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딩엄빠’ 시청자 게시판이 '폐지하라' 댓글로 도배된 이유

2022. 12. 1. 02:58연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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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 폐지해주세요.”

 

MBN 예능 〈고딩엄빠〉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10대에 부모가 된 사례를 방송에 내보내는 과정에서 미성년자와 성인 간 연애를 ‘나이 차이를 뛰어넘는 사랑’으로 그리며 미성년 대상 성착취 등 실재하는 위험을 지운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고딩엄빠〉는 10대에 부모가 된 엄마, 아빠가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다. 지난 3월 시즌 1을 시작으로 지난 6월부터 시즌 2가 방송되고 있다. ‘벼랑 끝에 선 고딩엄빠들이 어엿한 사회 일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응원하고, 지지하고, 방법을 모색해본다’는 의도로 기획됐다. 어린 나이에 원치 않은 임신과 출산을 하며 겪는 경제적 어려움이나 차별적인 사회의 시선 등을 그대로 담아내며 ‘10대 임신’의 녹록지 않은 현실을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지난 22일 방송이 특히 문제가 됐다. 이날 방송에서는 18세 여성이 열 살 많은 교회 교사와 사귀다 임신을 해 가정을 꾸린 사례가 소개됐다. 어린 시절 부모의 이혼과 학교폭력을 겪었던 사례자는 교회에서 남편을 만났고, 10년 동안 총 5명의 자녀를 출산했다. 그 과정에서 학업도 제대로 마치지 못하고 교인들로부터 ‘교회 선생님을 꼬신 꽃뱀’ 소리를 듣는 등 안타까운 사연이 전파를 탔다.

 

방송이 나간 뒤 프로그램에 대한 비판이 커졌다. 미성년자의 경제·정신적 취약함을 이용해 성적으로 착취하는 그루밍 성범죄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는 가운데 미성년-성인 간 관계를 ‘나이 차이를 극복한 사랑’으로만 그려냈다는 것이다. 해당 방송을 본 직장인 A씨(31)는 “미성년자는 기본적으로 성인의 로맨틱한 관계의 상대가 아닌 보호의 대상이어야 하지만 방송에서 이런 문제의식은 찾아볼 수 없었다”며 “미성년 대상 성착취가 심각한 문제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나올 수 없는 방송”이라고 말했다. 〈고딩엄빠〉 공식 홈페이지 시청자 게시판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이와 같은 문제를 지적하며 프로그램 폐지를 요구하는 게시물이 잇달아 게재됐다. 일부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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