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원 사육사의 마음: 푸바오와의 대화와 이별 준비

2023. 5. 25. 20:40반려동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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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시점에서 에버랜드 동물원의 최고 스타는 푸바오입니다. 푸바오는 코로나19가 기승이던 2020년 한여름, 한국에서 처음으로 자연 임신 및 분만을 통해 탄생한 자이언트 판다입니다. 그만큼 푸바오의 아빠 러바오와 암컷 아이바오의 합사 단계부터 만만치 않은 공이 들어갔습니다. 이 모든 걸 성사시킨 건 에버랜드의 강철원 사육사인데요. 푸바오 가족 뿐만 아니라 키우고 있는 동물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전문지식을 갖춘 베테랑입니다. 특히 푸바오가 태어난 후에는 손녀처럼 애지중지 키우는 모습으로 '판다 할아버지'라는 별명까지 붙었죠.
 

 
강철원 사육사는 24일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 푸바오의 근황을 전했습니다. 사실 그가 이 프로그램에 출연한 건 처음이 아닌데요. 러바오와 아이바오를 부모로 만들어 주려고 노력하던 2020년 초에도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등장해 "판다 할아버지가 되고 싶다"라는 소망을 드러낸 적이 있어요. 판다는 독립적인 동물이라 쉽게 짝짓기를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암컷 판다는 가임기가 매우 짧기 때문에 자연 번식이 쉽지 않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토록 어려웠던 러바오와 아이바오의 합사는 팬데믹으로 동물원을 찾는 사람의 수가 줄어든 후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신장 16.5cm, 체중 197g의 푸바오가 2020년 7월 20일 세상 밖으로 나왔어요.
 
'행복을 주는 보물'이라는 뜻의 '푸바오'는 생후 100일이 된 시점에 팬들의 투표로 붙은 이름입니다. 털이 듬성듬성 난 채 꼬물거리던 새끼 판다는 엄마 아이바오와 강철원 사육사의 애정 어린 돌봄으로 쑥쑥 자랐습니다. 그 덕에 또래보다 큰 몸집을 자랑하는 푸바오는 '푸뚠뚠'으로 불리기도 하죠. 사람을 좋아하고, 애교와 장난기가 많은 푸바오는 에버랜드의 아이돌이 됐습니다.
 

 
이미 몸무게 100kg을 훌쩍 넘긴 푸바오는 지난해 차례로 엄마 아이바오와 사육사로부터 독립했습니다. 모든 과정을 지켜본 팬들도 서운함을 감출 수 없었는데요. 이는 푸바오도 마찬가지였는지, 홀로 시무룩해하다가도 사육사의 기척이 들리면 반가워하며 다가가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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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안타깝게도 푸바오는 곧 중국으로 '반환'될 예정입니다. 1975년부터 발효된 워싱턴 조약은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은 상업 목적의 국제거래를 금하고 있는데요. 여기에 판다가 포함됩니다. 전 세계의 모든 판다는 중국의 소유이고, 각국 동물원 등에 대여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푸바오 역시 중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거죠. 예정된 이별이었지만, 그 동안 정이 많이 들어버린 것도 사실입니다.
 
강철원 사육사는 이날 방송에서 푸바오가 내년 중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판다들은 생후 만 4년이 지나면 성적으로 성숙하기 때문에 번식을 위해 중국으로 반환된다는 것이죠. 그는 "중국보호동물협회와 시기를 협의해 (반환 날짜를) 정하는데, 아직 확정된 사항은 없다"라고 아쉬워하면서도 "사람들이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것과 동물이 행복한 건 다르다. 동물의 편에서 생각하고 싶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제 이별을 앞두고, 강철원 사육사는 푸바오가 말을 할 수 있다면 어떤 대화를 나누고 싶냐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그는 "하고 싶은 이야기 너무 많다"라며 "‘너는 영원한 나의 아기 판다야. 어떤 상황이 오든 늘 할아버지는 너의 편이고 널 생각하고 있어’ 이런 응원을 보내주고 싶다"라고 말해 뭉클함을 안겼습니다. 푸바오에게는 '당신을 만난 게 행운이었어요'라는 한 마디를 들을 수 있다면 족하다고 덧붙였고요.
 

 

 
그는 "힘들 때 동물들을 보고 있으면 내 마음을 알아주는 것 같다. 푸바오도 아마 이별을 겪는다면 ‘할아버지 걱정하지 마, 나 가서 잘할 거야’ 할 것 같다"라고 말하며 결국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습니다. 중국으로 가면 강철원 사육사는 물론이고 러바오, 아이바오와도 헤어지게 되는 푸바오. 강철원 사육사는 "가서도 잘 할 것"이라고 단언하며 "엄마 아빠 걱정하지마 내가 잘 돌볼 거야. 너도 잘 적응하고 좋은 친구들 만났으면 좋겠고, 할아버지 가슴 속에서도 네가 영원할 것"이라는 편지를 전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제 정신이 혼미해지지 않는 이상 항상 가슴속에 있는 친구가 될 것"이라는 그의 말에 푸바오를 사랑하는 모두가 공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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