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즐거운 부산 'EVERYONE HAPPY WITH BUSAN'

2022. 8. 21. 01:09국내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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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넓은 해수욕장이 있고, 산비탈에는 집이 빼곡하다. 밤에는 화려한 마린시티와 바다를 가로지르는 다리가 반짝인다. 해양과 대륙의 접점에서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고, 이방인에 관대한 도시 부산은 조화롭다. 이 도시를 닮은 다채로운 복합 공간을 찾아 나섰다. 세대와 성별에 관계없이 누구나 책을 보고, 커피를 마시고, 바다도 볼 수 있어 연말에 어울리는 풍성하고도 즐거운 공간이었다.

모두를 만족시키는 공간

문구류, 빈티지 시계와 스위치 커버 같은 인테리어 소품이 멋스럽게 빛나고 있다. 하나하나 집으로 데려가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고 본격적으로 카페를 둘러봤다. 흔히 보지 못한 견고하고 특색 있는 가구와 요즘 인기가 좋은 케인 의자가 멋스럽게 조화를 이룬다. 카페의 모든 제품은 가구 회사 아트앤크래프트(ARTnCRAFT)에서 만든 것이다. 아트앤크래프트는 자회사인 조명 회사 220볼트와 함께 쇼룸 개념으로 이 카페를 열었다. 춘천, 영도에도 지점이 있지만 직영점은 이곳뿐이다. 넓은 공간 곳곳을 나눠 주제를 잡아 꾸몄다. 중앙의 철제 부스는 마치 조명 가게처럼 크기와 모양이 다른 조명이 가득하고, 오래된 턴테이블과 스피커, LP판이 있어 음악 감상실을 연상시키는 방이나 카페 안쪽의 가드닝 공간에는 큰 화분과 작은 화분이 모여 있어 싱그럽다. 탐나는 가구나 조명, 소품이 있다면 구매가 가능하다. 따뜻한 차를 한잔 마시러 왔다가 가구도 구경하고, 야외 테라스 너머로 시원하게 펼쳐진 바다까지 볼 수 있으니 물건을 사고 덤을 한가득 얻은 흐뭇한 기분이다.

누구와 함께 찾아도 좋은 또 다른 복합 공간은 ‘F1963’이다. 암호나 코드명 같은 낯선 이름의 이곳은 스러져가는 과거를 새로운 쓸모로 채웠다. 1963년에 지은 8,500여 ㎡에 달하는 넓은 부지의 와이어 공장은 2016년 비엔날레 전시장으로 사용된 것을 계기로 카페, 중고 서점, 갤러리, 도서관 등이 들어섰다. F1963의 F를 뜻하는 공장(Factory)이 가족(Family), 재미(Fun), 순수 예술(Fine Art)을 갖추게 된 것이다. 1,980㎡(약 600평)가 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중고 서점은 신작, 베스트셀러 위주로 책을 진열하지 않고 고객의 주체적인 선택을 존중해 내부를 구성했다. 눈 깜짝할 새 흘러가버린 책도 다시 한번 들춰볼 좋은 기회다. 푸른빛 형광등 아래 과하게 정적인 일반 서점, 도서관과 달리 자연광이 가득해 전체적으로 포근하고 아늑했다. 손때 묻은 책과 역시 새것처럼 보이지 않는 책장과 의자, 곳곳에 매달린 작은 화분, 높은 천장을 자랑하듯 위로 곧게 뻗은 야자수 화분까지 모든 것이 각자의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공간을 구성한다. 서점 중간에는 자그마한 카페가 있어 책을 읽다가 차 한잔하기에도 좋았다.

