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벌이고 돈 불린 기록 "어딘지 모르게 거리감이 느껴지는 출판사 편집자와 돈. 그 편견을 깨고 이경희, 허주현 두 사람은 내 집 장만에 성공했다."
2022. 9. 4. 00:30ㆍ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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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와 편집자는 굉장히 이질적인 조합이다. 허주현 처음에는 재테크라기보다 짠테크에 가까웠다. 연봉 1800만원으로 살기에는 빠듯할 수밖에 없으니까. 저비용, 고효율을 생각하며 소비했는데도 돈 모으기가 쉽지 않더라. 하지만 좋아하는 일을 오래 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했고, 그즈음 부동산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경희 <돈을 사랑한 편집자들>은 출간되기 전에 밀리의 서재 에서 먼저 연재했던 작품이다. 편집자에게 재테크에 대해 써달라는 제안을 받았고, 깊게 생각하지 않고 제목을 지었다. 한편으로는 돈과 편집자라는 이질적인 단어가 주는 낯섦이 좋았던 것 같다. ‘18억짜리 삼겹살’ 에피소드가 특히 인상적이었다.
이경희 우리 둘 다 은평구에 살고 있었는데 은평구에서 가장 입지 좋은 곳이 디지털미디어시티역 바로 뒤에 생긴 증산 2구역이었다. 이미 6호선, 공항철도, 경의중앙선이 지나는 트리플 역세권이었고, 향후 강북횡단선 등의 개통으로 쿼트러플 역세권이 될 지역이었다. 이 모든 호재를 알고 있던 우리의 눈은 반짝거렸고, 퇴근 직 후 곧바로 부동산 중개소로 향했다. 실투자금이 적으면서도 현금 청산 등의 위험이 없는 안전한 조합원의 지위를 가진 자의 매물을 원했다. ‘실장’이라는 사람의 브리핑을 들은 후 생긴 궁금증은 ‘그래서 대출은 얼마를 받아야 하나요? ’였다.
허주현 돌아오는 대답은 ‘1억5000만원’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충분히 대출받을 수 있지만 당시에는 이 금액을 듣고 마음이 식었다. ‘고민 좀 해보고 올게요’ 라는 말을 뒤로하고 우리가 향한 곳은 고깃집이었다. 평소 과찬하지 않는 경희 선배가 ‘성산동의 자랑’이라고 표현할 정도라면 믿고 먹을 만했다. 그렇게 우리는 아마도 한 점에 500만원씩은 하는 삼겹살을 맛있게 먹고 헤어졌다. 그때 1억5000만원을 대출받아 5억원대에 살 수 있었던 34평 아파트는 현재 18억원까지 올랐다. 지금도 출퇴근길에 증산 2구역을 보면서 그때 마냥 해맑았던 우리를 떠올린다.
재테크에 대한 문의가 많이 들어올 것 같다. 이경희 재테크에 관심 있는 사람은 많다. 당장 집을 바로 살 순 없어도 꾸준히 관심을 갖는 것이 중요한데 가장 큰 걸림돌은‘귀찮음’인 것 같다. 귀찮은 것만 극복하면 기회는 계속 있는데, 그걸 극복하기가 쉽지 않다. 허주현 특별하진 않아도 나만의 전환점이 필요한 것 같다. 얼마 전 SNS에서 이런 명언 ‘짤’을 봤다. “젊었을 땐 돈이 최고인 것 같고, 돈만 준다면 뭐든 다 할 것 같지만 늙고 나면 돈은 당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최고다”라는 문구다. 일이라는 건 분명하기 싫은 순간이있고, 어쩔 수 없이 내려 놓아야 하는 시기도 찾아온다. 밀려나야 하는 때 잘 밀려 나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재테크를 하고 있다. 잘 퇴장하기 위한 준비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집 값이 너무 터무니없는 숫자라는 생각이 들면서 허무주의에 빠진 사람들도 많다. 이경희 물론 그럴 수 있다. 출판이라는 업계 특성상 재테크를 터부시하는 시선도 존재한다. 최근 기사에 6월 물가상승률이 6%라고 한다. 그러면 연봉이 6% 올라도 인상 효과가 없다는 말인데 사실 연봉을 6%나 올려주는 회사는 거의 없다. 결국 돈을 벌면서 돈을 까먹는 셈이다. 그걸 막으려면 재테크는 선택의 문제가 아닌 필수다. 나의 편의는 포기하지 않으면서 집값이 비싸다고만 생각하면 결국 제자리걸음이다. 역세권이어야 하고, 직장과 가까워야 하며 신축이어야하는 등 원하는 조건이 많으면 비싸질 수밖에 없다. 냉정하게 생각해서 돈이 없으면 포기해야 할 것이 많다. 출퇴근 시간을 좀 더 할애하거나 구축을 사서 불편하게 산다거나 하는 식이다. 한정된 예산 안에서 모든 것을 만족할 수는 없다. 우선순위를 정하고, 내가 뭘 포기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는 게 중요하다.
허주현 부동산 투자를 너무 어렵게만 생각하는 시선도 걸림돌이 된다. 처음에 우리는 ‘내가 살 집은 있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부동산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너무 높은 곳만 보지 않고, 현실적인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살 수 있는 가장 좋은 집을 구입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앞으로의 개발 계획, 교통 등의 입지 조건을 보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사회 초년생에게 선배로서 알려주고 싶은 재테크 팁은 무엇인가? 이경희 절약을 이유로 너무 많은 것을 포기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 나이에 어떤 경험을 했느냐에 따 라 이후의 삶이 결정된다. 재테크도 중요하지만 시기에 맞는 필요한 경험을 했으면 한다. 허주현 재테크 측면에서도 사회 초년생만 할 수 있는 특별한 투자가 있다. 바로 시간에 투자하는 것이다. 적은 돈이라도 꾸준히 10년, 20년 장기로 투자하면 좋다. 퇴직연금의 유형을 확인하고, DC형으로 전환한 후 저비용으로 가능한 펀드에 투자하는 것을 추천한다. 적은 돈이라도 결국 시간이 쌓이면 큰돈이 되고, 누가 나 몰래 연금을 넣어주고 있는 듯한 기분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
<돈을 사랑한 편집자들> 이경희·허주현, 위즈덤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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