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에 진심인, MZ세대가 그리는 완벽한 조직
2022. 10. 14. 19:19ㆍ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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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를 바라보는 부정적 시선 중 하나, 일은 대충 하고 ‘워라밸’만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 하지만 새로운 조직 문화에 비추어 보면 MZ세대만큼 일에 진심인 사람도 없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안정’이라는 것이 직업 선택의 가장 중요한 요소였다. 대기업 사원보다 공무원을 선호하고, 많은 사람들이 스펙과 상관없이 공무원 시험 준비를 했다. 하지만 상황은 금방 바뀌었다. 사람들은 대기업 사원은 물론 공무원도 더 이상 매력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저연차 공무원을 중심으로 퇴직자가 늘어나면서 정부는 공직사회 동기부여를 찾기 위해 나섰고, 대기업 역시 퇴사자의 대부분이 신입사원일 정도로 빨리 회사와 손절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MZ세대에게 높은 연봉이나 안정된 고용은 고리타분하고 답답한 조직을 참아야 하는 이유가 되어주지 못한다. 여러 기업이 이러한 분위기를 완화하기 위해 실천한 방법 중 하나는 직급 폐지. 직급이 아닌 서로를 ‘님’이라는 호칭으로 통일해 부르거나 영어 이름을 만들어 서로를 부르는 식이다. 부장님을 ‘잭(Jack)’이나 ‘○○님’으로 불러도 되는 것이다. 하지만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이 무서운 법. 여전히 한국 사회에는 암묵적인 위계가 있고, 직장에서는 어느 정도 질서가 필요하다. 다만 그 위계와 질서의 결이 MZ세대를 얼마나 이해하고 있느냐가 직장 내에서 이들의 이탈을 막는 혜안이 되어줄 수 있을 것이다.
자율성과 책임의 힘
신뢰와 존중 속에서 일하면 스스로도 몰랐던 성과를 내기도 한다. 조직에서 자신의 역량을 알아주지 않는다고 여기는 순간 충성도와 몰입도는 급격히 떨어진다. 입사 면접에서는 그동안 어떤 경험과 역량을 갖추었는지 세심하게 체크하면서 입사 후에는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아이처럼 대하고, 단순한 일만 맡긴다면 이내 업무에 대한 열정도 식어버린다. 이뿐 아니라 자율성 부족은 그들이 가장 스트레스를 받는 포인트 중 하나다. 내가 맡은 일을 내가 통제할 수 있다고 느끼는 자율감이 스트레스를 줄이고 업무 효율도 높인다.
기성 세대가 보기에 MZ세대의 경험이 다소 부족해 보일 수 있지만 잠재된 역량을 믿고 기다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적절한 책임감을 더해 일을 위임한다면 예상보다 그 이상의 열정으로 일에 몰입할 것이다. 실제로 한 기업의 설문조사에서 65% 이상의 MZ세대 직장인들이 ‘주도적으로 일하면 야근도 할 수 있다’고 답했다. 조직의 성장보다 개인의 성장, 워라밸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해서 그들의 업무 능력과 일에 대한 진심까지 매도하진 말자. 단, 여기서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은 회사 혹은 상사를 위해서 일하는 것이 아니라 오롯이 스스로 만족할 만한 업무적 성과를 내기 위해 움직인다는 것이다.
이걸 왜 해야 하죠?
조직에서 MZ세대가 가장 많이 하는 질문 중 하나는 ‘왜?’. 정말 왜 해야 하는지 이유가 궁금한 것이 아니라 공감을 원하는 것이다. 일을 설명하기에 앞서 공감을 하고, 설명을 한 후 어떻게 도와줄 것인지, 혹은 이런 대안이 있다는 것을 제시하는 회사가 건강한 조직이라고 생각한다. 신입사원이 보여주는 업무 방식, 추구하는 삶의 태도, 가치관이 나의 사고나 경험과 다르다는 이유로 비난하거나 가르치려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왜 그런 방식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지 호기심을 갖고 관찰하는 것이 필요하다. 획일화된 기준으로 판단하려 들지 말고 그저 받아들여야 한다. MZ세대는 자신과 맞지 않는 회사를 참고 희생하며 다니지 않는다. 평생직장의 개념은 사라졌고, 이직은 물론 프리랜서나 긱워커가 자연스러운 세대다. 오히려 취업보다 퇴사에 훨씬 담대한 것이 MZ세대다. 솔직함과 정직함은 업무 수행 과정에서도 유지되어야 한다. 페이스북에서 익명으로 진행되는 ‘대나무숲’부터 ‘잡플래닛’ ‘블라인드’ 등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는 너무나 일반적이다. ‘나만 말 안 하면 모르는’ 시대는 이제 없다. 기존 세대는 어떠한 내용이든 결국 알려진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조직과 관련한 내용은 모든 조직원에게 먼저 공유해야 한다.
