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일했는데 통장엔 3380만원뿐...박수홍 친형 횡령에 울분

2023. 3. 15. 23:40연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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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박수홍(53)이 62억 횡령 혐의를 받는 친형 박모(55)씨 부부 재판에 증인으로 나서 “지옥에서 살았다”고 울분을 토하며 강력한 처벌을 호소했다.

15일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제11형사부 심리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횡령)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수홍의 친형 박모씨(55) 부부에 대한 4차 공판이 열렸다. 박수홍은 증인으로 참석했다.

박수홍의 친형 박씨는 지난 2011년부터 2021년까지 연예 기획사를 차리고 박수홍의 매니지먼트를 전담하면서 회삿돈과 박수홍 개인 자금 등 모두 61억 7000만원을 빼돌린 혐의로 지난해 9월 구속기소 됐다.

 

이날 절차에 따라 재판정에 들어선 박수홍은 피고인석에 앉은 형과 형수를 2~3초간 매서운 눈빛으로 노려본 뒤 증인석에 앉았다. 박수홍은 증인석에 앉은 뒤에도 피고인석 쪽을 바라봤으나, 피고인석의 두 사람은 재판부만을 응시했다.

이어진 심문에서 박수홍은 “(피고인은) 친형과 형수다. 라엘은 제가 홈쇼핑 출연료와 행사 및 광고 수익 창출하고 있는 1인 엔터테인먼트 기획사다. 다른 연예인은 없다. 메디아붐은 내 평생 방송 출연료가 다 모인, 1인 엔터테인먼트 기획사”라고 말했다.

이어 “유일한 수익 창출자는 저다. (법인관리는) 통상 (형)박진홍씨가 전반적으로 운영했고, 매니저와 코디가 있다. 사무실은 따로 없다. 통상적으로 연예 엔터테인먼트는 연예인이 걸어다니는 기업이다. 우리 회사는 나 혼자였기 때문에 사무실이 필요 없다”고 이번 사건에 관련된 법인에 대해 소개했다.

자녀 학원비에 관리비까지…법인카드 사적 유용·허위급여 지급 등 충격적 횡령 현황


검찰이 제시한 횡령 현황은 화려했다. 검찰에 따르면 피고인은 라엘 법인 카드로 백화점과 마트에서 상품권을 구입했으나 박수홍은 이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박수홍은 “카드 분실신고한 사람이 이씨(형수)다. 나는 해당 백화점에 간 적이 없다. 라엘 법인카드를 갖고 있던 사람은 이씨로, 피고인들이 카드를 몇 장 갖고 있는지 나는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상품권을 구입한 적이 없고, 조사 과정에서 알게 됐다. 주위에 확인해봤지만 상품권을 받았다는 지인은 한 명도 없었다. 그리고 나는 32년차 방송인으로 프로그램에 들어가기 위해 상품권을 선물해야 하는 입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서울 강서구 마곡 지역 8채의 부동산 역시 서류상으론 박수홍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이 제시한 부동산등기부에 대해 박수홍은 “내 개인자금이 법인 투자금으로 쓰였는데 가수금 처리도 안 됐고, 법인에서 구입한 상가들의 토지임에도 서류엔 내 이름 자체가 없었다. 근처 부동산 중개자들도 다 박수홍 건물로 알고 있다. 그런데 내용을 보면 다 피고인들의 이름이 나와 있다”고 말했다.

박수홍은 “라엘 관련 세무 회계 아는 바 전혀 없다. 믿고 내 법인의 자산, 자금 운영을 다 관리했다”며 “지난 세월 10년 이상 법인 자금 관리했던 세무사가 재판장님께 참고 자료를 제출한 것으로 알고 있다. 내용을 자세히는 모르지만 박수홍이 법인 운영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는 걸 증거로 제출한 것으로 알고 있다. (형과) ‘수홍이는 모른다’, ‘수홍이에게 보여주지 말아라’라고 대화 나눈 것을 증거로 제출했다”고 말했다.

허위 직원으로 법인 비용을 처리한 정황도 공개됐다. 특히 박수홍에 따르면 박수홍의 동생 부부도 직원으로 등록됐으나 실제로는 법인에서 일한 적 없는 허위 직원이었다고. 박수홍은 “검찰에서 거짓 진술을 했다가 직원으로 일한 증거를 제출하라 하니 진술을 번복했다. 사실 자신들은 일한 적이 없고 시켜서 말했다고 했다”고 밝혔다.

법인카드 사용내역에는 키즈카페, 태권도교습소, 미술학원, 학습지 등 유아 청소년들이 다닐법한 학원이 대거 등장해 충격을 안겼다. 또 친형 부부가 살고 있는 자택의 관리비도 법인카드에서 결제된 것으로 드러났다. 박수홍은 “나는 학원에 간 적도 없고, 물리적으로 갈 수도 없다. 당연히 피고인의 자녀들이 사용했을 것”이라며 “내 집 관리비는 개인통장에서 냈는데, 정작 자신들은 법인에서 연예활동 외에 써서는 안 되는 돈을 쓰고 있었다”고 말했다.

