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식물 공간 6곳
2022. 9. 16. 19:50ㆍ국내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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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막한 나의 공간에 생기를 더할 반려식물이 필요하다면? 잘 고른 식물이 도시인의 고독을 달래줄 좋은 친구가 되어줄 것이다.

식물의 온도 틸테이블
“식물은 사람이 살 수 있는 공간인지 아닌지를 판별하는 온도계와도 같다.” 오주원 대표의 말에서 이곳이 어떤 지향점 을 지녔는지 짐작할 수 있다. 틸테이블은 인테리어, 화분 디자인, 가드닝 아카데미, 팝업 전시 등 식물과 관련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는 브랜드다. 쇼룸을 오픈한 이유도 사람들에게 직접 식물과 교감할 수 있는 공간을 제안하기 위해서다. 1층은 팝업형 쇼룸인데, 주기적으로 식물에 관한 주제를 정한 뒤 그에 걸맞은 다양한 전시와 협업 이벤트를 연다. 이를 넓은 통창으로 보여주며 지나가는 이들도 쉽게 흥미를 느끼고 한 번쯤 들러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2층은 마치 도화지처럼 책상이 있으면 미팅 룸, 침대가 있으면 리빙 쇼룸이 되는 열린 공간이다. 식물에는 “어떤 기능을 가진 공간이든 모두 잘 어우러지는 힘이 있다”는 게 오 대표의 설명. 이곳이 식물의 특성과 매력을 파악해 촘촘하게 보여주는 공간이 된 이유는 그가 식물과의 공생을 오래도록, 진지하게 고민한 덕분이기도 하다. 여러 프로젝트를 통해 현대 사회에서 식물이 대체할 수 없는 완충재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깨달으며 이를 더 많은 사람들이 경험하기를 바라게 됐다고. 더불어 개인의 정신적·심리적 균형을 잡아주는 데도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기에, 늘 정직한 마음으로 식물을 가꾸고 소개한다.
주소 서울시 성동구 아차산로 120 베델플레이스 1층 문의 02-544-7936
1 귀갑단선 몸체가 선명하게 갈라진 외형이 강인한 인상을 준다. 추위에도 강한 식물로 계절이나 날씨에 상관없이 무던하게 키울 수 있다.
2 연필선인장 공기 정화 기능을 하는 다육식물로 밝은 실내에 두기 좋다. 봄이 오면 가지 끝에 노란 꽃을 피운다.

들여다보는 아름다움 큐이디
규모는 아담하지만 식물을 애정하는 마음은 결코 작지 않다. 정성스레 가꾼 뜰처럼 알록달록한 화분과 식물이 여기저기 소담하게 놓여 있다. 큐이디(Q.E.D)에서는 자연스레 허리를 숙여 널브러진 식물 하나하나를 유심히 관찰하게 된다. 성다영·세미 대표가 미니멀하게 꾸민 이 공간은 그들의 말을 빌리자면 “하는 것보다 안 하는 게 더 많은 곳”이다. 인위적인 마사토나 이끼를 사용하지 않고, 특이하거나 희귀한 수입 식물보다는 우리나라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식물을 위주로 소개한다. 식물을 수입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발자국 등의 환경문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함이다. 이런 두 대표의 애정과 신념은 큐이디를 들여다볼수록 아름다운 공간으로 만든다.
주소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7길 26 1층 문의 0507-1359-3917
1 블랙 금전수 까무잡잡한 색의 이파리와 꼿꼿이 선 줄기의 자태에서 카리스마가 느껴진다. 연녹색에서 차츰 검은색으로 변하는 모습이 재미있다.
2 마란타 동그랗고 길쭉한 타원형의 잎사귀에 독특한 까만 점들이 특징. 낮에는 잎이 활짝 펼쳐지고, 밤에는 잠을 자듯 잎을 접는 운동을 한다.

괴상한 생명체의 등장 고어플랜트서울
'고어(gore)하다’의 그 고어가 맞다. 이름도 식물의 모양새도 특이한 고어플랜트서울은 아프리카에서 온 괴근식물을 중점적으로 소개하는 플랜트숍이다. 덩어리 ‘괴’에 뿌리 ‘근’을 쓰는 이 희귀한 식물은 일반적으로 식물 하면 떠오르는 큰 이파리나 긴 줄기를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안봉환 대표는 괴근식물 고유의 둔탁한 무게감과 이국적인 매력에서 어디든 ‘툭’ 하고 가볍게, 그러나 멋있게 둘 수 있는 오브제로서의 가능성을 찾았다. 성장이 더디면서 키우기 쉬운 괴근식물의 특징도 이를 뒷받침했다. 검정 화산석으로 식물을 장식하거나, 직접 제작한 스테인리스 매대를 배치하는 등 쇼룸 곳곳에서 고어플랜트서울만의 톤과 색감이 드러난다.
주소 서울시 용산구 한강대로 159 2층 문의 02-790-9513
1 구갑룡 거북이 등껍질을 연상시켜 구갑룡이라고 이름 붙여졌다. 일반적인 식물과는 달리 여름잠을 자고 가을에서 봄 동안 성장하는 것이 특징.
2 그락실리우스 고온 건조한 기후 속 체내에 수분을 저장하고자 줄기가 비대해진 식물. 대부분 재배자보다 나이가 훨씬 많을 정도로 느리게 성장하고 긴 생명력을 지닌다.

