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2. 24. 20:32ㆍ사회뉴스
강원도에 거주하는 60대 남성 A씨는 최근 낯선 번호로 '아빠, 내 휴대폰이 고장 나서 빨리 수리 맡겨야 해'란 문자를 받았다. 딸이 위급한 상황에 처했다고 생각한 A씨에게 곧바로 '파손 보험 청구하려는데 아빠 명의가 필요하대. 통장 계좌번호랑 비밀번호, 신분증 사진도 필요해'란 문자가 왔다.
A씨가 이를 보내자, 이번에는 '휴대폰 개통에 필요해'라며 앱 주소가 담긴 문자가 왔다. 앱을 설치한 직후, A씨는 자신의 통장에서 600만원이 빠져나간 것을 알았다. 딸을 사칭한 피싱 사기 문자였던 것이다.
사기 일당은 A씨의 스마트폰을 원격 조종하며 돈을 빼 가는 과정을 보지 못하도록 A씨에게 '휴대폰 화면을 뒤집어 놓으래'란 문자까지 보내는 치밀함을 보였다. 이처럼 지인을 사칭한 스마트폰 '메신저 피싱' 사기가 날로 기승을 부리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메신저 피싱(지인 사칭) 피해 건수는 2020년만 해도 8,921건(피해액 373억원)이었지만, 지난해에는 2만 5,534건(피해액 927억원)으로 3배 가까이 급증했다. 지인 사칭 문자를 대량 발송하는 범행에 가담했다가 처벌받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주급으로 100만원씩 받고 상부 조직원의 지시를 받아 '자녀 사칭 메신저 피싱' 문자 메시지를 불특정 다수에게 보낸 B, C씨는 지난해 춘천지법에서 각각 징역 10개월,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이들이 사용한 휴대폰 단말기는 무려 33대였다.
최근에는 친구인 척 카카오톡으로 메시지를 보내며 악성 앱을 깔도록 유도하고, 연락처를 통째로 빼가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전형진 강원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장은 "지인 사칭 문자가 오면 반드시 전화를 걸어 확인해 보고, 낯선 사람에게 문자가 오면 답변을 하지 말아야 안전하다"며 "투자 사기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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