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소개) 칠중주: 홍콩 이야기 - 추억의 홍콩 영화 거장 7명이 모여 만든 영화

2023. 5. 15. 20:05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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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칠중주: 홍콩 이야기> ⓒ (주)콘텐츠판다

홍콩 영화사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거장 감독 7명이 홍콩을 향한 애틋한 고백을 담아 보내는 한 편의 러브레터가 개봉했다. <칠중주: 홍콩 이야기>는 2020년 73회 칸영화제 공식 초청작이자, 25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상영되어 화제가 된 작품이다. 1950년대부터 2000년대, 더 나아가 근미래까지, 감독 각자의 개성이 담긴 시대별 이야기와 35mm 필름으로 촬영된 아련한 영상미가 인상적으로, 프로듀서를 맡은 두기봉 감독은 "이번 작품을 통해 시대를 대표하는 홍콩 감독들의 단결력을 보여주며, 젊은 영화인들에게 격려를 건네고 싶었다"라면서, "이 영화는 홍콩의 역사이자 그 존재를 증명하는 작품"이라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7편의 단편으로 구성된 가운데, 작품의 시작을 여는 <수련>은 1971년 영화사 '골든 하베스트'에서 무술 감독을 맡으며 이름을 알린 홍금보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그는 무술 감독 및 연출뿐만 아니라 <귀타귀>(1980년), <프로젝트 A>(1983년) 등의 작품을 통해 연기자로 활약하며, 홍콩을 대표하는 액션 스타로 자리 잡았다. 홍금보 감독이 연출한 <수련>은 그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작품. 그는 "당시 아이들에게, 쿵푸나 연극을 배우게 하기 위해, 부모들은 스승에게 아이를 보냈다. 훈련은 정말 혹독했다. 하지만 그러한 엄격한 지도를 받지 않았다면 지금의 우리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베니스영화제 명예황금사자상을 받은 아시아 대표 여성 감독, 허안화 감독이 연출한 <교장 선생님>은 1960년대 홍콩 초등학교의 모습과 생활 풍경을 담아냈다. 허안화 감독은 "1960년대를 꼭 찍고 싶었다. 1960년대 홍콩의 염원이 어떤 것인지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연출 의도를 소개했으며, "<교장 선생님>은 연애 영화이기도 하다. 이 이야기를 선택한 것은 사람들이 얼마나 연애에 소극적이고 숨겨왔는지, 표현하고 싶었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리고 허안화 감독은 "이 작품은 사라지고 있는 필름 영화에 경의를 표현할 훌륭한 기회였다. 촬영을 마치고 엄청나게 좋은 느낌을 받았다. 참여할 수 있어 매우 기쁘다"라면서, 연출 소감을 밝혔다.

세 번째 작품은 <열화청춘>(1982년)을 시작으로 걸출한 작품을 만들면서 홍콩 뉴웨이브 시네마를 이끈 담가명 감독의 <밤은 부드러워라>. 담가명 감독은 <아비정전>(1990년), <동사서독>(1995년) 등의 편집을 맡으면서 홍콩 영화계의 한 획을 그은 편집자로도 불린다. 담가명 감독은 이번 작품을 통해 영국 이민으로 인해 이별을 앞둔 어린 연인의 이야기를 담았다. 그는 "1997년의 본토 반환이 머지 않은 미래로 다가오면서 홍콩인들이 장래에 대해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했다. 그 어려움 속에서 많은 사람이 '이주'를 택했다. 그것은 매우 감정적으로 이루어졌으며 나는 당시를 떠올리며, '떠나는 것'에 대한 스토리를 생각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네 번째 작품은 성룡의 <사형도수>(1978년), <취권>(1978년)의 연출을 맡았고, 이후 할리우드에 진출해 <매트릭스>(1999년)와 <킬 빌>(2003년)의 무술 감독으로도 활동했던 원화평 감독의 <귀향>. <귀향>은 1990년대, 캐나다 이주를 앞둔 손녀와 홍콩에 남게 된 할아버지의 이야기가 담겼다. 원화평 감독은 "가족 간의 엇갈림은 자주 있지만, 그럼에도 결국 가족의 사랑은 전부다. 가족은 어떠한 손익도 따지지 않고, 서로를 위해 존재한다. 가족이란 작품의 좋은 테마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지나간 날들과 홍콩이라는 도시는 기억할 가치가 있다. <귀향>을 통해 홍콩의 따뜻함을 전하고 싶다"라는 바람을 전했다.

