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8. 12. 12:23ㆍ사회뉴스
"게임 중독 상태에서 컴퓨터게임을 하듯 다수 살해 시도"
신림동 흉기난동 피의자 조선(33·남)이 28일 서울 관악경찰서에서 검찰에 구속 송치되고 있다.(공동취재) 2023.7.28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부장검사 김수민)은 11일 '신림동 흉기난동 살인 사건' 피고인 조선(33)을 살인, 살인미수, 절도, 사기 및 모욕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수사팀은 이번 사건을 '현실과 괴리된 게임 중독 상태에서 불만과 좌절이 쌓여 저지른 이상동기 범죄'라고 규정했다.
수사팀 관계자는 "범행도구를 미리 준비하고 증거를 인멸하는 등 계획적으로 실행한 범행"이라면서 "젊은 남성을 의도적 공격 대상으로 삼아 마치 컴퓨터게임을 하듯 공격한 사건"이라 설명했다.
조씨는 지난달 21일 오후 2시7분쯤 서울 관악구 신림동 인근 상가 골목에서 흉기를 휘둘러 1명을 숨지게 하고 3명에게 중상을 입힌 혐의를 받는다.
조씨의 범죄 전력은 총 20회로 △집행유예 1회 △벌금 2회 △소년부 송치 14회 △기소유예 3회다.
수사팀에 따르면 조씨는 범행 당일 인천 서구에서 서울 금천구까지 택시를 무임승차한 후 인근 마트에서 흉기 2개를 절취했다.
이어 또다시 무임승차로 서울 관악구까지 이동해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씨는 범행을 사전에 계획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체포될 경우 휴대폰과 컴퓨터에 저장해 둔 불법 정보가 발각될 것을 우려해 범행 전날 휴대폰을 초기화했으며 범행 당일 주거지 인근 산책로에서 망치로 컴퓨터를 파손하기도 했다.
수사팀은 조씨가 '게임 중독' 상태였다고 판단했다. 조씨가 최근 8개월간 대부분의 시간을 게임을 하며 보내거나 게임 관련 동영상 채널을 시청했기 때문이다.
특히 조씨는 게임 플레이어가 1인칭 시점에서 무기나 도구를 사용해 전투하는 '1인칭 슈팅게임'에 빠졌던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팀은 조씨가 타인을 공격해 살해하는 내용의 게임 영상도 장기간 시청했다면서 범행 당일 아침에도 휴대전화로 게임 동영상을 시청했다고 짚었다.
또 범행 당시 △가벼운 뜀걸음 △피해자의 뒤나 옆에서 공격 △범행 시도 후 신속히 재정비 △새로운 타겟 물색 등의 특이한 행태를 보였다고 덧붙였다.
◇ 현실 불만에 의한 '이상동기 범죄'
심리분석 결과 조씨는 가족관계 붕괴와 대학·회사·결혼 등 사회생활 부적응으로 인해 '현실 불만' 상태에 놓인 것으로 파악됐다.
수사팀 관계자는 "특히 또래 남성에 대한 열등감이 많다"며 "의도적으로 젊은 남성을 공격 대상으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범행 장소는 젊은 남성의 통행이 잦고 자주 왕래해 잘 알고 있던 곳이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수사팀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모방범죄와 살인예고글 폭증으로 사회적 혼란과 불안을 일으켰다"며 "죄에 상응하는 중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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