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의 매력 발견: 4박 6일의 화려한 여행 이야기

2023. 6. 19. 19:44해외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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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Julius Hirtzberger © WienTourismus/Christian Stemper
코로나19 방역 규제가 완화되고 돌아온 봄과 초여름 사이를 잇는 계절의 길목, 아주 오랜만에 여행짐을 꾸렸다. 목적지는 오스트리아 비엔나. 수많은 이가 여행을 떠나지만, 저마다 도시를 즐기는 방식은 다르다. 나는 명소 탐방이나 ‘여행자들이 반드시 해야 할 것’엔 그다지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여행이 끝나고 반추하는 건 우연히 마주친 골목의 분위기, 그곳에 삶의 터전을 둔 사람들의 표정, 서울과는 미묘하게 다른 공기의 색온도와 같은 추상적인 이미지니까. 비엔나로 향할 결심을 한 이유는 유럽에 오래 살았고, 그중 2년을 비엔나에서 보낸 친구의 우스갯소리 때문이었다. “비엔나에 사는 동안 매일 감상한 도시 풍경은 나에겐 복지와 다름없었어.”
Photo: Lukas Schaller
끝없는 예술의 향연
비록 우연히 마주한 풍경을 좋아한다지만, 그래도 대략적인 방문지를 정해야 했기에 이번 여행에서 무엇에 집중할지 고민했다. 비엔나는 음악과 미술로 대변되는 도시지만 모든 걸 취할 수는 없기에 미술에 조금 더 중점을 두기로 마음먹었다. 여행의 방향을 결정하고 지난해 6월 문을 연 하이디 호르텐 컬렉션(Heidi Horten Collection)을 목적지 리스트에 첫 순위로 올렸다.
Photo: Paul Bauer © WienTourismus/Paul Bauer
고 하이디 고에스-호르텐이 지난 30년 동안 모은 소장품을 전시하는 이곳은 유럽 최고의 개인 컬렉션으로 손꼽힌다. 소장품은 구스타프 클림트, 에곤 실레, 파블로 피카소, 앤디 워홀, 마르크 샤갈, 게르하르트 리히터 등 고전 모더니즘부터 동시대 작품까지 총망라한다. 현재의 전시는 10월 24일까지 진행되는 로 피카소 사후 50주년을 기리는 기획전. 부제를 보면 짐작할 수 있듯 화려한 작가 라인업을 경험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특히 바닷속에 침몰한 운석을 연상시키는 이브 클라인의 대형 부조 ‘RE 1(Relief ponge Bleu)’와 인체 부조 ‘PR1, Portrait-relief d’Arman’은 그 자체로 이 전시를 놓치지 말아야 할 이유가 된다.
Photo: Lukas Schaller
비교적 최근 오픈했으며 수준급의 작품을 볼 수 있는 미술관으로는 알베르티나 모던도 추천한다. 코로나19로 인해 국경이 막혀 있던 2020년 초 문을 연 이곳은 알베르티나 뮤지엄의 형제 격이다. 안젤름 키퍼, 앤디 워홀, 알렉스 카츠 등 내로라하는 현대 미술가 5000여 명의 작품 6만여 점을 소장한 규모만 봐도 전시 수준은 짐작 가능하다.
Photo: Christian Stemper © WienTourismus/Christian Stemper
여행에 활력을 더하는 액티비티
비엔나에 도착하고 꽤 놀란 점은 거리에 즐비한 아기자기한 건물과 상반되는 분위기의 그라피티 아트워크를 길 곳곳에서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한국에서는 딱히 흥미를 느낀 적 없었지만 다양한 아트워크를 불시에 마주하다 보니 조금씩 관심이 생겼다. 때마침 비엔나 기반의 그라피티 브랜드 OUTLINES. at에서 워크숍을 운영한다는 소식을 입수하고는 냉큼 신청했다. 워크숍은 관련 기초 지식과 스프레이 사용법을 간단히 배우고 곧장 실습으로 이어진다. 사전 지식이 전무한 상태였지만 스프레이를 다루는 건 금세 익숙해졌고, 전문가의 손길로 마무리하니 제법 그럴싸했다.
Photo: Paul Bauer © WienTourismus/Paul Bauer
비엔나에서 그라피티 아트 워크숍 외에도 다양한 체험에 목마른 이들, 특히 술꾼에게 추천하고 싶은 액티비티가 한 가지 더 있다. 바로 오타크링거 브루어리(Ottakringer Brewery) 투어다. 보통 대형 양조장은 교외에 위치하지만 비엔나 로컬 맥주 브랜드인 오타크링거 브루어리는 도심에 위치해 접근성이 뛰어나다. 덕분에 효율적인 시간 활용이 필요한 여행자가 가볍게 경험하기에도 부담 없다. 투어 참가자는 양조 과정과 사용된 원재료의 종류 등을 배우는데, 사실 백미는 투어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시음 시간이다. 따끈한 브레첼과 화려한 수상 경력에 빛나는 오타크링거의 다양한 맥주를 케그에서 갓 내려 마시면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Credit: Nuriel Molcho
팜투테이블부터 소시지 스탠드까지
여행에서 식도락의 재미는 빼놓을 수 없다. 요즘 비엔나에서는 팜투테이블 레스토랑의 열기가 뜨겁다. 비에니즈 사이에서 열띤 호응을 얻고 있는 팜투테이블 레스토랑이 궁금하다면 C.O.P와 티안 비스트로(TIAN Bistro)를 기억해둘 것. 지난해 말 오픈한 C.O.P는 ‘Collection of Produce’의 약자로 50여 곳에서 공급받은 로컬 식재료로 조리한 다양한 메뉴를 선보인다. 티안 비스트로에서는 소규모 유기농 농장에서 공급받은 제철 재료 위주로 만든 비건 요리를 맛볼 수 있다. C.O.P나 티안 비스트로보다 캐주얼한 메뉴를 즐기고 싶다면 올 부어스트 비엔나(Alles Wurscht Wien)가 제격이다. 수제 소시지는 물론 칼라마리, 트러플 프라이, 비프 타르타르 등 무엇 하나 빠지지 않는 맛을 자랑한다.
Credit: Nuriel Molcho
Credit: Nuriel Molcho
WHERE TO STAY HOTEL MOT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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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Oliver Jiszda
비엔나의 메인 쇼핑 거리로 잘 알려진 마리아힐퍼슈트라세에 위치한 부티크 호텔. 플라워 패브릭으로 뒤덮인 벽, 앤티크한 거울, 레이스로 장식된 플로어 램프 셰이드는 1920년대 파리의 인테리어를 연상시킨다. 주소 Schadekgasse 20, 1060 Vienna 문의 +43-1-581-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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