야외로 이어진 문을 나서니 화분을 파는 실내 온실 형태의 카페와 꽃, 나무 등을 심어놓은 달빛정원이 나온다. 뒷마당에는 F1963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도서관이 있다. 1일 입장료를 내거나 회원제로 운영되는 곳으로, 미술, 건축, 음악, 사진에 특화된 자료가 가득하다. 실제로 책 1만여 권과 문화 예술 잡지 70여 종을 보유하고 있다. 연말까지 1960년대 책을 전시할 예정이라서 빨간 로고가 인상적인, 지금은 폐간된 <라이프> 잡지나 비틀스의 LP, 르 코르뷔지에의 건축물 서적 등을 구경할 수 있었다. 달콤한 빵 냄새를 따라가니 잠시 쉬어 갈 만한 카페가 나온다. F1963의 출신을 상기시키듯 와이어로 만든 작업물이 바닥에서 천장을 가로지르고 있었다. 건물 입구에 자리한 국제갤러리 부산지점도 둘러봤는데, 방문 당시에는 덴마크 3인 작가 그룹 수퍼플렉스의 전시 <우리도 꿈 속에서는 계획이 있다>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12월 13일부터는 호주 출신의 작가 대니얼 보이드(Daniel Boyd)의 개인전이 내년 2월 29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서점, 갤러리, 카페, 막걸릿집, 체코 맥주 펍까지 다양한 가게가 있지만, 어디서든 문을 통해 연결되는 F1963은 하나의 유기적인 공간이다. 공장 시절의 슬레이트 지붕이 보이고, 칠이 벗어져 녹슨 기둥이 있는 중정에서는 밤마다 정기적으로 다양한 영상(오페라, 영화)을 상영해 다시 한번 사람들을 한곳에 불러모은다.

들뜬 연말에 어울리는 화려함

요즘은 단 하나의 목적을 위한 곳은 조금 심심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흔한 카페 역시 빈티지 소품 숍이나 베이커리, 디저트 숍을 겸하거나 바리스타와 이야기를 나누며 원두를 선택하고, 커피를 만드는 과정을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게 꾸민 곳이 많다. 오랜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쇼핑을 위한 몰(Mall)과 근교의 프리미엄 아웃렛 등이 단순히 쇼핑보다 다양한 체험을 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계속 진화하는 이유다. 국내 아웃렛에서 보기 힘들던 구찌, 프라다 등 국내 최다 명품 브랜드를 보유한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을 시작으로 신세계사이먼은 파주, 시흥, 부산에도 지점을 늘렸는데, 그중 부산의 신세계사이먼 프리미엄 아울렛은 부산의 쇼핑 1번지로 자리매김하며 올해로 오픈 6주년을 맞았다. 특히 신세계사이먼 프리미엄 아울렛만의 차별화된 테이스트 빌리지가 인상적이다. 지난해 12월 단장을 마친 부산점의 테이스트 빌리지는 이국적인 휴양지를 연상시키듯 매장 이곳저곳에 야자수와 식물 화분을 두었다. 하와이, 베트남, 미국 등 전 세계 음식을 한곳에서 맛볼 수 있도록 꾸몄기에 메뉴를 고르는데도 시간이 한참 걸렸다. 11월 8일부터 10일까지는 부산 신세계사이먼 프리미엄 아울렛이 자리한 기장군과 함께 ‘기장도예문화축제’도 열린다. 도예 작품이 전시되고, 직접 물레 시연을 할 수 있으며 구매도 가능하다. 또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11월 9일부터 중앙 광장에 거대한 트리도 설치될 예정이다.

 

해 지기 전 짧은 부산 여행을 마무리하기 위해 해운대 마린시티를 찾았다. 야경으로 유명한 ‘더베이101’은 한국이 맞는지 착각할 정도로 색다른 풍경을 자랑하는 고층 빌딩을 마주하는 곳이다. 1층에 있는 야외 펍과 카페 외에 2, 3층에 잡화점, 식당, 루프톱 바, 요트 클럽이 입점해 있다. 특히 32피트 카타마란 요트를 탈 수 있는 요트 클럽은 사계절 내내 인기가 높다. 늘 땅에서, 차에서 부산을 누볐다면 요트는 색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부산을 선물한다. 동절기에도 보온 설비를 갖추고, 하루 4번 요트를 운항한다. 시간을 놓쳐 요트는 탈 수 없었지만, 잡화점을 둘러보고, 야외 테라스석에서 따뜻한 차를 한잔 마셨다. 해가 건물 사이로 완전히 사라지자 높은 고층 빌딩 숲 사이로 하나둘 불빛이 새어 나온다. 반짝거리는 야경, 코끝이 시려도 기분 좋은 바닷바람은 부산에서만 누릴 수 있는 낭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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