시장 전체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정도로 격렬한 호응 덕분에 사방에서 제로 탄산 신제품이 쏟아지는 중이다. 다만 우리가 명심해야 할 한 가지. 제로 칼로리라 이름 붙였다고 해서 열량이 아예 ‘0kcal’라는 의미는 아니다.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표시 기준에 따라 식품 100ml당 열량이 4kcal 이하일 경우 무(無)열량이라고 표기할 수 있기 때문. 4kcal에 맞춰 1회 제공량을 미미하게 설정한 뒤 제로 칼로리 제품이라 과잉 홍보하는 경우도 있으니 함량 표기를 꼼꼼히 확인하는 게 좋겠다.
#나트륨과의 전쟁
팬데믹이 우리의 체중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다면 그 주요 원인은 혼밥과 배달 음식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간편식 섭취가 늘었다는 응답이 57.5%, 배달 음식 주문이 늘었다는 응답은 71.2%에 달했다. 배달 앱만 있으면 못 시킬 음식이 없는 시대, 일상은 편리해졌지만 그만큼 밥상의 영양 불균형도 심각해진 상태다. 배달 음식의 경우 튀기거나 볶은 식품이 많은 탓에 포화지방이 과하고, 특히 간이 세서 나트륨 함량이 높기 때문. 이에 정부가 최근 나트륨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지난 6월 발표한 ‘국민영양관리기본계획’을 살펴보면 2026년까지 나트륨 적정 수준 섭취 인구를 38.6%로 높인다는 목표 아래 여러 실질적인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배달 앱으로 음식을 주문할 때 나트륨과 당 함량을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을 구현하고, 성분 함량 정보를 표시하는 대상과 음식점을 늘리는 한편, 가공식품의 영양 표시도 확대할 예정이다. 참고로 나트륨의 하루 섭취 권장량은 2300mg(1티스푼 정도)이다.
#대체당도 잘 골라야 하는 이유
식음료업계가 설탕을 쏙 뺀 저당, 저칼로리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이유. 세상에는 이미 대체당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대체당은 크게 4가지로 분류되는데, 설탕보다 강한 당도를 내면서도 칼로리는 0에 가까워 오늘날 로우 푸드 시장의 성장세에 크게 일조하고 있다. 식물 성분을 원료로 한 천연 감미료(스테비아)와 탄수화물을 알코올로 변형시킨 당알코올(에리스리톨, 자일리톨, 말티톨), 화학적으로 만든 합성 감미료(사카린, 아스파탐, 수크랄로스), 천연 식물에서 당분을 추출하는 천연 당(알룰로스, 자일로스, 타가토스)이 그것. 물론 아무리 칼로리가 낮아도 무분별하게 섭취하면 문제가 발생하는 법. 진정한 저당을 즐기기 위해서는 대체당도 자신의 몸에 맞게 구분해서 먹을 줄 알아야 한다. 스테비아는 소화 장애 또는 구토를 유발할 수 있고, 알룰로스는 과다 섭취 시 복부 팽창 및 설사에 시달릴 수 있다. 설탕에 비해 600배나 더 당도가 높은 수크랄로스의 경우 인체 대사 활동을 교란하고 지방 축적을 촉진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글루텐프리의 진화는 어디까지?
밀가루가 우리 몸에 이롭지 않다는 건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안다. 밀의 글루텐 성분이 몸에 맞지 않아 섭취 즉시 민감한 반응이 오는 이들도 있지만, 적어도 다이어트를 결심한다면 가장 먼저 멀리하는 식재료가 밀가루이기도 하니까. 실제로 전 세계 글루텐프리 시장은 2010년대 후반 이후 꾸준히 진화를 거듭해 지금은 사실상 2세대에 접어들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2027년에는 약 436억5000만 달러 규모까지 성장할 것이라는 미국 조사 기관의 예측도 있다. 1세대 시장이 주로 쌀가루, 옥수수전분, 감자전분 등 밀가루를 대체할 다른 곡물을 찾아내 면을 뽑거나 빵을 구웠다면 요즘은 카사바, 콜리플라워, 아몬드, 바나나, 비트 등 다양한 천연 식재료를 활용하는 것이 특징. 주요 소비자들이 체중 감량이나 민감증 등의 뚜렷한 목적이 아니라 ‘건강하고 맛있는 요리’ 자체에 집중하게 된 것도 주목할 만한 변화다. 최근에는 대체육 분야에서도 글루텐프리 인증이 늘고 있으며, 테킬라나 보드카, 맥주 등 주류업계 역시 글루텐프리 시장을 눈여겨보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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