잔소리 아닌 피드백
‘무소식이 희소식’처럼 혼내지 않으면 칭찬으로 알면 되는 시대도 지났다. 리더들은 함부로 칭찬하면 좋은 고과를 기대할까 봐 말을 아끼고, 자기 기준에서 볼 때 아직 부족해 칭찬을 아낀다. 그러면서 잘못을 말할 때는 ‘지금’ 잘못된 상황을 지적하기 위해 불러놓고 과거의 실수까지 늘어놓는다. 이렇게 된다면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지금의 실수에 대한 반성은 잊고, 억울함만 커질 뿐이다. 잘못을 이야기할 때는 이슈를 좁혀 정확히 말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MZ세대는 언어로 표현된 진심을 원하는 세대다. 자기 일에 대한 소통을 원하고, 성장을 위한 피드백을 원한다. 기존 세대가 ‘굳이’ 낯간지러워서 하지 않은 그 말을 그들은 듣고 싶어 한다. 그것이 없을 경우 조직이 자신에 대해 관심 없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리더로서 조직 전체의 보상 체계를 단독으로 변경할 수는 없지만, 내가 맡은 조직에서 칭찬과 피드백의 문화를 시작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분명하고 빠른 피드백, 결과뿐 아니라 과정에 대한 인정을 리더가 표현할 때 일 년에 한두 번 받는 성과급이나 고과 이상의 동기부여가 될 것이다. 더 성장하기 위한 피드백, 적재적소에 칭찬과 납득할 수 있는 피드백만 잘 해줘도 MZ세대는 더 열심히 일할 준비가 되어 있다.
보상이 아닌 공정
MZ세대가 진짜로 원하는 것은 공정이다. 더 많은 보상이 아닌 투명한 기준을 알고 싶은 것. 단순히 성과급 금액의 인상보다 산정한 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하길 원한다. 이들은 성과급을 회사에서 주는 선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초과 이윤에 따른 당연한 노동의 대가로 여긴다. 2021년 1월, 국내 한 대기업은 대대적인 성과급 논란의 주인공이 되었다. 대기업의 4년 차 직원이 전 직원 2만9000명을 상대로 성과급 규모에 대해 불만을 담은 메일을 보내 관련 이슈가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불투명한 것, 불공정한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세대를 막론하고 없다. 하지만 MZ세대에게는 공정이라는 가치가 다른 가치에 비해 훨씬 중요하다. 이들이 요구하는 변화는 단순히 성과급 금액의 인상이 아닌 산정 기준의 투명한 공개다. 그들은 성과급을 1:1 거래에 의한 보상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 성과급을 정한 기준은 물론 스스로의 예상과 어떤 부분에서 차이가 있는지 투명하게 알고 싶어 한다. 물론 평가와 보상 체계 전반에 대한 MZ세대의 변화 요구에 대해 기업이 단기간에 해답을 내놓을 수는 없다.
하지만 결국 기업마다 방식에 차이가 있을 뿐 새로운 세대의 요구를 수용하고 기존 방식과 조화시키며 변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힘들지 않은 세대는 없지만 MZ세대는 성장 과정마다 혹독한 평가와 토너먼트 경쟁을 펼쳐왔다. 경쟁은 치열했지만 시험 한번 잘 보면 대학에 입학할 수 있었던 세대에 비해 어린 시절부터 시작한 강도 높은 경쟁과 평가 속에서 학창 시절을 보낸 이들은 공정성의 중요성을 이른 나이부터 체득했다. 수능 점수가 인생의 성공 척도였던 과거와 달리 이들은 일상을 평가받으며 살아왔다. 학업, 봉사활동, 경시대회 등 각종 스펙을 쌓기 위해 달려왔고, 좋은 유치원에 가기 위해 오랜 시간 대기해야 했다. 투자한 돈, 시간, 노력이 이렇게 많다 보니 올바르게 평가받기 위해 본능적으로 시스템의 공정성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2022년 9월 1~11일 싱글 플러스(www.thesingle.co.kr)에서 258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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