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성을 내세운 새치 샴푸의 안전성 논란 "머리만 감아도 염색이 되는 편의성을 내세운 새치 샴푸가 안전 문제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2022. 9. 3. 00:00ㆍ생활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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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성 샴푸 시장에서 일찍이 우위를 점한 탈모 샴푸에 이어 최근에는 머리를 감는 것만으로 염색이 되는 샴푸가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노화와 관계없이 가족력, 영양소 부족, 스트레스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하는 새치 관리용을 비롯한 흰머리 관리용, 자연스러운 톤 다운용 등 전 연령층을 아우르는 제품으로 출시와 동시에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한국의 샴푸 시장에서 새치 샴푸의 비중이 10%를 넘어섰고 조만간 탈모 샴푸의 비중을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샴푸 시장의 화두로 떠오른 새치 샴푸의 이면에는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초창기 새치 샴푸는 기존 염색약에 사용하는 독한 염모 성분과 산화제 대신 과일의 갈변 현상과 같은 자연적인 항산화 원리를 적용했음을 강조했다. 그러나 제품의 원료 중 하나인 124-THB 성분이 유럽 소비자 안전성 과학 위원회의 유해성 평가 결과 유전독성과 피부 감작성 우려가 있어 전 세계 37개국에서 사용이 금지된 성분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상황이 달라졌다.
한국에서 실시한 평가에서도 124-THB는 잠재적인 유전독성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면서 본격적으로 새치 샴푸의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대두됐다. 결국 지난해 12월 식품의약품 안전처에서는 THB 사용을 금지하는 행정 조치를 예고했고, 잠재적인 유전독성의 우려로 해당 원료를 화장품 사용 금지 성분으로 지정하겠다고 밝혔다. 피부에 직접 닿고 매일 사용하는 샴푸 특성상 유해 요소에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기 때문일까. 해당 원료를 사용한 새치 샴푸 브랜드에서는 사용 금지 조치의 근거가 된 사례가 해당 제품과 부합하지 않고 이 성분이 포함된 제품은 유전독성 우려가 없다며 인체에 무해함을 입증했다고 주장했다.
아직까지도 THB 성분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문제가 되는 THB 성분을 배제하고 식품의약품 안전처 보고를 완료한 성분만을 담았음을 강조한 새로운 새치 샴푸가 줄지어 출시되고 있다. 큐티클을 열어 그 안에 염모제 성분을 집어 넣는 산화 염색 방식이 아니라 새치를 샴푸액으로 누적 코팅해 일시적으로 염색하는 원리로 2~3주 후에는 새치가 갈색으로 변하는 방식이다.
초창기 새치 샴푸와 달리 THB와 같은 산화제 성분이 없어 두피와 머릿결에 끼치는 악영향이 적은 대신 지속적으로 제품을 사용해야 염색이 된다. 일각에서는 문제가 된 124-THB 성분이 함유되지 않았다고 선전하는 새치 샴푸도 안전성을 단언하기에는 섣부르다는 의견도 있다. 새치 샴푸가 상용화된지 얼마 되지 않아 당장 눈에 보이는 문제가 된 사례는 없지만 THB의 유해성에 대한 연구가 진행 되는 상황에서 피부가 민감해지는 감작성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다는 주장이다.
지난 4년간 자연 추출물과 천연 성분 제품을 활용한 새치 샴푸 개발에 주력해왔으나 지금의 기술로는 THB 성분 없이 모발 변색을 구현하기에는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새치 샴푸 개발 중단을 밝힌 브랜드도 있을 정도. 염모제가 함유된 제품의 회사에서는 염모용 화장품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고시된 성분을 한도 내에서 적용했다고 밝혔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안전한 염모제란 없으며 특히 일상에서 매일 사용하는 샴푸의 경우 두피뿐만 아니라 씻어내면서 피부에 닿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한편 미래소비자행동 단체에서는 새치 샴푸로 인한 두피 손상, 피부 손상, 시력 손상 등의 증상으로 사용을 중단했거나 피부과 진료를 받은 경우 등 다양한 상황에 대해 신고할 수 있도록 새치 샴푸 사용에 따른 피해 사례 신고센터를 개설했다. 이처럼 상반된 입장과 위해성에 관한 논란은 제품이 온전히 일상에 자리 잡기 전까지는 한동안 계속될지도 모르겠다. 확실한 것은 편리함과 자연스러운 커버 효과를 내세운 새치 샴푸는 샴푸 시장과 더불어 염색 시장까지 영역을 확대하며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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