박수홍은 자신이 보유한 일명 ‘깡통전세’ 보증금을 내어 줄 돈이 없어 생명보험을 해지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박수홍은 “저는 자산을 검소하게 아끼면서 내 자산을 불려주겠다고 했던 두 피고에게 믿고 맡겼고 내용을 전혀 모른다. 추후 찾아봤더니 전세대금 같은 게 들어오면 그 다음날 바로 빠져나가더라. 또 (임차인에게) 내어줄 전세대금(보증금)이 없어서 내 생명보험을 해지하고 집을 처분해서 지불했다”고 말했다.

보험을 해지한 배경에 대해 박수홍은 “내 통장을 보니 3380만원이 남아있더라. 물리적으로 깡통 전세대금을 낼 돈이 없어서 보험을 해지했다. 내가 돈이 있었으면 왜 보험을 해지했겠나. 그때부터 의심하기 시작했다. OTP를 발급받을 땐(2020년 2월) 그냥 내가 알아보고 싶었던 거고, 그때부터 인지해서 내 계좌 기록을 찾아봤다”고 말했다.

박수홍은 “나는 (이번에 의심하기 전까지) 은행에 간 적도 없고, ATM도 사용할 줄 모른다. 단 한 번도 은행 거래를 직접 해본 적이 없다. 두 피고인이 모든 걸 관리했다. 텔레뱅킹을 해본 적도 없고, 내 계좌를 관리하고 있는 피고인들에게 부탁한 적은 있다. 계좌를 만들거나 공인인증서 발급 받을 때 서명한 전표 속 필체는 모두 피고인들의 것이다. 내가 알지 못했던 계좌도 있었다”고 말했다.

“종이가방 들고다니며 나를 기만해…강력한 처벌 원한다”


이날 박수홍은 처벌을 희망하느냐는 검찰의 질문에 “강력히 원한다”고 말했다. 박수홍은 “지난 수많은 세월동안 저를 위해주고 제 자산을 지켜준다는 얘기를 정말 많이 했고, 그걸 믿게 만들었다. 경차를 타고 종이가방을 들고 내 앞에서 늘 나를 위한다는 말을 했고, 입버릇처럼 ‘내가 월급 500만원 이상은 가져가는 게 없다’ ‘다 너를 위한 거다’라고 했다. 마곡 상가를 지나가면서 ‘다 네 것이다’라고 나를 기만했다”며 배신감을 토로했다.

박수홍은 “이 사건을 알게되고 나서도 마지막까지도 원만히 해결하자고 했는데 갖은 핑계를 대고 변명으로 일관하며 나타나지 않았다. 또 마지막에 세무사를 바꿔 그 세무사를 찾아갔더니 ‘지난 날의 증거를 다 찾아봐야 한다’며 최소 4~5년 걸린다고 하더라. 그래서 고소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박수홍은 “그 전까지 정말 많이 노력했다. ‘이건 형제간의 문제니까 다시 웃으며 지낼 수 있다’고 편지도 썼는데, 확인도 안 하고 받지도 않았다. 결과적으로 자신들의 횡령 범죄를 끝까지 저에게 숨기려 노력했고, 내가 고소하자 나와 내 곁에 있는 사람을 이 횡령 본질과 상관 없는 사람들까지 인격살인 했다”고 말하며 형수의 절친이 자신과 아내 김다예 씨에 대한 악성루머를 제기해 기소된 일을 언급했다.

박수홍은 “이건 단순한 횡령 범죄가 아니다. 자신들을 위해서 최선을 다해서, 아버지 빚 갚을 때부터, 방송 들어가고 나서 외부 일은 내가 하고 내부 자산관리는 저들이 했다. 입버릇처럼, 연예인은 나이 먹고 늙어서 비참하다며 내 자산 관리 해주는 것처럼 내 앞에서 늘 돈 아껴쓰라고 초심 잃지 말라고 늘 그랬다. 그런데, 숫자는 속이지 않지 않나. 기가 막히고, 내가 받아들일 수 없고, 죽음의 문턱에 절벽에 서서, 그 때는 내가 가스라이팅 당했던 때라, 내가 죽어야 하나, 그 때는 사랑하는 가족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괴로움과 지옥 속에 살았다. 지금 이 자리에서 숫자들을 얘기하면서도 저는 이런 범죄 수익금이, 내 출연료를 다 받은 각 법인에서 변호사 비용으로 범죄 수익금이 사용됐다. 어떤 로펌에서, 횡령금을 받아 이 자리에 나와 있나”고 피고인의 변호인을 지적했다.

