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작은 농장: 대자연과 공존하는 낙원의 이야기

2023. 6. 15. 20:16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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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체스터 감독은 디스커버리 계열 동물 전문 방송국 '애니멀 플래닛'과 영국 최대 민영 방송사 'ITV' 등의 야생동물 다큐멘터리 시리즈를 촬영하며 생태계의 복잡한 상호작용에 대한 호기심을 키워갔다. 어느 날, 감독은 안락사 위기에 처해있던 개 '토드'를 구해줬고, '토드'는 그를 따라 LA 도심의 아파트로 보금자리를 옮겼다. 하지만 존이 없는 텅 빈 집이 무섭고 두려웠던 '토드'는 밤낮없이 짖어대며 이웃 주민들을 괴롭혔다. 결국, 존 체스터 감독과 개인 블로그를 운영하는 요리사 아내 몰리 체스터 부부는, 오랜 기간 꿈꿔왔던 '농장 건립' 계획을 이루기 위해 24만 평 규모(어림잡아 축구장 100개 크기)의 황무지를 사들인다.

영화 <위대한 작은 농장>은 각박한 LA 도심을 떠나 버려진 황무지를 자연과 공존하는 기적의 농장으로 일구어낸 존 체스터, 몰리 체스터 부부의 8년간의 경이로운 기록을 담은 다큐멘터리다. 에미상 5관왕에 빛나는 25년 차 베테랑 감독 존 체스터가 대자연의 경이로운 체험을 직접 기록한 작품으로, 69회 베를린영화제 등에서 초청되어 전 세계 유수 영화제, 시상식에서 15관왕을 차지했다. 2011년 '애프리콧 레인 농장'에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한 존 체스터 감독은 "농장 생태계가 스스로 재생하는 능력을 회복하는 과정을 비로소 이해하게 되었을 때, <위대한 작은 농장>을 남겨야겠다"라는 결심을 하게 됐다고.



부부는 처음 몇 년 동안은 극심한 가뭄으로 메마른 황무지를 갈아엎어, 토양 생태계를 자연의 힘만으로 회복시키는 데에 집중했다. 부부는 "최대한 다양하게 키워야 전체가 연결된다"라고 말하는 전통 자연농법의 대가 앨런 박사를 만나, 자연 스스로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애쓴다. 8년의 세월 끝에 마침내 '애프리콧 레인 농장'은 75종의 탐스러운 과일이 열리는 10,000그루 이상의 핵과일 나무들과 200종 이상의 다양한 작물들로 가득 차고, 반려견 토드, 돼지 엠마, 수탉 기름기, 목축견 카야와 로지를 비롯한 소, 양, 염소, 닭, 오리 등 사랑스러운 가축들이 함께 살아가는 공존의 낙원으로 탈바꿈한다.

그러나 농장이 번창할수록 새로운 문제는 연거푸 발생하게 되고, 실패를 통해 발견하게 되는 자연의 힘으로 다시 생태계의 균형을 맞춰간다. 존 체스터 감독은 "농장을 처음 운영하는 몇 년 동안은 죽은 땅을 경작하고 토양을 갈아엎으면서 자연과 공존하겠다는 우리의 계획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라면서, "그래서 이러한 수준의 자연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몰리를 비롯한 동료들의 믿음을 깨고 싶었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그러다 5년쯤 흘렀을 때, 무언가 변화하고 있음을 느꼈다. 야생동물과 여러 종류의 곤충들이 스스로 농장으로 돌아와 우리를 괴롭히던 해충들의 포식자로서 생태계의 균형을 맞춰주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존 체스터 감독은 영화를 찍어야겠다고 결심했던 그날을 또렷하게 기억한다고. 그는 "며칠 전까지만 해도 진딧물에 뒤덮여 죽어가던 나무 옆을 걸어가고 있었는데, 어느새 진딧물은 온데간데없고 수백 마리의 무당벌레가 나무를 뒤덮고 있었다"라면서, "농장 스스로가 진딧물의 천적인 무당벌레가 번식할 수 있는 상태의 서식지가 되어 그들을 부른 것이었다. 이것은 하나의 예시일 뿐이고, 그제야 이것 외에도 하고 싶은 말이 더 많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라고 회상했다.

"내가 저질러본 일 중에서도 가장 미친 짓이었다"라고 할 정도로, 농장 운영과 동시에 촬영을 진행하는 것은 존 체스터 감독에게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는 "편집 막바지에 접어들었던 해에는 농장팀과 가족들 모두 힘들었다"라면서, "그때 화재나 강풍, 가축들 출산까지 정말 많은 일들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일어났는데, 편집자 에이미와 나는 헛간에서 편집을 하고 있었을 정도였다.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죽은 동물들을 충분히 애도할 시간도 없이 편집실로 돌아와야 했을 때였다. 이곳의 동물들을 모두 사랑하기 때문에 그들의 죽음은 언제나 힘들었다"라고 이야기했다.



모든 것이 유기적으로 상호 연결되어 있으며, 이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은 존 체스터 감독의 삶도 변화시켰다. 그는 "인간사 너머의 불가사의나 자연의 복잡함 속에서 발견되는 무한한 가능성은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우리가 어떻게 인생의 장애물들을 넘을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의 해답을 품고 있을 때가 많다"라면서, "그러한 이유로 우리는 자연의 섭리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감독은 "생태계는 옳고 그름을 떠나 고차원적인 결과의 법칙을 따르는데, 이것이 분명히 우리의 삶과도 연결되어 있다고 본다"라고 언급했다.

한편, 존 체스터 감독은 "영화를 보면서 관객들이 자연과 조화로운 삶이 우리에게 무한한 가능성을 제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함께 발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면서, "이 영화가 단순히 농장 운영에 도움이 될 만한 방향을 제시하는 영화로 읽히지 않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그는 "자연이 우리가 찾지 못한 해결책을 품고 있다는 사실을 함께 발견하기를 원한다. 물론 그 해결책은 한 번에 오지 않을 것"이라면서, "당연히 한 세대에 걸쳐 당장 해결될 수 있는 문제도 아닐 것이다. 그러므로 다음 세대의 아이들에게 지구의 자가 재생 능력을 더 이상 위협하지 않는 방향으로 계속 나아갈 수 있도록 건강하게 기능하는 토양 시스템, 기본적인 요소들을 남겨줘야 한다"라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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