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소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 - 돌아온 마블, MCU의 승리? 절대 아니다

2023. 5. 10. 19:25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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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2016년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에서 이세돌이 1승을 따냈을 때, 한 가지 '밈'이 생성됐었다. 이세돌의 인터뷰 사진에 "내가 승리한 것이지, 인간이 승리한 것은 아니야. 뭘 봐"라는 반응이 함께 들어간 것. 한때 한국에서는 '마블민국'이라는 수식어가 있었지만, 최근 들어 기세가 꺾여버린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의 부활을 선언한 작품이 등장했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은 언제 나와도 뜨거운 반응을 보였을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2021년)을 제외하면, <어벤져스: 엔드게임>(2019년) 이후 최고작이라는 전문가와 일반 관객의 공통된 평을 받았다. 다만, 우리는 한 가지를 기억해야 한다. 이것이 MCU의 폼이 돌아와 승리한 것인지, 제임스 건 감독이 돌아와 승리한 것인지를.

2018년, 제임스 건 감독은 과거 트위터로 작성한 미성년 성희롱 관련 글들로 인해 논란이 되어,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로부터 해고되고 만다. 당시 제임스 건 감독이 사과 및 해명에 가까운 글들을 올린 가운데, 시리즈에 출연하는 배우들은 "그가 쓴 각본, 그가 연출하지 않는 3편에는 출연하지 않겠다"라고 선언했다. 이런 배우들의 충성심에 디즈니는 결국 제임스 건 감독에게 '두 번째 기회'를 주게 됐다. 그사이 DC로 넘어간 제임스 건 감독은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2021년)를 연출한 후, 'DCU'(DC 유니버스)의 수장으로 거듭났다. 그러니까 이번 작품은 MCU에서 제임스 건 감독이 연출하는 마지막 작품이고, 배우들의 뜻에 따라 시리즈의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높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은 2019년 개봉한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다음 이야기를 다룬다. 오랜 기간 은하계를 위협에 빠트렸던 '타노스'가 사라진 후, '피터 퀼(스타로드)'(크리스 프랫)은 '가디언즈'와 함께 '노웨어 행성'에 새로운 터전을 마련하면서 '나름' 안정적인 생활을 하고 있었다. 물론, '타노스'에 의해 사랑했던 '가모라'(조 샐다나)를 잃은 후 슬픔에 빠져 멤버들의 걱정을 사기도 한다. 그런 그의 앞에 '2014년 과거'에서 '미래'로 온 '가모라'가 다시 나타나고, '퀼'은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은 기쁨에 빠진 것도 잠시, 자신을 기억하지 못하는 '가모라'와 티격태격 새로운 관계를 쌓아간다.

한편, '가디언즈'는 외계 종족 '소버린'이 만들어 낸 '아담 워록'(윌 폴터)의 등장으로 인해 새로운 모험에 돌입하는데, 동시에 '로켓'(브래들리 쿠퍼)의 어린 시절 트라우마를 마주한다. 바로, '로켓'이 매드 사이언티스트 '하이 에볼루셔너리'(추쿠디 이우지)에 의해 평범한 라쿤에서 개조됐던 것. '하이 에볼루셔너리'는 기나긴 세월 동안 우주의 무고한 생명체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해왔으며, 자신이 원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야망으로 가득 찬 빌런. '로켓'의 생명이 점차 악화되면서, '가디언즈'는 '로켓'을 살리기 위해 '하이 에볼루셔너리', '아담 워록'과 대적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원 팀'의 완성, 그리고 '두 번째 기회'라 할 수 있겠다. 먼저, '타노스'가 일으킨 '핑거 스냅'으로 인해서 '가디언즈'는 사랑하는 동료들이 사라지는 과정을 경험해야 했다. 그렇기에 돌아온 '가디언즈'는 팀원이 '죽는 것'을 그냥 보고만 있을 수 없는 한 팀으로 거듭났다. 각자의 장단점이 있지만, 단점은 품어주고, 강점은 최대화하는 것이 '원 팀'이 아니겠는가. 그래서 개인의 단점을 용납할 수 없는, '유토피아' 건설의 이상향만 품은 '하이 에볼루셔너리'는 '가디언즈'의 대척점에 놓인 좋은 빌런이었다. 독재에 가까운 통제권으로 움직이는 '유토피아'가 헛된 망상임을 '카운터 어스'의 몰락을 통해 볼 수 있기도 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제임스 건 감독은 '두 번째 기회'를 부여받고 작품의 메가폰을 잡게 됐다. 그래서인지 영화는 디즈니가 추구하는 가치를 대폭 반영했지만, 억지로 그 가치를 작품에 뽐내지 않았다. 대표적인 예로, '라쿤'의 과거는 떡밥을 남긴 채 정확히 알려지지는 않았다. 이번 작품은 '라쿤'의 과거 떡밥을 완벽히 회수하면서, 동시에 '비윤리적인 동물 실험'이 현실에서도 충분히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을 감정적으로 보여줬다. 최근 국제 동물보호단체 PETA는 제임스 건 감독에게 '낫 어 넘버' 상을 줬는데, "실험실에서 희생되는 수백만 마리의 동물에게 얼굴, 이름, 성격을 부여했고, 실험실에 가두는 것보다 '하늘을 보며' 자유의 삶을 누릴 자격이 있다"라는 선정 이유를 밝혔다.



'두 번째 기회'로 돌아가, 사실 이 단어는 '가디언즈' 멤버들 모두에게 해당하는 것이었다. '사회의 쓰레기'로 취급받던 범죄자들이 어느덧 '우주의 수호자'로 갱생하는 것을 보여줬는데, 이번 작품에는 '아담 워록'이 주요 대상이 된다. 너무 일찍 세상에 나와버린 탓에 '아담 워록'은 미성숙한 행동을 자주 하지만, 어느 순간 '가디언즈'에 의해 동화되어 '두 번째 기회'를 획득한다. 그렇게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은 시리즈 중 가장 어두운 소재의 내용을 담았지만, 그간 한 팀의 탄생, 성장, 연대를 자신만의 가치로 그려간 제임스 건 감독의 뚝심이 짙게 묻어 나온 작품이었다. 영리한 음악 사용, 깨알 같은 유머의 등장도 변함이 없었다.

문제는 서두에 언급한 것처럼, 제임스 건 감독이 DCU로 향한 가운데, MCU가 앞으로 이만한 퀄리티의 작품을 뽑아낼 수 있는가가 되겠다. 이번 작품에 출연한 주연 배우 중 일부가 DCU로 갈아탄다는 이야기까지 '할리우드 가십'으로 등장하고 있으며, 박서준의 출연으로 국내에서도 관심을 보였던 MCU 차기작 <더 마블스>가 예고편 공개 이후 호응을 크게 얻지 못하는 등 복합적인 요인이 발휘됐기에, MCU는 마냥 이번 영화의 성공에 취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한 사람의 영화 팬 입장에서, 완전히 새 판을 짜려는 DC와 10년 넘게 전 세계 흥행을 주름잡았던 마블의 흥미로운 경쟁이 재점화될 것 같아서 기분이 썩 나쁘지는 않다.

 

BY 알지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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