식물이 위로가 될 때 슬로우파마씨
식물을 처방전으로 내어주는 곳이 있다. 복잡하고 빠른 일상에 적응하느라 알게 모르게 마음의 병을 얻은 이들을 위해 시작된 슬로우파마씨가 그 주인공. 성수동의 넓은 공간에 자리 잡고, 식물을 통해 보다 느리고 침착한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한다. 도시에서의 인위적인 즐거움에 지쳐 식물을 찾게 된 이구름 대표는 식물을 돌보는 일이 본질적으로는 나 자신을 살피는 일과 같다고 말한다. 이를 더 많은 사람들이 경험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쇼룸을 오픈한 것. 그 목적에 걸맞게 도시 환경에 훼손되지 않은 자연의 정취가 느껴지면서도 성수동이라는 동네와 잘 어우러지도록 공간을 구성했다. 크고 작은 초록 식물에 나뭇가지, 솔방울, 도토리 등이 더해져 마치 도심 한복판의 숲속을 연상케 하는 쇼룸은 들어서는 이들의 몸과 마음을 자연히 치유할 것만 같다.
주소 서울시 성동구 아차산로11가길 26 1층 문의 02-336-9967
1 알로카시아 제브리나 얼룩덜룩한 패턴의 줄기가 얼룩말을 연상시켜 제브리나라는 이름이 붙었다. 코끼리 귀를 닮은 큰 삼각형 잎은 공기 정화에 탁월하다.
2 알로카시아 아마조니카 거북의 등껍질을 닮은 이파리로 거북알로카시아라고도 불린다. 성장세가 뛰어난 식물로 초보자도 쉽게 새로운 잎을 볼 수 있다.

처음 만나는 식물의 세계 플랜트소사이어티1
단순히 싱그럽고 온순하다고 생각했던 식물이 사실은 성격이 급하거나, 수다스럽거나, 시크하다면? 플랜트소사이어티1은 사람들이 쉽게 생각하기 힘든 식물의 개성에 대해 고민하고, 각각의 고유한 멋을 중요시 여긴다. 차가운 스틸 선반, 고르지 않은 페인트 벽면, 형광 조명 등으로 이루어진 쇼룸에는 범상치 않은 분위기가 흐른다. 여느 식물 상점과는 달리 식물의 조형미, 창조성이 돋보이도록 설치한 장치들이다. 주로 잎의 패턴이 특이한 수입 관엽식물을 소개하면서 식물의 따뜻하고 감성적인 면보다는 형태에서 느껴지는 미감, 다채로움으로부터 영감을 얻어 다양한 작업을 전개한다. 잘 기르고 잘 돌봐야만 하는 대상 같던 식물이 이곳에서는 멋진 작품으로 거듭난다. 우리가 몰랐던, 처음 만나는 식물의 세계가 펼쳐진다.
주소 서울시 서대문구 연희로11가길 48-23 1층 문의 0507-1422-1074
1 베고니아 소요카제 흰 물감이 튄 듯한 이파리의 무늬가 독특한 식물. 수꽃과 암꽃이 함께 피는데, 그 모습이 샹들리에처럼 아름답다.
2 옥시카르디움 하트 모양의 잎에 라임색, 녹색, 흰색의 다양한 무늬가 나온다. 늘어지는 습성이 있어 키우는 재미가 쏠쏠한 식물.

식물의 새로운 해석 사사막
사막에서 자란 한 그루의 나무처럼, 하나하나 의미 있고 가치 있는 나무를 만들겠다는 가드닝 스튜디오. 단풍나무, 동백나무 등 주로 산에서 볼 수 있는 야생 초목을 전문으로 다루는 사사막은 현대미술을 전공한 이승엽 대표가 나무를 주제로 한 여러 작품을 대중에게 선보이는 공간이기도 하다. 인간에 의해 도시 한가운데로 옮겨진 식물은 자연에 놓였을 때와 그 기능과 역할이 다르다고 판단해, 본래 식물이 지닌 고유한 아름다움에 자신만의 해석을 더하는 작업을 한다. ‘후반 작업’이라고 불리는 이 과정은 하나의 오브제를 만들듯 나무 각각의 수형과 특징을 시각적·심미적으로 탐구해 가지, 이파리 등을 비워내는 식으로 이뤄진다. 때문에 이곳의 식물은 모든 이파리와 가지에 작가의 의도를 담아낸 하나의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같은 종의 나무라 해도 이러한 후반 작업을 거치면 다양한 형태를 지니게 된다. 쇼룸은 야생 초목이 가진 절제와 단순함의 매력을 극대화하도록 구성했다. 중앙의 ‘마당’을 중심으로 실내와 외부 공간이 나뉘는데, 방문하는 이들이 그 경계를 직접 느낄 수 있도록 낮은 턱과 계단을 이용해 설계했다. 작은 보폭으로 내부를 오르내리며 야생 초목을 감상하다 보면 미술관에 온 듯한 느낌이 든다. 앞으로도 ‘도시 속 식물’을 주제로 여러 식물 작업을 진행해 대중에게 선보일 계획. 가드닝 수업이나 외부 작가들과 협업한 전시도 꾸준하게 열리고 있다.
주소 서울시 서대문구 이화여대길 26 1층 문의 0507-1363-6479
1 동백나무 두껍고 윤채가 나는 이파리에 한쪽으로 치우친 수형을 가진 나무. 나무마다 잎이 어긋나게 달리고 가지의 휘는 정도가 달라 개성 있는 외형이 특징이다.
2 다래나무 고고하게 아래로 떨어지는 모습으로 ‘현애(벼랑 끝에 매달린 아슬아슬한 형태)’의 수형을 띤 나무. 마치 한 폭의 동양화처럼 수려하며 초여름에는 흰 꽃이 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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