“2차 가해 하지 말라”…피고인 측 변호인과 날세워


박수홍은 “한마디만 더 하겠다. 이 법정에 들어서기 전에 언론에 (피고인)변호사님이 ‘박수홍은 언론 플레이의 귀재이며, 형과 형수는 이미 악마화가 되어 있다.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했더라. 이게 기울어진 운동장이냐, 골육상쟁의 피가 흐르는 현장에서 기울어진 운동장이 말이 되나. 내가 언플의 귀재냐. 32년 동안 구설 하나 없다가, 형과 형수가 나를 횡령해다고 언론플레이를 하나?”라고 분개했다.

이어 “언론에 더이상, 만약에 제가 원치 않는 얘기들이 나오면, 피고인이 초지일관 처음부터 주장했던 저와 이 횡령과 상관 없는 누군가를 공격하는 김용호처럼 2차 가해 한 것으로 알겠다”고 경고했다.

잠시 뒤, 피고인 측 반대심문도 이어졌다. 피고인 측 변호인은 박수홍이 카카오톡으로 박씨에게 공인인증서 비밀번호를 물어본 시점과 박수홍이 세무사를 찾아가 횡령 사실을 인지했다고 밝힌 시점이 엇갈리다는 주장을 펼치며 파고 들었다. 또 회사 정관을 보내달라는 요구나, 지분 관계를 확인한 시점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가 하면 ‘ATM도 사용 한 적 없다고 말하지 않았나’ ‘OTP 사용한 적 없다고 하더니 공인인증서도 다 갖고 있었던 것 아니냐’ 등의 질문으로 박수홍을 추궁했다.

이에 박수홍은 “2020년 1월에 나더러 ‘다른 회사 가라’고 하길래, 설마 그럴리 없는데 하면서도 한 번 알아봐야겠다 싶었던 것”이라며 “의심하고 (횡령) 확신이 들 때까지 고민하는 기간이 두 달 정도 있었다. 세무사를 만나고 나서야 확실히 알았다”고 말했다.

반대 신문 과정에서는 날 선 공방이 이어졌다. 특히 변호인이 제시한 자료에서 전 여자친구의 이름까지 나오자 “정말 비열하다. (박씨는)내가 십수년 전 결혼 못하게 한 장본인이다. 횡령 본질과 상관없이 나를 흔들려는 의도로 보이고, 2차 가해”라며 분노했다.

이에 변호인은 “법정에서 그렇게 비방하는 표현을 함부로 쓰시면 안되죠”라고 맞섰고, 박수홍은 “변호사님이 먼저 언론플레이 발언 하지 않았습니까. 수임료 누구 돈으로 나갔습니까?”라고 응수했다.

박수홍 증인 심문은 시간 관계상 추후 기일에 한 번 더 진행된다. 박수홍은 재판정을 나서기 전에 “내 삶에 경험했던 사실이다. 명명백백히 죄 지은 사람이 지금까지 저에게 사과도 안 하고 정말 힘들게 하고 있지만, 다음 재판에도 잘 하겠다. 재판이 처음이라 흥분한 모습 보여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고 재판부에 고개를 숙였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을 4월 19일로 잡았다.


박수홍의 형 박씨는 박수홍 개인 계좌에서 29억원을 무단으로 인출하는가 하면 회사 인건비 허위 계상으로 19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회사 자금 11억7000만원을 빼돌려 부동산을 매입하는가 하면 신용카드를 결제 등 방식으로 회삿돈 1억8000만원을 유용한 혐의도 있다.

박씨는 또 박수홍과 법적 분쟁이 일어난 뒤인 2021년 4월과 10월 박수홍의 출연료 등이 입금되는 회사 계좌에서 각각 1500만원과 2200만원을 인출해 변호사 선임 비용으로 사용한 혐의도 받는다. 형수는 일부 횡령 가담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이날 박수홍은 재판에 앞서 취재진 앞에 서 형과 법적 다툼을 벌이게 된 심경을 밝혔다. 박수홍은 “저는 다른 것 없이 가족들을 사랑하고 행복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평생을 그냥 (일해왔다)”며 “하지만 쉬지 않고 열심히 일했던 많은 것을 빼앗겼고, 바로잡기 위해 노력했으나 안 되서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박수홍은 “저같이 가까운 이에게 믿음을 주고 선의를 베풀었다가 피해자가 된 많은 분들께 희망이 될 수 있는 재판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증언 잘 하고 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수홍 사건이 사회적으로 화제가 되자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친족상도례(親族相盜例)’ 제한 법안 3건을 대표 발의했다. ‘친족상도례’는 강도죄와 손괴죄를 제외한 재산범죄에서 친족간의 범행에 대해 형을 면제 또는 감경하거나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도록 한 제도인데 이번 박수홍 사건 관련해 박수홍의 부친이 친족상도례를 악용하려 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폐지 및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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