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마루이 비디오 : 검찰도 무서워서 숨겨둔 영상, 공개됐다

2023. 2. 24. 20:22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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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마루이 비디오> ⓒ CJ CGV, kt알파

검찰청 지하 자료실에 보관된 폭력적이고 잔인함의 수위가 높아 절대 공개될 수 없는 영상을 일컫는 용어 '마루이 비디오'. 1992년 동성장 여관방 살인사건과 1987년 아미동 일가족 살인사건이 담긴 비디오에 대한 소문을 듣고, 실체를 취재하는 다큐멘터리 PD '김수찬'(서현우)은 취재 도중 기이한 일을 겪은 뒤, 차량만 남긴 채 실종된다. '김수찬' PD와 함께 '마루이 비디오'에 대해 조사하는 취재팀 '홍은희'(조민경) 기자도 '아미동 일가족 살인사건' 현장 폐가에서 '영아(靈兒) 들린 사진'을 만진 후부터 이상 행동을 보인다.

<마루이 비디오>는 단편 <목두기 비디오>를 연출한 후, 2004년 제5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한국단편의 선택 : 비평가주간' 섹션에 초청되어, 공포 영화계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 윤준형 감독의 신작이다. 그는 장편 데뷔작인 <그놈이다>(2015년)로 104만 관객을 동원하며, 스릴러와 오컬트가 결합한 독특한 장르물을 만들어냈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그의 신작 <마루이 비디오>는 한국적인 정서를 담은 파운드 푸티지 장르로, 르포르타주물을 포방한 형식과 전반부와 후반부의 흐름을 달리한 연출을 통해 새로운 스타일의 호러를 보여준다.



윤준형 감독은 "다양한 영상 매체와 미디어 홍수 속에 살고 있는 지금, 옛날 오래된 검찰청 지하 자료실에 봉인된 '비디오'라는 레트로한 영상 매체가 주는 신선함이 있을 것 같다"라면서, <마루이 비디오>만의 차별점을 언급했다. 이어 "영화 속에서 밝혀지는 단서들을 따라 사건의 진실에 다가가면서 공포감, 잔인함, 안타까움, 찝찝함 등 정의 내리지 못하는 많은 감정에 휩싸이며 며칠 동안 곱씹어 생각하게 되는 그런 새로운 공포 영화로 관객들의 기억에 남았으면 좋겠다"라고 바라는 바를 전했다.

이어 윤준형 감독은 "<목두기 비디오>를 리메이크하자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인터넷에 떠도는 영상에 귀신의 형상이 찍혔다는 설정은 소재적인 면에서 시효가 다 된 게 아닌가 생각했다"라면서, 리메이크를 고사해 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매일 뉴스에 나오는 여러 스캔들과 논란 영상들을 본 후, "세상에 공개돼선 안 되는 비밀을 담은 비디오가 분명 검찰청 지하 자료실에 봉인되어 있을 것이고, 그것을 추적하는 다큐멘터리 포맷으로 이야기를 시작하면 새로운 공포를 담은 작품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라면서 단순한 리메이크가 아닌 '장편 리부트'로 이야기를 써 내려갔다.



그렇게 윤 감독은 "평소 <그것이 알고 싶다>의 팬"이라면서, "한국 근현대사에서 발생한 비극적인 사건이 한 가정사에 미친 결과를 생각하며 스토리를 만들었다"라고 각본 구상을 전했다. 이어 작업실에서 발생하는 의문의 일들, '홍은희' 기자의 이상 행동 등 영화 속에서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들을 일반적인 촬영 방식이 아닌 CCTV, 블랙박스, 웹캠 등을 통해 촬영해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신뢰감을 높였다. "이런 장치들에 찍힌 여러 영상들을 마치 현장을 생중계하듯 스토리를 풀어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라면서, "취재팀을 가감 없이 들여다볼 수 있게 만들어 공포적인 사실감을 더하고자 했다"라고 윤 감독은 설명을 이어갔다.

<마루이 비디오>는 실제 다큐멘터리처럼 리얼한 몰입감을 더하기 위해 무명이거나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배우들로 캐스팅을 진행했다. 물론 지금은 '김수찬' PD를 연기한 서현우 배우가 <헤어질 결심>(2022년), <유령>(2023년) 등을 통해서 관객의 사랑을 받는 배우가 됐지만, 2019년 촬영 당시에는 얼굴을 알리던 시점이었기에 캐스팅을 하게 됐다고. 윤 감독은 "관객들이 진짜라고 생각할 수 있게 자연스럽게 보이길 원했다. 서현우가 완급 조절을 잘 해줘서 세계관의 가이드 같은 역할을 충실히 해줘서 흡족하게 생각한다"라고 믿음을 보였다.



또한, 윤준형 감독은 조연들의 연기에 대해서는 최대한 연출자가 관여하지 않으면서 현실감을 살리려고 노력했다고. 실제로 대본에 없는 질문지를 만들어 인터뷰이로부터 이야기에 필요한 대사를 끌어내기도 했으며, 전문 배우가 아닌 실제 일반인을 섭외해 촬영하는 등 장면의 디테일한 연출보다는 하나의 세계관에 신뢰감을 심어주는 방식으로 연출했다. 촬영도 '현실적인 공간'에서 이뤄졌는데, 스태프들의 노고로 부산 감만동의 놀이터나, 광명시 재개발 현장에서 발견한 폐가, 구로의 공장 사무실, 양평에 있는 기도원 등에서 촬영하며, 사실성을 높여 나갔다고.

 

 

by 알지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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