다섯 번째 작품은 <천장지구>(1990년), <흑사회>(2005년), <마약전쟁>(2012년) 등 느와르 액션부터 스릴러, 로맨스까지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선보인 두기봉 감독의 <노다지>. <노다지>는 2000년대 초까지, 홍콩을 뒤흔들었던 여러 금융 위기 속 주식 투자에 열중하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블랙 코미디로 그린 작품이다. 대박을 노리는 젊은 남녀 3인방의 대화로 영화는 시작되지만, 의견은 모이지 않고 눈여겨보던 기업의 주가는 점점 오른다. 두기봉 감독은 이번 작품을 통해 탐욕과 두려움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었으며, 욕심과 공포에 시달리는 인간이라는 존재를 그려보고 싶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한, 전염병 '사스'가 유행했던 당시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담아냈다.



여섯 번째 작품은 <용호풍운>(1988년), <학교풍운>(1988년), <성전풍운>(1990년) 등 '풍운 시리즈'로 주목받았고, <맥시멈 리스크>(1997년) 등을 통해 할리우드에도 진출했던 홍콩 누아르의 거장 임영동 감독의 유작 <길을 잃다>다. 그는 이 작품에서 과거의 화끈하고 날렵한 액션 스타일이 아닌, 자신의 삶이 된 홍콩에 대한 애정이 가득 담긴 따뜻한 작품을 완성했다. 2010년대를 다룬 <길을 잃다>는 홍콩의 과거 흔적을 바라보며, 그리움에 빠진 중년 남성의 모습을 그려냈는데, 점차 변해가는 도시의 풍경과 주인공의 감정이 어우러진다. 생전에 임영동 감독은 "홍콩보다 더 좋은 곳은 많지만, 고향을 향한 감정을 느낀 곳은 없다"라는 소감을 남겼다.

마지막 작품은 <영웅본색> 시리즈와 <동방불패> 시리즈를 제작했고, <금옥만당>(1995년), <더블 팀>(1997년), <적인걸: 측천무후의 비밀>(2010년) 등을 연출한 서극 감독의 <심오한 대화>. 근미래, 정신과 의사와 환자의 대화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예측 불가능한 스토리를 담았다. 서극 감독은 "완전히 개방적이고 자유자재인 장소에 두고 싶었다. 작품을 평범한 세계에 두지 않았고 그 결과, 만족스러운 작품이 탄생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서극 감독은 "우리는 감독으로 필름과 함께 성장했다. 필름은 우리가 영화계에 발을 들여놓았던 순간을 떠올리게 만든다"라면서, "이 작품은 영화계에서 사라져가는 35mm 필름 영화에 대한 마지막 공헌과도 같은 작품"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작품은 초기에 <영웅본색>(1986년), <페이스 오프>(1997년)를 연출한 오우삼 감독까지 참여해, 8명의 거장이 함께하기로 한 영화였다. 그는 1970년대를 맡아 프로젝트를 이어갈 예정이었으나, 컨디션 난조 불참하게 되면서 7명의 감독만이 함께하게 됐다. 제작자인 두기봉 감독은 8명의 감독으로 진행이 가능했다면, 페데리코 펠리니 감독의 영화 <8과 1/2>(1963년)를 오마주해 영화의 타이틀로 사용하려고 했다고. 그는 오우삼 외에 다른 감독에게 프로젝트를 제안할 수도 있었으나, 홍콩 영화계의 영웅인 그를 대체할 다른 감독을 생각하지 못했다고 한다.

 

by 알지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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