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2. 17. 14:23ㆍ문화
▲ 영화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 넷플릭스
현대인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삶의 필수품이 된 스마트폰을 이용한 범죄를 다룬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가 도착했다.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는 평범한 회사원이 자신의 모든 개인 정보가 담긴 스마트폰을 분실한 뒤 일상 전체를 위협받기 시작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스릴러 영화다. 작품의 주인공은 스타트업 회사 마케터이자, 주말에는 아버지의 카페에서 아르바이트하는 직장인 '나미'(천우희). 퇴근길에 스마트폰을 떨어뜨려 분실한 '나미'는 운도 좋게 스마트폰을 되찾는다. 하지만 이후 '준영'(임시완)과 우연히 마주치는 일이 잦아지고, 자신과 공통점이 많은 '준영'을 '나미'는 신경 쓰게 된다.
그러던 중 하룻밤 새 '나미'는 비밀리에 운영 중이던 SNS 계정과 메신저를 모두 해킹당하게 된다. 알고 보니 '나미'의 스마트폰을 주운 '준영'이 스파이웨어를 설치해 돌려준 후, 취미, 취향, 직업, 동선, 경제력, 인간관계 등 모든 것을 알아내 접근했던 것. 영화는 스마트폰이 가장 가까운 눈과 귀가 되어 나의 모든 것을 감시하고 있다는 섬뜩한 전제하에 전개된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도 있는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시청자들은 단지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일상이 뒤흔들리는 '나미'에 이입하며 영화 속으로 깊숙이 빠져들게 된다.
시가 아키라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은(2018년 나카다 히데오 감독이 동명 소설을 영화로 먼저 만들었다), 김태준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기도 하다. 그는 영화를 통해 사회 전반적으로 스마트폰 속 개인 정보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스마트폰 시대의 인간관계, 소통 방식에 대한 고민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다. 또한, 스마트폰을 소재 이상으로 생각한 감독은 스마트폰의 특성을 잘 보여주기 위한 장면을 그려나갔다. 특히 쥐어진 채 움직이는 스마트폰을 더 현실감 있게 담아내기 위해 그립팀이 스마트폰 촬영을 위한 전용 그립 장비까지 개발했다고.
그리고 스마트폰의 알림이 팝업으로 화면에 뜨는 방식이 아닌 아날로그적으로 카메라가 직접 스마트폰 화면을 보여주는 정공법으로 촬영했고, 이를 통해 보는 이들에게 실제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듯한 느낌을 줬다. 또한, 스마트폰의 카메라 시점에서 '나미'를 보여주는 스마트폰 시점 샷 같은 경우에는 '나미' 역을 맡은 천우희가 직접 카메라를 들고 촬영했다. 처음으로 연기와 촬영을 동시에 시도한 천우희는 쉽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여러 연구와 제작진과 협업 끝에 촬영을 진행했고, 천우희는 엔드 크레딧에 'C캠 촬영'으로도 이름을 올렸다.
로맨스부터 드라마, 미스터리, 스릴러 등 다양한 장르에서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으로 필모그래피를 쌓는 중인 천우희는 "일상에 아주 가까운 작품이라는 생각에 인물을 해석하기보다 경험하듯, 체험하듯이 연기했다"라고 전했다. 천우희는 명랑했던 극초반의 모습부터 스마트폰을 잃어버린 후 공포를 마주하는 모습과 불안에 휩싸이는 모습까지, 감정의 큰 진폭을 세밀하게 그려낸다. 또한, 점점 극한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능동적으로 해결책을 찾고자 하는 '나미'가 자신의 모든 것을 손에 넣은 '준영'에게 과연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지켜보는 것도 또 다른 관람 포인트.
<비상선언>(2022년)을 통해서 반듯하고 선한 이미지의 틀을 깨며 소름 돋는 악역 연기로 평단과 관객의 호응을 얻은 임시완은 또다시 악역에 나선다. 임시완은 "타인의 스마트폰을 악용하는데 죄의식이 없고, 본인 스스로 예술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라면서, "최대한 나쁜 의도를 가진 사람 같지 않게 표현하려고 노력했다"라고 전했다. 김태준 감독은 "같은 상황, 감정들을 요구해도 항상 창의적으로 접근하는 면이 상당히 인상 깊었다"라면서, "'준영'이 무표정을 많이 짓는데, 같은 무표정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다양한 얼굴을 지니고 있었다"라고 언급했다.
한편, 장르를 불문하고 언제나 찰떡같은 캐릭터 소화력을 보여준 김희원이 연락이 끊긴 아들을 용의자로 의심하고 쫓는 형사 '지만'으로 분한다. '지만'은 인근 야산에서 발견된 지문 없는 시체를 수사하던 중 연락이 끊긴 아들 '준영'의 흔적을 발견한다. 그를 찾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단독 수사를 시작하고, 모든 증거는 '준영'을 범인으로 지목한다. 눈앞에서 교묘하게 자신을 피해 가는 '준영'과 그의 거듭되는 범죄를 막기 위해 '지만'은 추적을 포기하지 않는다. 김태준 감독은 "어긋난 부성애를 과하지 않게 장르적으로 풀어내야 하는 복잡하고 어려운 인물이었다"라고 캐릭터를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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