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작짜장" 편직장인 점심 원픽, 짜장면 이야기

2022. 8. 26. 00:27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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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3년, 인천 제물포 항구가 열리면서 청나라의 작장면으로 소개된 짜장면은 140여 년의 세월 동안 세대를 불문한 사랑을 받아왔다. 인천 선린동에 위치한 '공화춘'은 1912년 최초로 짜장면을 개발해 판매한 곳. 그 시절부터 지금까지, 우린 날이 좋아서, 이사를 해서, 특별한 날이어서, 특별할 것이 없어서, '짜장면'을 먹으러 간다.

가장 현지화에 성공한 외국 메뉴?
"중국 첨면장에 캐러멜과 밀가루로 맛을 낸 한국식 춘장"

'첨면장'은 중국식 된장이다. 산동식 짜장면의 주요 소스로 개발된 첨면장은 밀가루와 소금으로 발효 후 푹 삶아 낸 대두를 섞어 만든다. 짜장면의 춘장은 대두 없이 밀가루와 캐러멜을 혼합해 탄생했다. 첨면장보다 달착지근하고 감칠맛이 강하다. 1950년 무렵, 미국의 밀가루 시장이 개방되면서 그 쓰임새가 짜장면을 탄생시켰다. 여기에 쫄깃한 면발과 듬성 듬성 들어간 돼지 고기의 비계 덩어리는 씹을 수록 근사한 식감을 더했다.

얼른 먹고 힘 내서 일 해야 했던 1960년
"철가방이 들고 오는 유일한 점심 메뉴"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시작되면서 본격적인 산업화, 도시화에 접어 든 대한민국. 당시의 역군들은 빨리 먹고 쉴 틈없이 또 일을 해야하는 현장에서 짜장면을 찾았다. 다른 메뉴와 다르게 짜장면은 배달이 가능한 점심 메뉴였고 후루룩 마시듯이 먹고 나면 그 열량덕분에 힘이 솟았다. 농촌을 떠나 도시로 일자리를 찾아 떠나온 이들에겐 '서울 별식'이었다.

한 그릇 가격에도 역사가 보인다
"1960년엔 15원, 2019년엔 6천 원"

윤기가 차르르 내려 앉은 검은 면발. 그 맛과 형태는 거의 변한 것이 없지만 가격의 변동 추이는 고스란히 우리의 성장과 역사를 반영하고 있다. 한 그릇에 15원(1960년)을 하던 시기에서 불과 60년이 흘렀지만, 짜장면은 부지런하고 가파르게 몸값을 올렸다. 현재 평균 5천 5백 원의 기격으로 하루 평균 6백 만 그릇의 짜장면이 소비되고 있다.

짜장면의 클래식
"간 짜장에서 유슬 짜장까지"

이색적으로 개발되지 않은, 전통적인 분류로 짜장면은 크게 여섯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우리가 가장 친근하게 여기는 메뉴인 '간 짜장'은 보통 짜장면과 색감과 맛에서 약간의 차이가 난다. 육수를 넣지 않고 야채, 고기와 짜장 소스만을 볶아 면 위에 부어 먹는 것이 특징. 돼지고기, 닭고기, 새우, 전복, 표고버섯, 해삼 중 세 가지 재료를 넣은 '삼선 짜장'. 고추기름이 더해진 '사천 짜장'과 고기, 양파 그리고 감자를 잘게 다져 만든 '유니 짜장'. '유슬 짜장'은 돼지 고기가 채로 썰린 형태로 조리되는 것이 특징이며 큼직한 감자와 양파가 푸짐한 '옛날 짜장'도 새로운 메뉴로 등극했다.

'직장인의 점심 로드 맵' 보여주는 '삼카슐랭'의 첫 메뉴
"복성각 시청점의 납작 짜장"

평일 서울역 오후 12시. 어떤 일이 벌어질까. 가장 흔한 풍경은 회사 명찰을 목에 걸고 밝은 얼굴로 삼삼오오 무리 지은 직장인 행렬이다. 우리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삶의 애환을 함께 했던 짜장면은, 100여 년이 지난 지금도 마찬가지다. 서울 한 복판에서 직장인들의 최애 점심 메뉴로 꼽히는 중국집 중 하나, 바로 복성각 시청점이다. 이곳의 '납작짜장'은 입 안 가득 채워지는 쫄깃쫄깃한 납작면과 매콤한 비법소스로 짜장면의 새로운 진화에 일조했다.

1953년부터 3대에 걸쳐 이어온 복성각의 명성을, 짜장면 좀 먹어본 사람이라면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마포 본점에 이어 두 번째로 문을 연 복성각 시청점에는 납작한 면 위에 전통적인 복성각만의 소스 비법을 얹은 '납작짜장'이 있다. 옛 맛도 좋지만, 젓가락질을 한 번 하더라도 이색적인 별미를 찾는 현대인들의 욕구를 절묘하게 이어 놓은 신개념 짜장면이다.

진득한 비법 소스에 척척 면을 비빌 때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 순간"

'잘 되는 중국집'엔 공통점이 있다. 아무리 손님이 많아도 주문한 음식이 빨리 나온다. 복성각 역시 평일 점심은 늘 손님들로 붐빈다.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때도 있다. 납작짜장은 웨이팅의 수고를 잊게 만들만큼 좋은 짜장면의 맛을 지녔다. 간짜장에 가까운 진한 비법 소스를 납작면에 척척 감으며 비빌 때 입에 침이 가득 고인다. 찰지고 쫄깃한 수타면은 넓게 재단되어 입 안에 들어가면 면적만큼의 풍미를 준다. 추가하면 계속 가져다 주는 매콤한 비법 소스는 양껏 즐길 수 있다.

직장인에게 점심 메뉴의 선택은 하루의 기분을 좌지우지 할 정도로 중요한 사안이다. 맛과 풍미, 모든 면에서 바쁜 현대인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선택이 되어 준 짜장면. 오늘 점심 메뉴로 한 그릇 즐겨 보는 것은 어떨까. 직장인이 직접 추천하는 점심 맛집을 소재로 새로운 '맛집 로드 맵'를 시작한 '삼카슐랭 2편'에는 어떤 별미가 소개될지 기대해 본다.

 

복성각 시청역점

주소 :서울 중구 덕수궁길 7영업시간 :매일 11:00~22:00
평일 15:00~17:00 (Break Time)전화번호 :02-913-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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