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9. 2. 10:26ㆍ문화
인기를 증명한 IP를 가진 OTT 플랫폼이 오리지널 콘텐츠의 두 번째 시즌을 무기로 꺼내 들었다. 콘텐츠 전쟁의 제2막이다.
티빙은 KT 시즌과 합병하고 가수 임영웅의 서울 콘서트를 생중계하는가 하면 쿠팡 플레이는 국내외 스포츠 경기 중계를 독점 제공한다.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는 광고 요금제 도입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지금 전 세계의 OTT 플랫폼은 처절한 생존 경쟁 중이다.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 이후 OTT 이용 시간이 줄어들고, 가입자가 감소하는 등. 시장의 앞날이 그야말로 ‘한 치 앞도 모르게’ 되어버렸기 때문. 온갖 방법으로 활로를 모색하는 와중에 대부분의 OTT 플랫폼이 공통적으로 선택한 방법이 있다. 플랫폼이 가진 고유 IP를 활용한 시즌제 콘텐츠 제작이다.
넷플릭스가 오리지널 시리즈를 제작하기 시작한 지 벌써 10년. 해외에서는 이미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의 시즌제 제작이 활발하다. 최근 몇 년 사이 한국 OTT 시장에서 콘텐츠 투자와 제작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국내 플랫폼의 약진이 두드러지면서 우리가 피부로 느끼는 오리지널 콘텐츠 파워가 뚜렷해진 건 사실이다. 그에 반해 한국 콘텐츠 시장에서 영화를 제외하면 후속작이 나오는 경우는 매우 드물었다. 하지만 최근 영상 콘텐츠 마켓이 OTT 플랫폼 위주로 재편되면서 시즌제 제작을 전략으로 삼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유미의 세포들> <여고추리반> <좋아하면 울리는> 등의 작품은 이미 시즌2를 공개하고 흥행의 재미를 톡톡히 봤다. <유미의 세포들>은 누구보다 빠르게 시즌2 제작을 결정했는데, 후속작은 티빙에서만 독점 공개하며 유료 가입자를 확보 했다. 티빙은 <유미의 세포들2>를 보기 위해 가입한 유료 가입자가 전작 대비 약 2.2 배 늘었다고 분석했다. <오징어 게임>과 <파친코> <술꾼도시여자들> 역시 최근 두 번째 시즌 제작을 예고했다. ‘시즌2 대전’을 기대해볼 만한 라인업이다.
OTT 플랫폼들이 너도나도 시즌2 제작을 선언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검증된 오리지널 IP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것. 전작의 성공으로 탄탄한 팬덤을 확보해 이름만으로도 이슈 몰이가 되는 콘텐츠라면 제작자 입장에서는 거부하기 힘든 달콤한 유혹을 마주하는 셈이다. 티빙의 한 관계자는 “시즌제는 이용자를 플랫폼에 머무르도록 록인한다”며 “기획 단계부터 타깃을 명확히 하고 시즌제를 전략적으로 계획한다”고 말했다. 구독자 이탈을 막는 일은 플랫폼의 생존과도 맞닿은 중요한 가치이므로 일종의 ‘팬덤 장사’는 플랫폼 사업자에게 숙명과도 같은 과제다.
비즈니스적인 측면으로 파고들면 전문가들은 한국 시장에서의 시즌2 제작은 특히 ‘가성비가 좋다’고 설명한다. 넷플릭스가 제작하는 미국 드라마의 경우 회당 평균 100억원에 가까운 제작비가 든다. 하지만 한국 드라마는 20억~30억원 선. 블룸버그 통신은 넷플 릭스가 <오징어 게임>으로 창출한 가치가 1조원이 넘는다고 분석했는데, 투자 대비 훌륭한 아웃풋은 K-콘텐츠의 또 다른 경쟁력이다. 이는 비록 후속작에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높은 인기와 팬덤이 확보된 데다 낮은 제작비까지 보장되니 OTT 입장에서는 K-드라마가 삼박자를 고루 갖춘 현대판 노다지인 셈이다.
한편 팬덤을 겨냥한 콘텐츠 제작은 과거의 흥행작을 소환하는 방법으로 풀이되기도 한다. 최근 티빙이 판권을 사들여 부활시킨 <마녀사냥 2022>가 대표적인 예다. 7년 만에 귀환한 <마녀사냥>의 팬덤이 얼마나, 어떻게 화답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명확해지겠지만 화제성만큼은 심상치 않음을 여러 경로를 통해 이미 체감할 수 있다. 싱글 플러스(www.thesingles.co.kr)에서 지난 4월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OTT 플랫폼의 서비스 만족도를 결정하는 가장 큰 요소는 ‘콘텐츠 장르의 다양성’(52%) 이었다. 안정적인 성과를 책임지는 시즌제 전략도 중요하지만 더 새롭고 신선한 콘텐츠 발굴도 계속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사용자들이 OTT 콘텐츠에 기대하는 요구를 영리하게 흡수하는 플랫폼에 시즌2 대전의 승기가 쥐어질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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